유럽여행/영국

스코틀랜드 - Glen Etive, Signal Rock and An Torr

커피대장 2023. 8. 30. 04:58

하이랜드에 가기 위해 에든버러 공항에서 차를 빌렸다. 소형차를 예약했는데 렌터카 회사 직원이 하이랜드에 가려면 SUV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고 이야기했다. 도로 상태가 좋지 않고, 좁은 길에서 맞은편에서 오는 차와 교차하기 위해 길 밖으로 나가야 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내 뒤에 서 있던 영국 사람도 맞장구를 쳐서 소형 SUV로 업그레이드를 했다. 
 
하이랜드로 들어가는 A82번 국도는 지금껏 운전해 본 가장 멋진 드라이브 코스였다. 도로 좌우로 그림 같은 풍경이 펼쳐진다. 산과 호수, 들판, 꽃...... 말 그대로 대자연이다. 길 중간중간 차를 세우고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뷰포인트들이 있었는데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그래서 내비게이션 예상 도착 시간보다 훨씬 늦게 글렌코 Glen Coe의 호텔에 도착했다. 
 
 

 

 
 
다음 날 본격적인 하이랜드 여행을 시작했다. 먼저 글렌 에티브 Glen Etive에 갔다. 글렌은 계곡이라는 뜻이다. 그러니까 글렌 에티브는 에티브 계곡이다. 계곡을 따라 차도가 나있어서 쉽게 올라가면서 풍경을 감상할 수 있었다. 다만 길이 좁아서 마주 오는 차와 비껴가기 위해 길 밖으로 자주 나가야 했다. SUV로 바꾸길 잘했다.  
 
 계곡 중간 주차장에 차를 세워놓고 강을 따라 조금 걸었다. 계곡 주변 산에는 나무가 거의 없었고 풀만 나있어서 풍경이 비현실적으로 느껴졌다. 강물이 짙은 갈색이었는데, 탄화된 풀과 나무가 강 밑에 많이 퇴적이 되어 있어서 그렇다고 한다.  
 
가까이 가기 무서울 만큼 세찬 물살에서 카약을 타는 사람들이 있었다. 물도 차가운데...... 그래도 스코틀랜드 사람에게는 여름인가 보다. 폭포를 따라 내려가는 카약은 보기만 해도 아찔했다. 
 
계곡에서 내려와 글렌코 국립공원 비지터 센터에 들려 점심을 먹었다. 센터는 작은 규모지만 하이킹하는 사람들을 위한 안내소이자 작은 박물관이자 식당 역할을 하고 있었다. 센터 뒷산에 17세기 글렌코 주민들이 살았던 집인 'turf and creel house'을 재현해 놓아서 옛사람들의 생활을 상상해 볼 수 있었다. 
 

 
 
 

 
 

 
 

 
 
오후에는 트레킹을 했다. Walkhighlands라는 사이트에 트레킹 코스가 잘 안내되어 있었다. 거리, 난이도, 소요 시간, 사진, 사용자 후기까지 볼 수 있고, 트레킹 지도에 실시간 위치가 표기되어서 도움이 많이 되었다.
 
Signal Rock and An Torr, Glencoe (Walkhighlands)
 
어린이 동반 가족인 우리는 수많은 코스 중에서 가장 쉬운 코스인 Signal Rock and An Torr를 선택했다. 산등성이를 따라 2.5km를 걷는 코스였다. 등산보다는 산책에 가까웠다. 가이드에는 1~1.5시간 걸린다고 적혀있으나 우리는 2시간가량 걸렸다. 
 
맑은 공기를 마시며 나무 숲길과 들꽃이 핀 평원을 걸었다. 아이들은 풀에 앉아 있는 개구리나 길을 건너는 민달팽이를 발견했다. 트레킹 코스 끝에는 Coe 강이 흐르고 있었다. 윤수가 강물에 돌을 던지면서 놀다가 다른 아이가 던진 돌에 맞았다. 즐거운 산행을 눈물로 마무리했다.
 
 

 
 

 
 

 
 

 
 

 
 
호텔에 돌아와서 쉬다가 저녁을 먹었다. 호텔 주변 식당을 몇 곳 찾아갔는데 8시밖에 안되었는데도 모두 문을 닫거나 빈자리가 없었다. 스코틀랜드의 저녁식사 시간은 5시부터였다. 호텔로 돌아와 식당에서 생선 요리와 홍합 요리를 먹었다. 
 
Isles of glencoe hotel 호텔은 Leven 호숫가에 있었다. 방에서도, 식당에서도 호수가 보였다. 저녁을 먹고 소화도 시킬 겸 호수가 산책을 나갔다. 바다와 연결된 호수라 물가에 해조류가 밀려 나와 있었다.

10분 정도 걸었을까, 갑자기 하늘이 어두워지더니 비가 쏟아졌다. 멀리 가지 않아 다행이었다. 스코틀랜드 날씨는 정말 종잡기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