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여행 60

스페인 안달루시아 - 말라가

아이들과 함께 여행을 할 때는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곳을 중간에 들려야 한다. 안달루시아 여행에서는 아이들을 위해 해변휴양지 말라가에 갔다. 아이들이 세비야와 그라나다를 별 불평 없이 따라다닌 것은 그다음에 바닷가에 간다고 했기 때문이다 2월 말 말라가의 기온은 10도에서 20도 정도였다. 햇살이 따듯해서 오후에는 초여름처럼 느껴졌다. 바닷물은 아직 차서 들어가서 수영을 하기는 힘들었지만, 발을 담그고 첨벙거리고 놀 정도는 되었다. 물론 아이들은 놀다 보면 발만 담그지 않는다. 파도와 모래만 있으면 아이들끼리 잘 노니 어른도 편하게 쉴 수 있다. 모래성을 만들고, 모래 속에 들어가 찜질을 하고, 바다에 돌을 던지고, 파도와 달리기를 하고, 2박 3일 내내 바다에서 신나게 놀았다. 둘째 날 오전에는 피카소..

스페인 안달루시아 - 세비야 2

세비야 여행 둘째날. 아침 일찍 스페인 광장에 갔다. 스페인 광장은 1929년 이베로-아메리카 박람회(Ibero-American Exposition)를 위해 지어졌다. 전 세계에서 온 사람들에게 스페인의 위대함을 보여주기 위해 광장은 당시 건축 기술을 총동원하여 웅장하고 화려하고 아름답게 지어졌다. 지금 내가 봐도 탄성이 나올 정도이니, 100년 전 남아메리카에서 온 사람은 정말 깜짝 놀랐을 것이다. 하지만 광장이 너무 거대하다보니 사람들이 광장을 채우지 못해 휑한 느낌이다. 내 생각에는 사람들이 많이 오고 가고, 중간에 만나서 이야기하고, 벤치에 앉아서 커피도 마시고 밥도 먹는 곳이 좋은 광장이다. 이런 면에서는 실패한 건축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광장에는 스페인의 각 도시의 역사가 그려진 타일..

스페인 안달루시아 - 세비야 1

“승객 여러분. 우리는 지금 피레네를 넘고 있습니다.” 파리에서 세비야로 향하는 비행기. 창 밖으로 눈 덮인 피레네 산맥이 보였다. 산맥 너머 스페인 쪽은 프랑스와는 완전히 다른 풍경이 펼쳐졌다. 세비야의 공기는 파리와 완전히 달랐다. 기온 차이는 10도 정도인데 체감 상으로는 그것보다 훨씬 더 따듯하게 느껴진다. 아내에게 햇살의 품질이 완전히 다르다고 이야기했다. 남쪽으로 오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호텔에 짐을 풀고 2시가 조금 넘어 늦은 점심을 먹으러 나갔다. 우리에게는 늦은 점심이지만 스페인에서는 보통 점심 먹는 시간이다. 세비야 대성당 앞 타파스 식당들은 발 디딜 틈이 없다. 빈자리가 있는 식당을 겨우 찾아들어가 타파스 몇 개를 주문했다. 배가 고픈 아이들은 먼저 나온 빵부터 먹기 시작했다...

포르투갈 포르투 3

아침 일찍 렐루 서점 Livraria Lello에 갔다. 1881년에 문을 연 서점으로 세계에서 인테리어가 가장 아름다운 서점 중 하나로 손꼽힌다. 특히 작가 조엔 롤랭이 해리 포터 시리즈를 쓸 때 영감을 받았다고 하여 유명해졌다. 해리포터 성지인만큼 관광객이 많기로도 유명하다. 포르투에 온 첫날 문 닫는 시간에 가면 사람이 별로 없지 않을까 생각하고 갔다가 허탕을 쳤다. 그래서 여행 마지막 날 문 여는 시간인 9시 30분에 예약을 하고 입장 20분 전에 갔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지만 오래 기다리지 않고 입장할 수 있었다. 우아한 곡선의 중앙 계단, 오래된 서가, 해가 잘 드는 천장, 아름다운 서점인 것은 분명했다. 하지만 사람들에게 떠밀려 다니다 보니 그 아름다움을 느낄 수 없다. 가장 ..

포르투갈 포르투 2

포르투 여행 둘째 날. 포르투 대성당에 갔다. 포르투 대성당 밖에서 봤을 때는 두 개의 탑 때문에 고딕 성당으로 보였으나 성당 내부는 로마네스크 양식이었다. 성당 곳곳에 타일 장식이 있는 것도 독특했다. 성당의 타워는 포르투를 한 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훌륭한 전망대였다. 아침 내내 도루 강 위를 덮고 있던 안개가 우리가 타워에 올라갔을 때 딱 맞춰서 걷혔다. 덕분에 360도 파노라마 전경을 감상할 수 있었다. 성당에서 내려오는 골목길도 예뻤다. 골목 구석구석에 고양이들이 숨어있어서 아이들이 좋아했다. 골목길에서 빠져나오니 에그타르트 가게 카스트로 Castro 앞이었다. 그냥 지나칠 수 없어 에그타르트를 하나씩 사먹었다. 이후 일정은 모두 취소하고 카르네이루 해변 Praia do Carneiro에 갔다...

