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덕 위에 세워진 마을 Pérouges는 중세 시대의 모습을 잘 간직하고 있어서 프랑스의 가장 아름다운 마을 중 하나로 선정되었다. 우리 회사 공장에서 멀지 않아 한국에서 출장자들이 왔을 때 시간이 남으면 종종 같이 방문을 한다.
이번에는 가족과 알프스에 가는 길에 들렀다. 돌길을 걷다가 마음에 드는 가게가 있으면 구경했다. 페루즈에는 공방이 많았다. 나무 공예가, 스테인드글라스 공예가, 화가의 작업장 겸 판매장에 들러서 작업하는 모습을 구경하고 기념품을 샀다.
마을의 Auberge Du Coq 레스토랑에 점심을 먹으러 갔다. 벽난로에서 장작이 타고 있어서 따듯했다. 식당은 연말을 맞아 가족과, 친구와 식사를 하러 온 사람들로 가득 찼다. 파리에서는 느끼기 힘든 시골 레스토랑만의 분위기가 있다.
주변의 모든 사람들이 전채로 수프를 먹고 있어서 우리도 주문했다. 파스닙으로 만든 수프였는데 부드럽고 맛이 좋았다. 본식으로 먹은 송아지 요리도 괜찮았다. 아이들은 후식으로 페루즈 갈레트를 먹었다. 호밀 반죽을 얇게 구워서 설탕을 뿌렸는데, 마을의 이름을 내걸 만큼 대단한 맛은 아니었다.
점심을 먹고 마을을 좀 더 둘러보았다. 페루즈는 집, 길, 교회, 성, 성문까지 모두 돌로 지어졌다. 15세기에 이 많은 돌을 채석하고 운반해서 건설하려면 많은 자본과 시간이 들어갔을 것이다. 뭘 지키려고 이렇게 견고한 요새를 건설했을까? 중세 시대의 성을 볼 때마다 드는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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