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곳곳을 열심히 다니고 있지만 더 열심히 다녀보려고 ‘프랑스의 아름다운 마을들 Les Plus Beaux Villages de France‘ 이라는 제목의 책을 샀다. 프랑스의 아름다운 마을은 프랑스 정부에서 문화유산과 자연경관을 잘 보존하고 가꿔온 작은 마을을 선발하여 선정한다고 한다.
선정된 마을 중에서 우리집에서 제일 가까운 곳이 Gerberoy다. 마을에 장미가 많아 장미의 마을이라고도 불린다. 장미가 한창일때 맞춰서 가려고 계획을 했는데 주말마다 비가 와서 계속 미루다 꽃이 질때쯤 가게 되었다.
Gerberoy는 마을 입구 주차장에 내리자마자 ‘와 예쁘다’ 탄성이 저절로 나올 만큼 아름다운 마을이었다. 작은 길을 따라 반 목조 집을이 늘어선 것은 여느 북부 마을과 똑같았지만, 집집마다 벽에 장미 넝쿨이 있는 것이 달랐다. 교회에도, 시청에도, 공원에도 온통 장미였다.
마을을 둘러보고 책에서 정원이 예쁘다고 소개한 식당 Jardin des Ifs에서 점심을 먹었다. 날씨가 흐리고 빗방울도 간간히 뿌렸지만 그래도 정원 테라스에 자리를 잡았다. 정원도 예쁘고 직원들도 친절하고 음식도 맛있었다.
아이들도 각자 자기가 먹고 싶은 요리를 하나씩 주문하고 나름 칼과 포크를 써가면서 아빠 엄마 도움 없이 맛있게 먹었다. 얌전히 앉아있어줘서 디저트까지 먹을 수 있었다. 아이들이 이렇게 정상적으로 외식을 할 수 있을만큼 컷다니. 감개무량하다.
점심을 먹고 Jardins Henri Le Sidaner에 갔다. 화가 Henri 가 오래된 성의 테라스를 정원으로 가꿨다고 한다. 입장료가 조금 있지만 충분히 내고 들어갈만한 가치가 있었다. 정원의 전망대에서는 마을과 멀리 초원이 시원하게 내려다보였다.
집에 와서 프랑스의 아름다운 마을 책을 뒤적거리던 지수가 말했다.
아빠 나 여기 강가에 있는 마을 가보고 싶어.
그래 우리 다음 여행으로는 여기 가자.
나 여기 책에 나온 마을 다 가보고 싶어.
그래 프랑스에 있는 동안 다 가보자.
막상 주말이 되면 가기 싫다고, 집이 좋다고, 멀미가 난다고 찡찡대겠지만 그래도 아빠는 갈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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