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방학을 맞아 알프스 스키장에 가는 길. 파리에서 알프스에 가려면 프랑스의 대표 와인산지인 부르고뉴를 관통한다. 고속도로 대신 멋진 포도밭을 볼 수 있는 와인 루트를 달려보라는 프랑스인 친구의 조언에 따라 와인 산지인 샤블리Chablis와 퓌세 Fuisse에 들렸다.
첫번째로 도착한 곳 샤블리는 아내가 처음으로 맛있다고 했던 와인의 생산지다. 샤블리 일대에서 전망이 가장 좋다는 Courgis 마을에 갔다. 겨울이라서 포도나무는 가지만 앙상했다. 이렇게 앙상한 나무에 잎이 빼곡하게 나고 포도가 주렁주렁 열린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 크리스마스 연휴라 와이너리들이 모두 문을 닫아서 시음은 해보지 못했다.
고속도로를 다시 타고 2시간을 달려 이번에는 마콩 Macon 지역의 퓌세 Fuisse 마을에 들렸다. 이웃 마을 뿌이 Pouilly와 함께 묶어서 Pouilly-Fuisse 와인을 생산한다. 퓌세는 언덕 아래 위치해 전망은 별로였지만 마을이 정말 예뻤다. 마을 중간중간에도 와인 밭이 있고 앞뒤 언덕도 모두 와인 밭이다. 가을에 오면 온 동네에서 포도향이 날 것 같다.
알프스에서 집에 오는 길에는 본 Beaune에 들렸다. 본은 자칭 ‘부르고뉴의 와인 수도’다. 부르고뉴 와인 생산지역의 가운데 위치하기도 하고, 부르고뉴 화이트 와인의 주요 생산지이기도 하다.
도시 중심지에서는 와인 테이스팅을 할 수 있는 셀러가 늘어서있다. 역시 코로나 봉쇄로 테이스팅은 하지 못했다. 문을 연 작은 셀러에 들어가서 아저씨가 추천하는 레드 와인과 화이트 와인을 한병씩 샀다.
본에서 와인 다음으로 유명한 것은 화려한 지붕 타일로 유명한 Hospices de Beaune 건물이다. 문을 닫았어도 지붕이이야 볼 수 있을거라 생각하고 가봤는데 아쉽게도 바깥에서는 조금밖에 보이지 않았다.
포도도 못 보고 와인 시음도 못한 이상한 와인 투어였지만, 그래도 작은 마을들을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재미있었다. 그리고 정말 좋은 와인을 발견하는 수확도 있었다. 이날 우리가 구매한 본의 레드 와인과 Fuisse 화이트 와인은 우리 부부가 가장 좋아하는 와인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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