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에서 한국으로 돌아온 지 한 달. 예상은 했지만, 역시나 제일 그리운 건 빵이었다. 파리바게트의 바게트는 바게트가 아니었다. 불평하는 아이에게 “바게트라고 생각하지 말고 그냥 빵이라고 생각하고 먹어봐. 그러면 나쁘지 않을 거야.”라고 말해봤지만, 당연히 통할 리가 없었다.
그래서 주말에 서래마을에 가봤다. 첫 번째로 들어간 베이커리에서 둘째가 그럴듯한 바게트를 발견하더니 환하게 웃으며 쟁반에 올렸다.
“아빠, 이건 바게트야!”
바게트, 크로아상, 빵오쇼콜라까지 필수품 세 가지를 사고 나니, 첫째가 말했다.
“아빠, 나 슈켓 먹고 싶은데.”
그래서 서래마을 빵집들을 돌아다녀 봤지만, 슈켓은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 대신 치즈 가게를 발견했다. 진열장에는 프랑스에서 자주 먹던 치즈들이 가득했지만, 가격이 문제였다. 160g짜리 치즈 하나에 3만 원이라니… 선뜻 사기가 어려웠다. 주저하는 우리를 보고 사장님이 왜 치즈가 비싼지 설명해주셨다. 그냥 나가려니 아이들이 아쉬워하는 눈치라, 하나만 사왔다.



서래마을에 간 김에 저녁은 프랑스 레스토랑에서 먹기로 했다. 찾아간 곳은 마담 미미. 식당에 들어서자마자 프랑스 시골의 작은 레스토랑 같은 아늑한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다. 우리를 맞아준 직원도 프랑스 사람이었다.
본식과 디저트를 주문했다. 처음엔 한국어로 인사하던 직원이 우리가 어설픈 프랑스어를 시도하자 이후로 쭉 프랑스어로 대화를 이어갔다. 와인도, 요리도 모두 훌륭했지만, 특히 디저트가 정말 맛있었다. 서버와 가벼운 수다까지 곁들이니, 완벽한 프랑스 레스토랑 같았다.
한국에 와서 정말 오랜만에 2시간 동안 저녁을 먹었다. 첫째는 식사가 끝난 뒤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아빠, 2시간 동안 프랑스에 있는 것 같았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