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여행 60

스웨덴 겨울 여행 - 스톡홀름. 바사 박물관, 감라스탄

1628년 8월 10일. 스웨덴 왕국의 사자왕 구스타브 2세가 건조한 왕실 전함 바사호가 첫 출항을 했다. 300여 명의 선원들은 부둣가에 모인 사람들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하지만 바사호는 해안에서 1km도 나가지 못하고 돌풍에 균형을 잃고 침몰했다. 축포를 쏘기 위해 열어둔 포문으로 물이 쏟아져 들어온 것이 직접적인 원인이었다. 1956년 아마추어 고고학자 안데르 프란센은 홀로 스톡홀름 앞바다를 조사하여 바사호를 찾아낸다. 그리고 5년 후 바사호는 가라앉은 지 333년 만에 물 밖으로 인양되었다. 이후 30여 년간의 복원작업 끝에 1990년 개관한 바사 박물관에 전시되었다. 박물관에 들어서면 바로 바사호의 선체가 눈에 들어온다. 보는 사람을 압도하는 엄청난 크기다. 선체 길이 47.5m, 높이는 19..

스웨덴 겨울 여행 - 라플란드. 야생동물 사파리, 오로라

라플란드에서는 다양한 겨울 액티비티를 즐길 수 있다. 개썰매 투어, 스노모빌 투어, 크로스컨트리 스키, 얼음낚시, 설산 트레킹, 숲 걷기, 오로라 투어 등등. 그러나 어린이와 같이 할 수 있는 투어는 개썰매 밖에 없어 이것만 예약을 했다. 아무래도 추운 날씨에 눈 쌓인 야외에서 하는 활동이라 아이들은 권장하지 않는 것이 당연했다. 개썰매 투어를 해보니 썰매를 타고 빠르게 지나쳤던 숲이 너무 아름다웠다. 숲 투어를 하지 않고 가기는 너무 아쉬워서 어린이들도 참여할 수 있는 투어를 더 검색해 봤다. 마침 밴을 타고 산림공원에 들어가 야생동물을 찾는 투어가 있어서 급하게 예약했다. 출발하면서 가이드가 우리의 기대치를 낮추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 투어 목적지인 Nikkaluokta 에는 순록, 무스, 여우, 스..

스웨덴 겨울 여행 - 라플란드. 개썰매, 아이스호텔

라플란드에서 둘째 날. 아침 일찍 개썰매 투어를 하러 갔다. 키루나에는 개썰매 투어를 진행하는 회사들이 많은데 프로그램은 대부분 똑같다. 개썰매를 타고 10km 정도 달린 뒤 간식을 먹고 돌아오는 일정이다. 개썰매를 타고 며칠 동안 설원을 누비는 본격 탐험도 있지만 어린이 동반 가족에게는 10km도 대단한 모험이다. 투어 회사에서 숙소로 픽업을 하러 왔다. 투어 캠프로 가는 길에 직원이 올해는 첫 눈이 늦게 오고 별로 춥지 않아서 걱정이라고 이야기했다. “뭐라고요? 춥지 않다고요?” 라플란드 지방의 역사와 언어까지 알찬 설명을 들으며 투어 캠프에 도착했다. 옷을 몇겹을 껴입고 갔는데 캠프에서 준비한 옷을 그 위에 또 입었다. 양말도 장갑도 두 겹 씩 끼고 미슐랭 타이어 모델이 되어 밖으로 나왔다 썰매 가..

스웨덴 겨울 여행 - 라플란드. 사미 박물관, 오로라

스톡홀름에서 국내선 비행기를 타고 키루나로 이동했다. 오로라를 볼 확률을 높이려면 북위 66° 33 이북 지방의 북극권에 가야 한다. 노르웨이의 트롬쇠, 핀란드의 로바니에미, 스웨덴의 키루나가 북극권에 있는 대표적인 도시다. 세 도시 중에서 고민하다가 파리에서 이동하기 편리하고 무엇보다 물가가 가장 싼 키루나로 결정했다. 키루나 공항에 가까워지자 비행기 창 밖으로 눈 세상이 펼쳐졌다. 울창한 침엽수림에 눈이 덮여 있고 드문드문 오두막이 보였다. 공항에서 택시를 타고 비행기에서 본 숲 사이를 달려서 Jukkasjärvi 마을의 숙소에 도착했다. 숙소가 아직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아 짐을 맡겨놓고 맞은 편의 Nutti Sami siida 에 갔다. 소수 민족인 사미인들의 삶을 엿볼 수 있는 야외 박물관이다. ..

스웨덴 겨울 여행 - 시그투나 Sigtuna

2월 겨울 방학. 아이들이 오로라를 보고 싶다고 해서 스웨덴으로 여행을 떠났다. 파리에서 스톡홀름으로 이동한 뒤 스톡홀름에서 다시 비행기를 타고 북극권의 키루나 Kiruna에 다녀오는 일정이다. 일요일 저녁 스톡홀름 알란다 국제공항에 도착해서 공항호텔에서 숙박을 했다. 다음 날은 근교 시그투나 Sigtuna로 당일치기 여행을 다녀오기로 했다. 그런데 아침에 눈을 떠보니 눈이 펑펑 내리고 있었다. 바람도 많이 불어서 아이들을 데리고 나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아이들을 데리고 호텔 앞 공터에 나가서 눈놀이를 했다. 파리에서는 눈이 거의 오지 않기 때문에 아이들은 강아지처럼 신이 났다. 눈싸움을 하고 눈사람을 만들고 눈 위를 열심히 굴러 다녔다. 점심을 먹고 나니 눈발이 잦아들어서 시그투나에 갔다. 공항..

