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에는 매주 수, 금, 일요일 오전에 장이 선다. 야채, 과일, 생선, 고기, 치즈, 빵 등 식료품뿐만 아니라 생활용품과 크레페 같은 간식거리까지, 없는 것이 없는 시장이다. 가격이 싸지는 않지만 마트보다 더 신선한 농수산물을 살 수 있다.
아내와 굴을 사러 시장에 갔다. 굴 파는 아주머니가 아내에게 ”당신이 깔거에요?“ 물었다. 굴을 까달라고 하면 수고비가 조금 더 붙는다. 아내가 ”아니요. 이 사람이 깔 거예요. “ 대답하니 아주머니가 웃으며 덤으로 굴을 하나 더 얹어 주었다.
생선 가게에서 아내가 먹고 싶었던 성게와 둘째가 좋아하는 가자미를 사고 야채 가기에 갔다. 슈퍼마켓에서 야채를 살 때는 내가 원하는 만큼 집어서 무게를 재고 계산하고 나오면 된다. 말은 한마디도 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손님이 이야기를 하면 판매자가 담아준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프랑스어를 해야 한다.
프랑스어 스트레스가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시장에서 장을 보는 것이 더 재미있다. 프랑스에는 동네마다 이렇게 길에서 열리는 시장이 있다. 오샹이나 까르푸, 모노프리 같은 거대 기업의 본사가 프랑스임을 생각하면 동네 시장이 아직 건재하다는 것이 더 대단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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