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르도뉴 7

일곱째날 Gourdon - Rocamadour - Collonges-la-Rouge

도르도뉴 여행 마지막 날은 옆 지방 LOT에 들리기로 했다. 아내와 먼저 아침을 먹고 아이들은 잠든 채로 안아서 차에 태웠다. 크리스틴이 가는 길에 아이들 주라고 아침을 챙겨주었다. 빵에 잼을 발라 하나씩 비닐로 싸고, 요구르트도 아이들이 좋아하는 맛으로 하나씩 같이 들어 있었다. 할머니 마음은 국적에 상관없이 똑같다. 1시간도 가지 못해 아이들이 잠에서 깨어나서 멀미를 했다. Gourdon이라는 마을에 차를 세우고 교회 옆에 돗자리를 깔고 앉아 크리스틴이 싸준 빵을 먹었다. 배고픈 길고양이 한 마리가 주변을 기웃거려서 빵을 나눠주고 같이 놀았다. Gourdon은 성벽으로 둘러 쌓인 요새 마을이었다. 마을 중심에 교회가 있고 그 주변으로 골목길이 미로처럼 얽혀 있다. 작은 정원들이 많아서 산책하기 좋았다..

도르도뉴 2022.11.18

여섯째날 Castelnaud-la-Chapelle 성, 도르도뉴 강 물놀이, Marqueyssac 정원

이 날은 아이들이 원하는 만큼 물놀이를 하게 해주기로 했다. 오전 내내 숙소 수영장이서 놀았다. 옆에서 아이들이 노는 것을 지켜보던 필립이 "와! 브라보! 멋지다!” 오버 리액션을 해주었다. 아이들은 더 신이 나서 물에 뛰어들었다. 우리 아버지가 아이들과 놀아주는 모습과 똑같아 웃음이 나왔다. 필립과 크리스틴은 둘 다 다른 사람과 교류하는 것을 좋아하는 성격이었다. 둘은 우리에게 도르도뉴에 대해 알려주고 싶은 것이 많고, 우리는 어제 어디 갔는지 이야기하고 싶은데 말이 안 통해 서로 답답했다. 일주일 동안 가족관계, 하는 일, 프랑스에 온 이유, 고향 같은 왕초보 프랑스어 수준의 이야기밖에 못했다. 프랑스에 온지 1년이 지났는데 이런 수준이라니, 부끄럽다. 오후에는 Castelnaud-la-Chapell..

도르도뉴 2022.11.17

다섯째날. 라스코 동굴벽화, Saint-Léon-sur-Vézère, Montignac 야시장

만오천년 전 크로마뇽인 예술가들이 베제흐 Vézère 계곡의 동굴에 벽화를 그려 놓았다. 벽화는 산사태로 동굴의 입구가 무너지면서 밀봉된 상태로 보존이 되었다. 그리고 1940년, 잃어버린 개를 찾던 네 명의 소년이 나무가 쓰러져서 생긴 좁은 틈으로 동굴에 들어가 벽화를 발견한다. 벽화에 그려진 동물들은 구석기인들이 그렸다고는 믿기 힘들 정도로 생생했고 채색도 다채로웠다. 라스코 동굴벽화의 발견은 크로마뇽인이 당시 학자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지금의 인류와 가까웠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벽화는 학자들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큰 관심을 끌었다. 공개되자마자 하루 천 명이 넘는 관광객들이 방문을 했다. 그리고 얼마 가지 않아 동굴 벽에 곰팡이와 얼룩이 생기기 시작한다. 결국 라스코 동굴은 1963년 보..