이탈리아 - 나폴리 2

이탈리아 여행 마지막 날. 아침 커피를 마시러 나갔다. 바리스타 두 명이 보고도 믿기지 않는 속도로 주문을 처리하고 있었다. 한 명은 주문에 관계없이 그냥 계속해서 커피를 뽑아내는 것 같다. 바에 서서 1분 만에 마시는 커피에 이제 익숙해졌다. ​ 나폴리에서는 고고학박물관과 Cappella Sansevero 박물관에 갈 계획이었다. 그런데 전날 카펠라 산세베로에 가보니 표가 없었다. 미리 예약을 했어야 하는데. 박물관의 조각상들을 보고싶어 했던 아내가 많이 아쉬워했다. ​ 고고학박물관은 티켓에 여유가 있었다. 아이들이 피곤해 하는 것 같아 오후 시간을 예약하고 오전 내내 호텔에서 쉬다가 근처 식당에 점심을 먹으러 갔다. ​ 점심으로 해산물 튀김과 햄치즈 플레이트, 나폴리 파자, 해산물 뇨끼를 먹었다. 짠..

이탈리아 - 나폴리 1

소렌토에서 4박을 하고 나폴리로 이동했다. 올 때와 마찬가지로 베수비오 순환열차를 탔다. 이탈리아 기차는 좌석이 대부분 마주 보는 구조로 되어있었다. 처음 만난 사람과 마주 보고 앉으면 아무래도 좀 불편한데. 말하기 좋아하는 나라 사람들은 이게 더 좋은 건가. 이탈리아 친구가 생기면 물어봐야겠다. ​ 나폴리에서 호텔에 가려고 지하철을 타는데 발권기가 세 대 중 한대만 작동했다. 이탈리아를 여행하는 동안 티켓 발권기가 모두 작동하는걸 한번도 본 적이 없다. 내 앞에서 새치기를 하려는 사람에게 “뒤로 가”라고 이야기하고 티켓을 샀다. 작동하는 발권기를 운 좋게 발견하였다면 티켓을 여러 장 사놓아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 그래서 나폴리에서 이틀 동안 쓸 티켓을 한 번에 샀다. ​ 호텔에 가방만 내려놓고 피자를 ..

이탈리아 - 아말피, 포지타노

처음 여행 계획을 세울 때는 아말피나 포지타노에서 숙박을 하려고 했다. 하지만 아말피 해안은 숙박비가 비싸도 너무 비쌌다. 4인실은 찾기 힘들고, 방 두 개를 빌리려면 500유로는 필요했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소렌토에서 숙박을 하고 아말피 해안은 당일기치 여행을 하기로 했다. ​소렌토에는 10인 규모로 아말피 해안 투어를 하는 여행사들이 많았다. 미니 버스로 이동을 하는 투어가 가장 저렴하고, 소렌토 항구에서 출발해 배를 타고 해안 마을을 돌아보는 투어는 이보다 조금 더 비쌌다. 우리 아이들은 멀미가 심해서 산길은 굽이도는 미니버스나 작은 배는 고생만 할 것 같았다. 그래서 조금 수고스럽지만 도시를 오가는 페리를 타고 오가며 자유 여행을 하기로 했다. ​페리 회사 : NLG https://www...

이탈리아 - 폼페이

79년 8월 24일 베수비오 화산이 폭발했다. 화산에서 분출된 재가 인근 폼페이에 떨어졌다. 하루 만에 도시는 완전히 덮여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잊힌 도시는 1599년 터널 공사 중에 처음으로 발견되었다. 재에 덮여 있었던 덕분에(폼페이 사람들에게는 미안하지만) 2천 년 전 도시의 흔적이 지금까지 보존될 수 있었다. ​ 폼페이는 나폴리나 소렌토에서 기차로 쉽게 갈 수 있다. 우리는 소렌토역에서 기차를 타고 갔다. 기차는 20분에 한대 정도 있어서 아무 때나 가도 탈 수 있다. 시간이 조금 남아 기차역 바에서 에스프레소를 마셨다. 또 맛있었다. ​ ​ 폼페이 스카비 역에 내리니 가이드 투어 홍보를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유적지가 워낙 넓어서 가이드 투어를 할까 고민을 많이 했다. 하지만 아이들 컨디션에 ..

이탈리아 - 소렌토

소렌토의 Marina Grande라는 항구에 숙소를 잡았다. Grande라는 이름과는 달리 작은 항구였다. 조용하고 아이들이 놀 수 있는 해변이 있고 좋은 식당도 많았다. 소렌토 시내까지 걸어서 10분이면 갈 수 있어서 기차나 페리로 다른 곳으로 이동하기도 편했다. 로마에서는 나가자고 하면 피곤하다고 징징거리던 아이들이 바다에 오니 언제 나가냐고 성화다. 숙소 주인이 아침으로 먹을 것들을 간단히 준비해 놓아서 덕분에 편하게 아침을 먹고 해변에 나갔다. 바닥이 다 보일만큼 바닷물이 깨끗했다. 모래는 화산의 영향인지 검은색이었다. 수영을 하기에는 물이 차가웠지만 해변에서 발 담그고 놀 정도는 되었다. 로마가 너무 좋다던 윤수는 바로 이탈리아에서 가장 좋은 도시를 소렌토로 바꿨다. ​ ​ ​ ​ ​ 해변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