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탕크 Petanque 라고, 프랑스 사람들이 공원에서 많이 하는 게임이 있다. 쇠공을 번갈아가며 던져서 목표 나무 공에 가장 가까이 붙이는 팀이 승리한다. 마르세유에서 유래한 게임인데, 2년에 한번 월드 챔피언십이 열릴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즐기는 스포츠이다.
회사에서 동료들과 이야기를 하다가 페탕크 월드 챔피언십을 TV 중계로 봤는데 흥미진진했다고 말했다. 그랬더니 누가 말했다. ”월드 챔피언십? 북마르세유팀이랑 남마르세유팀이 붙은거야?“
주변에 있던 파리지앵들이 다 같이 웃었다. 유럽의 다른 나라와 아프리카에서도 출전했다고 하니 그 사람들 다 마르세유 출신이라고 한다. 파리지앵들은 마르세유 사람들을 놀릴 기회가 오면 절대 놓치지 않는다. 사실 파리지앵들도 페탕크를 꽤 좋아하는데도 말이다.
그런데 이게 마르세유만의 얘기는 아니다. 파리가 아닌 다른 모든 지역은 파리 사람들에게 놀림의 대상이다. 대신, 다른 모든 지역 사람들은 입을 모아 파리 사람들을 욕한다. 공평하다고 해야 할까?
지역 감정은 사실 인간의 본능일 수도 있다. 옛날 인류의 조상이 보잘것 없는 신체 조건을 극복하고 살아남기 위해서는 피아를 구분하고 아군끼리 똘똘 뭉쳐 했다. 그 DNA가 아직까지 남아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하니 인류의 미래가 어두운 것 같아 좀 우울해졌다.
프랑스의 각 지역사람들이 다른 지역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어디까지나 재미로!!) 보여주는 지도가 있다.
Humour: les cartes de France vue par ses habitants (cartesfrance.fr)
파리 사람의 프랑스 지도. 파리를 제외한 모든 지역이 기본적으로 시골이다. 바닷가는 해변, 산악 지역은 스키를 떠올리고, 남프랑스 사람들은 거짓말쟁이(Menteurs)로 표기해놓았다.
반대로 마르세유 사람의 프랑스 지도. 마르세유가 수도이며, 남쪽 국경 지방을 제외하고는 모두 북부, 더 북쪽은 북극에 가까운 북부이다. 그리고 파리지앵은 바보(Con)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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