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크 3

바스크 - 산세바스티안

바스크 지방은 스페인과 국경을 맞대고 있다. 맞은편 스페인 쪽도 역시 바스크 지방으로 한 문화권이다. 남쪽 끝까지 내려온 김에 스페인에 가보고 싶어서 스페인 바스크의 대표 도시 산세바스티안에 다녀왔다. 산세바스티안은 미식의 도시로 유명하다. 멋진 레스토랑에 가서 점심을 먹으려고 했으나 해변에서 모래놀이를 하고 아쿠아리움 구경을 하다가 점심 때를 놓쳤다. 구시가지의 맛있어 보이는 식당들은 모두 빈 자리가 없었다. Constitución 광장에 있는 누가 봐도 관광객을 상대로 하는 타파스 바에 겨우 자리를 잡았다. ​타파스를 이것저것 시켜 봤는데 역시나 그저 그랬다. 아이들이 시킨 버거는 정말 맛이 없어서 아이들이 '스페인은 버거를 잘 못한다'는 편견을 갖게 되었다. 감자튀김이 그나마 제일 맛있어서 배는 채..

바스크 - 생장드뤼즈 San-Juan-de-Luz

비아리츠에서 사흘을 보내고 조금 더 한적한 곳을 찾아 생장드뤼즈에 갔다. 비아리츠보다 좀 더 바스크 색채가 강하고 예쁜 마을이었다. 항구, 시장, 해변, 교회가 골목길로 이어져 있고, 길을 따라 붉은 지붕과 붉은 덧창의 바스크 식 집들이 늘어 서있다. 마을 중심에 있는 Saint-Jean-Baptiste 교회는 루이14세와 스페인 공주 마리 테레즈가 결혼식을 올린 곳이다. 교회 양쪽 벽면에도 층층이 신도들이 앉을 수 있는 갤러리가 있는 것이 특이했다. 교회 천장은 나무로 지어졌고, 가운데 배가 한 대 매달려 있다. 항구 도시의 교회답다. 생장드뤼즈의 해변은 파도가 작아 아이들이 놀기 좋았다. 모래성을 만들고, 나뭇가지로 모래에 그림을 그리고, 해변으로 떠밀려온 해초를 건지고, 파도와 잡기 놀이를 하며 시..

바스크 - 비아리츠 Biarritz

프랑스 사람에게 프랑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질문을 많이 받는다. 보통은 지방마다 특색이 다 달라서 재미있다고, 그래서 여행을 많이 다닌다고 대답을 한다. 그러면 프랑스 사람은 "맞아요!" 하고 맞장구 치며 문화, 언어, 풍경, 집, 음식, 술, 사람까지 다른 점들을 늘어놓기 시작한다. 남서쪽의 바스크 지방은 그 중에서도 정말 많이 다른 곳이다. 바스크의 해안 도시 비아리츠에 도착하니 도로표지판에 프랑스어와 같이 적혀 있는 바스크어가 먼저 눈에 띄었다. 바스크어 신문과 잡지도 보였다. 공공기관 홈페이지에도 바스크어 서비스를 한다고 하니 사투리 정도의 수준이 아니라 하나의 언어로 봐야 할 것 같다. 비아리츠 중심부의 집들은 대부분 하얀색 벽과 주황색 지붕에 적색 혹은 녹색 덧창을 달고 있었다. 바스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