포르투갈 포르투 1

스페인 비고에서 아침 기차를 타고 포르투에 도착했다. 호텔에 짐을 맡겨놓고 호텔 직원이 안내해준 코스대로 시내 구경을 하러 나갔다. 호텔 근처 광장에 항해왕 엔리케의 대형 동상이 있었다. 아이들에게 대항해시대에 포르투갈의 활약에 대해서 이야기해주었다. 포르투에서 가장 유명한 곳, 리베이라 광장에 갔다. 두오로 강을 따라 '포르투식' 건물들이 늘어서 있다. 루이스 1세 다리가 보이고 강 건너에는 포르토 와이너리가 모여있는 가이아 지역이 보인다. 1886년 개통한 루이스 1세 다리는 구스타프 에펠의 제자인 테오필레 세리그가 설계하였다. 2층 구조로 2층으로는 전철이 통행하고 1층으로는 자동차가 다닌다. 1층은 공사 중이라 보행자만 다닐 수 있었다. 다리를 건너서 맞은편 가이아 지역으로 갔다. 아이들이 점심으..

스페인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Santiago de Compostela

매년 35만 명의 순례자들이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어 종착지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santiago de Compostela에 도착한다. 언젠가는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어보고 싶다는 생각은 가지고 있지만 아직은 아이들이 어리고 시간도 없어 먼 미래의 일이다. 순례길은 당장 걸을 수 없지만 순례자의 기분은 느껴보고 싶어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에 갔다. 순례길을 걷는 대신 비행기를 탔다. 공항에 도착해 택시를 타자마자 비가 내렸다. 일기예보를 보니 여행기간 내내 비다. 구글 번역기로 '매일 비가 오네요'를 스페인어로 번역해 택시 기사에게 말해봤다. 택시기사는 그때부터 호텔에 도착할 때까지 이야기를 했다. 스페인어와 짧은 프랑스어로. 아주 조금 알아들었지만 재미있는 이야기였다. 체크인을 하고 바로 대성당 Cate..

본 Bonn 크리스마스 마켓 여행

쾰른 여행 둘째 날. 차로 30여분 거리에 있는 본 Bonn에 다녀왔다. 본은 독일이 동독과 서독으로 나누어져 있을 때 서독의 수도였다. 본 사람들은 도시가 수도로 선정되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매우 놀랐다고 한다. 그만큼 작은 도시였다. 본은 베토벤의 고향이다. 베토벤은 1770년 본에서 태어나서 1792년 오스트리아 빈으로 떠나기 전까지 본에서 살았다. 그가 살던 집은 베토벤 박물관이 되어 지금까지 보존되고 있다. 박물관에는 베토벤이 사용했던 악기, 책상, 필기구, 그가 작성한 원본 악보가 전시되어 있었다. 아무렇게나 낙서를 한 것처럼 보이는 악보인데 연주를 하면 위대한 음악이 된다고 생각하니 신기했다. 박물관 한켠에는 해드폰으로 그의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공간이 있다. 혼자 갔다면 한두곡 끝까지 들어봤..

유럽여행/독일 2022.12.04

쾰른 크리스마스 마켓 여행 2

쾰른 여행 둘째 날에는 차로 30분 거리에 있는 본 Bonn에 다녀왔다. 쾰른으로 돌아와 호텔에 들어가기 전에 크리스마스 마켓 Nikolausdorf weihnachtsmarkt에 들렀다. Nikolausdorf는 영어로는 Nicholas Village 그러니까 산타 마을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래서 이 마켓에서는 산타클로스 부츠 모양의 잔에 따듯한 술을 담아 팔았다. 마켓이 13세기에 건설된 중세 성문 Hahnentorburg을 배경으로 조성이 되어 있어서 옛날 거리로 들어온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각자 저녁으로 먹고 싶은 음식을 사서 호텔에 가서 먹기로 했다. 슈니첼, 소시지, 연어, 온갖 방법으로 요리한 감자 등 맛있는 것들을 잔뜩 팔고 있었으나 사람이 너무 많았다. 아이들이 힘들어하고 계산을 하..

유럽여행/독일 2022.12.03

쾰른 크리스마스 마켓 여행 1

아침 일찍 파리에서 출발해서 점심 전에 쾰른에 도착했다. 독일에 왔으니 가장 독일적인 식당인 비어홀에 점심을 먹으러 갔다. 대성당 근처에 위치한 Gaffel am Dom 을 예약해두었다. Gaffel은 맥주 브랜드고 Dom은 성당이니 '성당에 있는 Gaffel' 정도로 번역할 수 있겠다. 독일에 오면 꼭 먹어야 하는 학센 Schweinshaxe 과 소시지를 주문하고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 윤수에게는 스테이크를 시켜주었다. 소시지와 스테이크는 프랑스에서도 먹을 수 있는 평범한 맛이었으나 학센은 달랐다. 껍질은 칼을 대면 부서질 만큼 바삭한데 속은 부드러워서 손으로도 쉽게 찢어졌다. 곁들여서 나온 감자도 훌륭했다. 그리고 맥주. 종업원들이 맥주가 담긴 200ml 잔을 수십 개씩 들고 테이블 사이를 바쁘게 오간..

유럽여행/독일 2022.1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