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바스크, 일드레

바스크 - 비아리츠 Biarritz

커피대장 2022. 11. 26. 03:06


프랑스 사람에게 프랑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질문을 많이 받는다. 보통은 지방마다 특색이 다 달라서 재미있다고, 그래서 여행을 많이 다닌다고 대답을 한다. 그러면 프랑스 사람은 "맞아요!" 하고 맞장구 치며 문화, 언어, 풍경, , 음식, , 사람까지 다른 점들을 늘어놓기 시작한다.

남서쪽의 바스크 지방은 그 중에서도 정말 많이 다른 곳이다. 바스크의 해안 도시 비아리츠에 도착하니 도로표지판에 프랑스어와 같이 적혀 있는 바스크어가 먼저 눈에 띄었다. 바스크어 신문과 잡지도 보였다. 공공기관 홈페이지에도 바스크어 서비스를 한다고 하니 사투리 정도의 수준이 아니라 하나의 언어로 봐야 할 것 같다.

비아리츠 중심부의 집들은 대부분 하얀색 벽과 주황색 지붕에 적색 혹은 녹색 덧창을 달고 있었다. 바스크 전통 양식으로 비아리츠 뿐만 아니라 근처 다른 도시의 집들도 비슷했다. 테라스에는 서핑 보드가 세워져 있거나 아니면 고추가 매달려 있다. 이 동네 사람들이 뭘 좋아하는지 확실 해졌다.

 






문화와 기후가 다르니 음식도 당연히 다르다. 비아리츠에는 바스크의 상징인 에스플레트 고추가 들어간 요리가 많았다. 매운 고추는 아니지만 그래도 고추가 들어갔다는 것만으로도 한국 사람에게는 맛있었다. 파리에서는 식당에 가면 각자 자기 요리를 주문하는 것이 상식인데 반해, 바스크에는 여러 명이 나눠 먹는 요리가 많은 것도 특이했다.

핀초스 Pintxos도 빼놓을 수 없다. 작은 바게트 슬라이스 위에 다양한 재료를 올려서 먹는 핀초스는 타파스와 똑같은 것 같지만 비아리츠에서는 아무도 타파스라고 부르지 않는다. 맥주 한 잔에 핀초스 하나가 보통 세트 메뉴로 구성된다. 유아 동반 가족인 우리는 핀초스 여러 개와 사이다를 마셨다.

스페인에 출장을 갔을 때 저녁식사 시간이 너무 늦어서 당황했던 기억이 있는데 비아리츠도 비슷했다. 비아리츠 사람들은 저녁이 되면 핀초스를 먹으며 놀다가 9시가 넘어야 슬슬 저녁을 먹으러 간다. 유아동반 가족인 우리는 그때까지 기다릴 수 없어 핀초스 바에서 저녁을 해결하거나 남들보다 일찍, 그러니까 8시에 문을 여는 식당을 찾아갔다.







비아리츠의 바다는 그동안 자주 다닌 노르망디의 바다와는 달랐다. 비아리츠의 크고 거친 파도는 서퍼들을 불러모은다. 비가 오는데도 해변에는 아침 일찍부터 저녁 늦게까지 항상 서퍼들이 있었다.

비아리츠는 파리보다 훨씬 따듯해서 아이들이 놀기도 좋았다. 바다 안에는 들어가지 못했지만 매일 모래사장에서 신나게 놀았다. 지수는 처음에는 무서워서 물에 발도 못 넣었지만 며칠 새 익숙해져서 온 몸이 다 젖도록 굴러다녔다.

동네 아이들은 가까운 해변에서 바다수영, 서핑, 요트를 배우고 있었다. 즐겁게 연습을 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윤수와 지수도 바다와 친해질 수 있도록 자주 데리고 다니겠다고 마음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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