도르도뉴 2022.11.12

넷째날. Issigeac, Bergerac , Monbazillac, Saint-Avit-Sénieur

필립의 에어비엔비에는 아침식사가 포함되어 있었다. 빵, 시리얼, 요거트, 우유, 커피가 있는 단출한 구성이지만 빵이 맛있으니 훌륭한 식사가 된다. 매일 아침을 먹으면서 필립 부부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필립 부부가 영어를 전혀 못해서 우리의 어설픈 프랑스어로 겨우겨우 대화를 했다. 크리스틴은 항상 어제 저녁에 어느 식당에 갔는지 묻고 필립은 오늘은 어디 갈 건지 질문을 했다. "오늘은 몽바지악에 갈거에요." "와! 거기 스위트 와인이 정말 좋지요! 바로 옆 베르주락에도 갈거죠? 아름다운 마을이에요." "가 볼게요. 좋은 하루 보내세요." 몽바지악 Monbazillac 에 가기 전에 Issigeac에 먼저 들렸다. 중세 시대의 성벽에 둘러 쌓인 작은 마을로 일요일 아침에 열리는 시장이 볼만하다고 해서 찾아갔..

도르도뉴 2022.11.11

셋째날. Sarlat-la-Caneda, Beynac

인터넷에서 도르도뉴 여행을 검색하면 빠지지 않고 나오는 것이 시장이다. 여름에는 마을마다 광장에 주 2회 정도 장이 선다. 가이드북 론리플래닛에도 한 꼭지를 할애하여 마을 별로 장이 서는 요일을 적어 놓았다. 회사 옆자리 동료도 야시장에는 꼭 가보라고 강조를 했다. 처음에는 장은 우리 동네에도 서는데 굳이 도르도뉴까지 가서...... 하고 망설였지만 이쯤 되면 가지 않을 수가 없다. 이번 여행 목적지 중 가장 큰 도시인 Sarlat-la-Canéda에 장이 서는 토요일에 맞춰 갔다. St-Sacerdos 성당을 중심으로 구시가지의 모든 거리가 시장이 되었다. 거리는 발 디딜 틈이 없이 붐비고 걷는 사람, 물건을 구경하는 사람, 사고 파는 사람, 뭔가 먹고 있는 사람 모두 즐겁다. 시장에는 옷, 그릇, 장..

도르도뉴 2022.11.11

둘째날. La Roque-Gageac, Domme

아침을 먹고 La Roque-Gageac에 갔다. 도르도뉴 강과 절벽 사이 좁은 땅에 집들이 늘어서 있었다. 집들은 모두 똑같이 노란색 벽돌과 갈색 타일 지붕으로 통일했다. 거리에는 열대 지방의 꽃과 나무들이 있었다. 남쪽에서는 남프랑스의 해가 강하게 비추고 북쪽에서는 절벽이 찬바람을 막아주어 열대 식물도 자랄 수 있다고 한다. 도르도뉴에 철도가 놓이기 전까지는 인근에서 생산된 와인을 보르도로 실어 나르는 배로 강이 가득 찼다고 한다. 지금은 화물선 대신 바캉스 온 사람들의 카누가 있다. 아내와 나는 마을 구경을 하고 싶은데, 아이들은 카누를 타고 싶다고 졸랐다. 마을을 한 바퀴 돌고 나와 카누를 타는 것으로 합의했다. 마을 맞은편 카누 대여 가게에서 4인용 카누를 빌렸다. 카누를 타고 강을 따라 내려가..

도르도뉴 2022.11.10

첫째 날. 파리 - 리모주 - Turenne

도르도뉴 Dordogne로 휴가를 떠난 프랑스어 선생님이 여행 중에 사진을 보내주셨다. 굽이굽이 흐르는 강과 강변의 예쁜 마을, 마을 뒤 절벽 위에 세워진 요새와 성. 내 머리 속의 '프랑스의 멋진 풍경' 딱 그대로였다. 사진 한 장이면 충분했다. 우리도 도르도뉴로 여름 휴가를 떠났다. 도르도뉴에 가는 길에 리모주 Limoges에 들렀다. 리모주는 도자기 생산으로 유명한 도시다. 리모주 대표 도자기 브랜드 중 하나인 Royal Limoges 에서 옛 도자기 가마를 보존해놓은 작은 박물관을 방문했다. 박물관은 작지만 알찼다. 1950년까지 도자기를 구웠던 가마를 중심으로 도자기 만드는 도구와 도자기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가마는 2층으로 되어 있다. 온도가 낮은 2층에서 900도로 초벌구이를 하고 1층에서..

도르도뉴 2022.1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