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라데팡스의 크리스마스 마켓이 파리에서 가장 먼저 문을 열었다. 신개선문 그랑다슈 Grande Arche 앞 광장에 하얀 지붕의 나무 부스들이 줄지어 자리 잡았다. 점심 시간에 찾아가니 주변의 초고층 빌딩에서 쏟아져나온 직장인들로 북적였따.
이들을 마켓으로 부른 것은 풍성한 음식 냄새다. 하클렛 Raclette의 치즈 향과 그릴에서 익어가는 소시지 냄새가 광장을 가득 채웠다. 따듯한 와인 뱅쇼 Vin Chaud도 크리스마스 마켓의 인기 메뉴지만 점심 시간이라 찾는 이가 별로 없었다. 저녁이 되면 퇴근길에 한 잔 하려는 사람들로 긴 줄이 생길 것이다.
마켓의 부티크에서는 주얼리, 스웨터, 수공예품, 크리스마스 장식 등이 진열되어 있었다. 아직 11월이라 그런지 선뜻 구매를 하는 사람은 드물었다. 아마도 집에 크리스마스 트리가 놓이면 다시 찾아와 예쁜 장식을 하나 사갈 것이다.
라데팡스 마켓은 빌딩 숲 한가운데 위치한 만큼 파리 시내의 다른 크리스마스 마켓처럼 낭만적인 분위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점심 시간을 이용해 동료들과 함께 나와 추위에 떨며 소시지를 먹고 웃고 떠드는 일상의 작은 행복이 느껴지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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