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생활을 마치고 귀국하면 뭐가 가장 그리울 것 같냐는 동료의 질문에 ‘프랑스 요리’라고 대답했다.
나는 맛있는 음식에 욕심이 별로 없는 편이었고, 지금도 그렇다. 주는대로 먹고 찾아 먹지 않는다. 평소에 먹고 싶은 것도 별로 없어서 요리를 전담하는 아내가 힘들어한다. 회사 식당에서는 메뉴를 보지 않고 짧은 줄 뒤에 가서 선다.
그런데도 프랑스에서 좋은 레스토랑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은 정말 좋아하게 되었다. 왜 좋은지는 딱히 설명하기 힘들었는데, 유네스코에 프랑스 요리가 등재된 이유를 읽고는 이거다! 싶었다.
- the use of fresh, preferably local products and complementary flavours
- careful selection of dishes reflecting the terroir and diversity of France and its regions
- food and wine pairings
- a beautiful table setting
- the conversations and rituals associated with each
정갈하게 세팅된 테이블에 앉아 어디서 재료를 가져왔는지, 어떻게 요리했는지 열심히 설명하는 메뉴를 읽는다. 좋은 레스토랑이라면 동네 농산물로 지역 특색 조리법을 사용해 만든 오늘의 요리가 있다. 서버에게 요리에 대한 설명을 듣고 와인도 추천 받는다.
이 과정은 화려한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평범한 동네 레스토랑에서도 똑같이 적용된다. 시골의 작은 레스토랑에서 주인 겸 요리사가 손님이자 동네 친구에게 오늘의 요리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이 프랑스 요리가 유네스코 문화유산에 오르게 한 힘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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