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10

시칠리아 - 카타니아

카타니아는 팔레르모에 이어 시칠리아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다. 도시의 중심인 두오모 광장은 항상 카타니아 주민들과 관광객들로 붐빈다. 두오모 광장의 한가운데는 코끼리 분수가 있다. 카타니아의 상징인 코끼리는 12세기의 지도에도 '화산 폭발을 예측하는 능력을 가졌다'라고 기록되었을 만큼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두오모 광장(번역하면 성당 앞 광장이다)에는 카타니아 대성당이 있다. 카타니아의 수호성인인 성녀 아가타에게 바쳐진 성당이다. 대성당 바로 옆 성 아가타 교회 Chiesa della Badia di Sant'Agata 에서는 교회의 돔 위에 올라가 볼 수 있다. 돔 전망대에 서면 지중해와 에트나 화산, 그리고 도시 전망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카타니아는 시칠리아의 여느 도시들과 마찬가지로 고대 그리스인..

제노바 Genova 2

친퀘테레에 다녀와서 숙소에서 쉬다가 저녁을 먹으러 나갈 계획이었다. 하지만 아이들이 너무 피곤해해서 피자를 테이크아웃 해와서 먹기로 했다. 숙소 근처에 평점 좋은 테이크아웃 피자 전문점이 있었다. 피자 가게 안에는 주문한 피자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 대부분 퇴근길에 들린 동네 사람들로 보였다. 그렇다면 맛집이 분명하다. "30분 넘게 걸릴 것 같은데 괜찮겠어요?" "그럼요!" 덕분에 30분 동안 동네 구경을 했다. 골목길 바에는 저녁을 먹기 전에 가볍게 맥 주 한 잔 마시는 사람들이 가득 차 있었고, 파스타나 햄을 파는 식료품점에는 저녁거리를 사려는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다. 대성당 앞 계단에는 사람들이 삼삼오오 앉아 테이크아웃한 포카치아나 피자를 먹고 있었다. 오래 기다린 피자는 이탈리아 기..

친퀘테레 Cinque Terre

이탈리아 여행 둘째 날. 친퀘테레 Cinque Terre에 다녀왔다. 친퀘테레는 "다섯 개의 땅"이라는 뜻으로 리구리아 해안에 위치한 다섯 개의 마을을 묶어서 부르는 말이다. 몬테로소 알 마레 Monterosso al Mare, 베르나차 Vernazza, 코르닐리아 Corniglia, 마나롤라 Manarola, 리오마조레 Riomaggiore 다섯 개의 마을은 바로 이웃해 있고 철도로 연결되어 있어서 쉽게 오갈 수 있다. 제노바 역에서 기차를 타고 첫번째 마을 베르나차 Vernazza로 향했다. 베르나차에는 다섯개의 마을 중 유일하게 항구가 있다. 기차역에서 항구로 이어지는 마을의 중앙 도로 Via Roma 좌우로 코발트색 집들이 늘어서있다. 항구 바로 옆 작은 교회와 언덕 위의 성에서는 멋진 바다 전망..

제노바 Genova 1

아이들 투썽 Toussaint 방학 기간에 이탈리아 제노바 - 피사 - 피렌체 여행을 다녀왔다. 제노바 (영어로는 제노아 Genoa)는 이탈리아의 주요 항구 도시이며 크리스토프 콜럼버스의 고향이기도 하다. 제노바 공화국은 중세 시대에 베네치아와 함께 지중해를 장악했던 강력한 해상공화국이었으나, 1797년 나폴레옹의 이탈리아 점령 때 멸망했다. 지금도 제노아의 거리에는 옛 제노바 공화국의 깃발이 많이 걸려 있다. 제네바에 도착해 숙소에 짐을 내려 놓고 바로 근처 카페에 갔다. 아내와 커피 바에 선 채로 에스프레소를 한 잔씩 마셨다. 진한 커피 향이 혈관을 따라 온몸으로 퍼지는 느낌이다. 이런 좋은 커피가 단 돈 1.3유로다. 다음으로 젤라토 가게를 찾았다. 작은 컵에 두 가지 맛을 골라서 담는다. 나는 피..

이탈리아 - 나폴리 1

소렌토에서 4박을 하고 나폴리로 이동했다. 올 때와 마찬가지로 베수비오 순환열차를 탔다. 이탈리아 기차는 좌석이 대부분 마주 보는 구조로 되어있었다. 처음 만난 사람과 마주 보고 앉으면 아무래도 좀 불편한데. 말하기 좋아하는 나라 사람들은 이게 더 좋은 건가. 이탈리아 친구가 생기면 물어봐야겠다. ​ 나폴리에서 호텔에 가려고 지하철을 타는데 발권기가 세 대 중 한대만 작동했다. 이탈리아를 여행하는 동안 티켓 발권기가 모두 작동하는걸 한번도 본 적이 없다. 내 앞에서 새치기를 하려는 사람에게 “뒤로 가”라고 이야기하고 티켓을 샀다. 작동하는 발권기를 운 좋게 발견하였다면 티켓을 여러 장 사놓아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 그래서 나폴리에서 이틀 동안 쓸 티켓을 한 번에 샀다. ​ 호텔에 가방만 내려놓고 피자를 ..

