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리옹, 알프스, 부르고뉴 14

리옹 구시가지 Vieux Lyon, 전통 식당 부숑 리오네 Bouchon Lyonnais

프랑스에 처음 왔을 때는 출장을 가서 혼자 저녁을 먹더라도 꼭 레스토랑에 가서 챙겨 먹곤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귀찮아지기 시작해 요즘은 패스트푸드로 해결하는 경우도 많아졌다. 오늘도 호텔에 들어오니 나가기 싫어졌고, 마침 바로 근처에 있는 KFC가 눈에 들어왔다. 하지만 미식의 도시 리옹에 와서 KFC에 가는 건 아닌 것 같아 무거운 몸을 이끌고 구시가지로 나섰다. 리옹 구시가지 Le Vieux Lyon은 리옹 중심부에 위치한 지역으로, 르네상스 시대의 건축물이 잘 보존되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된 곳이다. 과거에는 실크 직물을 생산하는 공방과 이탈리아 상인들의 거주지였으나, 지금은 카페와 상점, 그리고 전통 식당인 부숑 리오네 Bouchon Lyonnais가 자리잡고 있다. 부숑 리오..

부르고뉴 - 디종 투어, Parc de l'Auxois 동물원

이튿날, 아이와 약속한 대로 아침 일찍 부엉이 길을 다시 찾았다. 투어의 출발지는 아침에 가면 제일 좋은 곳인 전통 시장, 디종 중앙시장 Les Halles Centrale de Dijon으로 정했다   디종 중앙 시장은 철골 구조로 지어졌는데, 프랑스의 어느 도시에서나 쉽게 볼 수 있는 건축물다. 시장에서는 채소, 육류, 해산물 등 식재료와 머스터드나 와인 같은 특산품을 판매하고 있었다. 시장 안팎으로 디종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가득 차서 활기가 넘쳤다. 아침임에도 불구하고 바에는 달팽이 요리나 소시지와 함께 와인을 마시는 사람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부엉이 화살표를 따라 구시가지를 계속 걸었다. 디종은 부티가 나는 도시였다. 돌로 포장된 길과 우아한 중세 건축물이 어우러진 거리..

부르고뉴 - 그랑크뤼 와인 루트 단풍 드라이브, 디종 시내 산책

10월 둘째 주말에 부르고뉴로 포도나무 단풍을 보러 가려했지만, 가족 모두 컨디션이 좋지 않아 취소했다. 그다음 주는 노르웨이에 다녀오느라 못 갔고, 어느새 10월 말이 되었다. 단풍철이 이미 끝났을 거라 포기하고 있었는데, 부르고뉴에서 찍은 최근 인스타그램 사진을 보니 아직 단풍이 남아 있었다. 그래서 급히 부르고뉴로 주말여행을 다녀왔다. 부르고뉴는 보르도와 함께 프랑스를 대표적인 와인 산지이다. 부르고뉴의 포도밭 구획을 뜻하는 클리마 Climats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기도 했다. 특히 부르고뉴의 그랑크뤼 와인 루트 Route des Grands Crus는 그랑크뤼급 최고급 와인을 생산하는 산지들을 따라 이어진 길로, 와인 애호가들이 성지 순례처럼 찾는 곳이다.  우리는 와인 애호가는 아니..

안시 Annecy

샤모니에서 3박 4일을 보내고 알프스 산맥의 더 아래쪽에 자리 잡고 있는 안시 Annecy로 이동했다. 안시는 깨끗하고 맑은 물로 유명한 Annecy 호수에 접해 있어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도시다. 우리도 호수에서 남은 휴가를 보내기로 했다.  안시에 도착해서 저녁을 먹고 호숫가 산책을 했다. 석양에 호수가 붉게 물든 모습을 보고 싶었는데 조금 늦었다. 이미 해가 완전히 진 뒤에 호수에 도착했다. 낮에는 시끌벅적했을 호수 주변이 해가 진 뒤에는 조용하고 평온했다. 가족과, 연인과 호숫가를 걷는 사람들만 조금 보였다.    다음날 아침, 안시 근처 Mont Baron으로 트레킹을 하러 갔다. 안시 시내에서 차로 25분 정도 산을 올라가 Col des Contrebandiers에 주차를 하고 트레킹을 시작했..

샤모니 Chamonix - Parc de Merlet 동물원, 샤모니 시내

샤모니에 머무는 동안 Planpraz 케이블카 출발지 근처의 에어비엔비에서 숙박을 했다. 도심에서 조금 떨어져 있어서 조용했다. 테라스에서 찍은 사진을 보고 예약했는데, 실제 테라스에서 보는 알프스 전망은 사진보다 훨씬 아름다웠다. 트레킹을 하지 않을 때는 테라스에서 시간을 많이 보냈다. 아침에 일어나면 커피를 들고나가 산을 보고 새소리를 들었다. 아이들이 일어나면 아침도 테라스에서 먹었다. 트레킹을 하고 돌아와서 씻고 나면 아이들이 피곤해서 다시 나가고 싶어 하지 않았다. 그래서 저녁에도 외식을 하지 않고 숙소에서 해 먹었다.       숙소에서 10분 정도 걸어 내려가면 샤모니 중심지였다. 샤모니는 스키와 트레킹의 베이스 캠프로 주로 방문을 하지만, 도시 자체도 매력이 있었다. 샤모니가 관광지로 본격..

