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복지 혜택으로 디즈니랜드 티켓을 받았다. 12월 4일에만 사용이 가능한 티켓. 12월에 디즈니랜드라니. 추운 날씨에 야외에서 하루 종일 시간을 보내야 하는건지 의문이 들었지만, 아이들이 아빠가 디즈니랜드 티켓을 포기했다는 사실을 알게된다면 절대 용서하지 않으리라.
아이들 학교 오전 수업을 마치자마자 데리고 디즈니랜드로 향했다. 활짝 웃으며 달에서 걷는 우주인만큼 가벼운 발걸음으로 입구를 향해 걸어가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니, 안 오겠다고 했던 생각이 좀 미안해졌다.
파리 디즈니랜드는 월트 디즈니 스튜디오 파크와 디즈니랜드 파크로 나뉘어져 있다. 스튜디오 파크에서 가장 먼저 아이들이 좋아하는 어벤져스 어셈블리를 탔다. 빠른 속도로 출발하며 360도 회전하는 롤러코스터라 아내가 가장 싫어하는 어트랙션이었지만, 아이들이 원하니 두 번이나 탔다. 이어 스파이더맨 WEB에선 팔이 아프도록 거미줄을 던지고, 바이킹 RC와 CAR 로드 트립을 핬다.
그 다음엔 디즈니랜드 파크로 이동했다. 빅 선더 마운틴, 귀신의 집, 스타 투어를 타며 시간을 보냈다. 디즈니의 하이라이트는 쇼라고들 하지만, 작년에 한 번 와본 아이들은 자신들이 좋아하는 어트랙션에만 집중했다. 인기 있는 어트랙션은 대부분 30분 이상 대기해야 했지만, 아이들은 전혀 지루해하지 않았다.
파리 디즈니랜드는 규모가 크지 않고, 스릴 넘치는 어트랙션도 많지 않다. 하지만 디즈니의 이야기를 기반으로 한 세심한 디테일과 캐릭터들이 이곳의 특별함을 만든다. 콘텐츠와 스토리텔링의 힘이다. 아이들 때문에 억지로 따라온 어른들도 파크를 걷다 보면 어느새 자신이 어릴 적 좋아했던 캐릭터들을 떠올리며 미소를 짓게 된다.
저녁 7시에 크리스마스 퍼레이드가 끝났다. 이후 사람들은 밤 10시에 있을 불꽃놀이를 기다리기 위해 노숙 모드에 돌입했다. 바람을 피할 곳마다 아이들이 쓰러져 쉬고 있었다. 디즈니랜드의 불꽃놀이는 그렇게 해서라도 볼만한 가치가 있지만 작년에 한 번 본걸로 됐다. 우리는 포기하고 8시 반쯤 파크를 나섰다.
차로 돌아가는 길, 둘째가 불안한 목소리로 물었다.
"아빠, 우리 또 올 거지? 오늘 하이퍼스페이스 마운틴 못 탔잖아."
디즈니랜드는 전 세계에 있다고, 다음에 다시 올 수 있다고 안심시켜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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