이탈리아 - 아말피, 포지타노

처음 여행 계획을 세울 때는 아말피나 포지타노에서 숙박을 하려고 했다. 하지만 아말피 해안은 숙박비가 비싸도 너무 비쌌다. 4인실은 찾기 힘들고, 방 두 개를 빌리려면 500유로는 필요했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소렌토에서 숙박을 하고 아말피 해안은 당일기치 여행을 하기로 했다. ​소렌토에는 10인 규모로 아말피 해안 투어를 하는 여행사들이 많았다. 미니 버스로 이동을 하는 투어가 가장 저렴하고, 소렌토 항구에서 출발해 배를 타고 해안 마을을 돌아보는 투어는 이보다 조금 더 비쌌다. 우리 아이들은 멀미가 심해서 산길은 굽이도는 미니버스나 작은 배는 고생만 할 것 같았다. 그래서 조금 수고스럽지만 도시를 오가는 페리를 타고 오가며 자유 여행을 하기로 했다. ​페리 회사 : NLG https://www...

이탈리아 - 폼페이

79년 8월 24일 베수비오 화산이 폭발했다. 화산에서 분출된 재가 인근 폼페이에 떨어졌다. 하루 만에 도시는 완전히 덮여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잊힌 도시는 1599년 터널 공사 중에 처음으로 발견되었다. 재에 덮여 있었던 덕분에(폼페이 사람들에게는 미안하지만) 2천 년 전 도시의 흔적이 지금까지 보존될 수 있었다. ​ 폼페이는 나폴리나 소렌토에서 기차로 쉽게 갈 수 있다. 우리는 소렌토역에서 기차를 타고 갔다. 기차는 20분에 한대 정도 있어서 아무 때나 가도 탈 수 있다. 시간이 조금 남아 기차역 바에서 에스프레소를 마셨다. 또 맛있었다. ​ ​ 폼페이 스카비 역에 내리니 가이드 투어 홍보를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유적지가 워낙 넓어서 가이드 투어를 할까 고민을 많이 했다. 하지만 아이들 컨디션에 ..

이탈리아 - 소렌토

소렌토의 Marina Grande라는 항구에 숙소를 잡았다. Grande라는 이름과는 달리 작은 항구였다. 조용하고 아이들이 놀 수 있는 해변이 있고 좋은 식당도 많았다. 소렌토 시내까지 걸어서 10분이면 갈 수 있어서 기차나 페리로 다른 곳으로 이동하기도 편했다. 로마에서는 나가자고 하면 피곤하다고 징징거리던 아이들이 바다에 오니 언제 나가냐고 성화다. 숙소 주인이 아침으로 먹을 것들을 간단히 준비해 놓아서 덕분에 편하게 아침을 먹고 해변에 나갔다. 바닥이 다 보일만큼 바닷물이 깨끗했다. 모래는 화산의 영향인지 검은색이었다. 수영을 하기에는 물이 차가웠지만 해변에서 발 담그고 놀 정도는 되었다. 로마가 너무 좋다던 윤수는 바로 이탈리아에서 가장 좋은 도시를 소렌토로 바꿨다. ​ ​ ​ ​ ​ 해변에서 ..

이탈리아 - 로마. 로마포럼, 코롤세움

로마 여행에서 가장 기대한 곳은 로마 포럼이었다. 여행 첫날 캄피돌리오 언덕에서 로마 포럼을 내려다봤다. 잔해 사이를 걸으며 보는 것과 위에서 내려다보는 것은 완전히 달랐다. 남아있는 건물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세워졌을 당시의 모습을 떠올려보기에는 충분했다. 로마인들이 시장에서 물건을 사고, 포럼에서 이야기를 하고, 교회에 가고, 신전에서 제의를 올리는 모습을 상상해 본다. ​ 신전 한켠에 갈매기 새끼들이 있었다. 지나가는 관광객 모두 걸음을 멈추고 사진을 찍었다. 우리 아이들도 고대 로마의 흔적보다는 갈매기 새끼가 훨씬 재미있다. 한참을 구경하고는 둥지가 있던 신전의 이름을 '갈매기 신전'이라고 지어주었다. 바위틈에서 도마뱀도 몇 마리 발견했는데 이 바위는 도마뱀 콜로세움이 되었다. ​ ​ ​ ​ ​ ..

이탈리아 - 로마. 트레비, 카피톨리니, 바티칸미술관

이탈리아 여행 일정 금요일 파리 - 로마 토요일 로마 일요일 로마 월요일 로마 - 나폴리 - 소렌토 (기차) 화요일 소렌토 수요일 폼페이 당일치기 (기차) 목요일 아말피-포지타노 당일치기 (페리) 금요일 소렌토 - 나폴리 (기차) 토요일 나폴리 일요일 아침 나폴리 - 파리 저녁 늦게 로마 공항에 도착해서 레오나르도 익스프레스를 타고 시내에 들어갔다. 테르미니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숙소 인근역에서 내리니 10시였다. 여행 첫날인데 그냥 호텔에 들어가기는 아쉬워 근처 젤라토 가게에 갔다. 내 평생 제일 맛있는 아이스크림이었다. (다음날, 그다음 날 계속해서 제일 맛있는 젤라토 기록은 깨졌다) 다음날 아침 일찍 일어나서 혼자 근처 트레비 분수와 스페인 계단에 다녀왔다. 부스럭대다가 아이들을 깨우면 안 되니 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