샤모니 Chamonix - 에귀뒤미디 Aiguille du Midi

샤모니에서 케이블카로 갈 수 있는 가장 높은 곳은 에귀뒤미디 Aiguille du Midi 전망대이다. 몽블랑을 가장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해서 샤모니에서 인기가 가장 많다. 성수기에는 케이블카를 타는데만 한 시간 넘게 기다리기도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아침 일찍 가기로 했다. 몽블랑 멀티패스를 구매할 때 에귀디미디 케이블카 탑승 시간 예약을 할 수 있다. 고산지대에 어느 정도 적응이 된 뒤에 올라가려고 여행 사흘째 되는 날 아침 시간에 예약을 했다. 덕분에 대기 시간 없이 케이블카에 탑승할 수 있었다. 중간에 케이블카를 갈아타고 Aiguille du Midi까지 오른 뒤 여기서 바로 다시 엘리베이터를 타고 정상까지 올라갔다. 정상에 도착해서 가장 먼저 Le Pas dans le vide에 방..

샤모니 Chamonix - 브레벙 Brévent 트레킹, Mer de glace 빙하

샤모니에서 둘째 날. 전날 장거리 운전과 트레킹의 피로가 덜 풀렸지만 그래도 아침 일찍 일어났다. 숙소 테라스에서 산을 보며 아침을 먹었다. 폭포 소리와 새소리가 들려왔다. 숙소 바로 옆 케이블카로 향하는 등산객들이 들뜬 목소리도 들렸다.  둘째 날 트레킹은 Brévent 전망대 주변을 돌기로 했다. 샤모니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Plan Praz까지 올라간 뒤에 Plan Parz에서 Brévent 케이블카로 갈아타면 해발 2525미터 Le Brévent까지 올라갈 수 있다.  여기서 Aiguillette des Houches까지 왕복 9km 하이킹을 하는 것이 최초 계획이었다. 하지만 전날 경험으로 산에서 아이들과 9km를 걷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거리 대신 시간으로 목적지를 정했다...

샤모니 Chamonix - 락 블랑 Lac Blanc 트레킹

7월 초 샤모니 Chamonix와 안시 Annecy로 5박 6일간 짧은 여름휴가를 다녀왔다. 샤모니에서는 트레킹을 하고 안시에서는 호수에서 놀면서 쉬는 계획이다.  1일 차 오전 샤모니 도착, 오후 Lac Blanc 트레킹2일 차 오전 Brevent 트레킹, 오후 Mer de Glace 빙하 견학3일 차 Aiguille de midi 전망대, Panoramic Mont Blanc를 타고 이탈리아 왕복, Plan de l'Aiguille4일 차 Parc de Merlet 동물원, 샤모니 시내 박물관5~6일 차 안시 호수 새벽에 파리에 출발해서 점심때쯤 샤모니에 도착했다. 다음 날부터 트레킹을 할 계획이었으나 샤모니 일정의 마지막 날 비가 예보되어 있어서 첫날부터 트레킹을 하기로 했다.  첫 트레킹은 샤모니..

우앙 Oignt

알프스에 스키 휴가를 갔다가 파리로 돌아오는 길에 중간에 고속도로변 호텔에서 하루 숙박을 했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에 프랑스의 가장 아름다운 마을 plus beau village de france 중 하나로 선정된 우앙 Oingnt 에 들렀다 우앙은 보졸레 와인으로 우명한 보졸레 Beaujolais 포도밭을 내려다보는 언덕 위에 위치해있다. 마을 둘레의 옛 성벽터에 서면 포도밭과 밭 사이 작은 마을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포도나무 잎에 단풍이 들어 황금빛으로 물드는 가을에 오면 정말 아름다울 것 같다. 겨울의 포도나무는 앙상해서 황량한 느낌이 든다. 이날 우앙 방문은 마을 구경보다는 친구를 만나는 목적이 컸다. 마을에서 리옹에 사는 회사 동료의 가족을 만나서 같이 산책을 했다. 중세 시대에 지어진 벽돌집 ..

페루즈 Pérouges

언덕 위에 세워진 마을 Pérouges는 중세 시대의 모습을 잘 간직하고 있어서 프랑스의 가장 아름다운 마을 중 하나로 선정되었다. 우리 회사 공장에서 멀지 않아 한국에서 출장자들이 왔을 때 시간이 남으면 종종 같이 방문을 한다. 이번에는 가족과 알프스에 가는 길에 들렀다. 돌길을 걷다가 마음에 드는 가게가 있으면 구경했다. 페루즈에는 공방이 많았다. 나무 공예가, 스테인드글라스 공예가, 화가의 작업장 겸 판매장에 들러서 작업하는 모습을 구경하고 기념품을 샀다. 마을의 Auberge Du Coq 레스토랑에 점심을 먹으러 갔다. 벽난로에서 장작이 타고 있어서 따듯했다. 식당은 연말을 맞아 가족과, 친구와 식사를 하러 온 사람들로 가득 찼다. 파리에서는 느끼기 힘든 시골 레스토랑만의 분위기가 있다. 주변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