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에 온 이후 매년 결혼기념일마다 아내와 함께 미슐랭 1스타 레스토랑에서 점심을 먹는다. 사실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의 정통 서비스를 온전히 누리려면 저녁에 가야 하지만, 아이들 때문에 저녁엔 갈 수가 없다. 게다가 보통 점심 메뉴가 저녁보다 훨씬 저렴해서, 단품 메뉴를 100유로 정도에 즐길 수 있다. 여전히 매우 부담되는 가격이지만, 미식의 도시에서 살고 있으니 1년에 한 번쯤은 사치를 부려도 괜찮지 않을까 합리화할 만한 수준이다. 결혼 11주년 기념일에는 Table Bruno Verjus를 예약했다. 해산물을 중심으로 한 모던 프렌치 레스토랑으로, 오픈 키친 구조라 셰프와 주방 팀이 요리하는 모습을 바로 볼 수 있어 흥미로울 것 같았다. 그런데 막상 레스토랑에 도착해 메뉴를 보고 당황했다. 메뉴판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