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크 지방은 스페인과 국경을 맞대고 있다. 맞은편 스페인 쪽도 역시 바스크 지방으로 한 문화권이다. 남쪽 끝까지 내려온 김에 스페인에 가보고 싶어서 스페인 바스크의 대표 도시 산세바스티안에 다녀왔다.
산세바스티안은 미식의 도시로 유명하다. 멋진 레스토랑에 가서 점심을 먹으려고 했으나 해변에서 모래놀이를 하고 아쿠아리움 구경을 하다가 점심 때를 놓쳤다. 구시가지의 맛있어 보이는 식당들은 모두 빈 자리가 없었다. Constitución 광장에 있는 누가 봐도 관광객을 상대로 하는 타파스 바에 겨우 자리를 잡았다.
타파스를 이것저것 시켜 봤는데 역시나 그저 그랬다. 아이들이 시킨 버거는 정말 맛이 없어서 아이들이 '스페인은 버거를 잘 못한다'는 편견을 갖게 되었다. 감자튀김이 그나마 제일 맛있어서 배는 채울 수 있었다.
음식은 별로 맛이 없었지만 광장을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다. 광장을 둘러싼 건물들이 멋있었고, 광장에 모여든 사람들을 구경하는 것도 재미있었다. 국적은 다르지만 같은 바스크 지방인 비아리츠 사람들과 비슷하면서도 미묘하게 분위기가 달랐다.
우리가 간 날은 마침 산세바스티안의 축구팀 레알 소시아드의 홈 경기가 있는 날이었다. 그래서 광장에 홈팀 유니폼을 입은 사람들이 많았다. 점심때부터 이정도 열기라면 이날 밤 경기 시간에는 굉장할 것 같다. PSG 홈경기가 있는 날이라고 파리 사람들이 유니폼을 입고 거리에 나오는 건 한 번도 보지 못했다. 스페인 사람들의 축구 사랑은 남다른 것 같다.
우리 옆 테이블에서 응원가를 부르던 청년이 물었다.
"어디에서 왔어요?"
"한국에서 왔어요"
"아! 이천수 선수가 우리 팀에서 뛰었어요."
이야기를 들어보니 그렇게 좋은 활약을 펼치지는 못한 것 같다. 그래도 아는 이름을 들어서 반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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