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와 근교/여행

트루아 Troyes

커피대장 2023. 1. 9. 16:15

'holy city of stained glass'라고 불리는 트루아. 작은 도시 안에 교회와 성당이 10개가 있다. 교회마다 스테인드 글라스의 특색이 다 달라서 모두 가봐도 지루하지 않다고 한다. 실내 조각이 예술이었던 Église Sainte-Madeleine, 스테인드글라스가 아름다운 Basilique Saint-Urbain, 웅장한 Saint-Pierre Saint-Paul 대성당까지 보고 아이들은 "성당은 이제 그만"을 외쳤다.

억지로 끌고 다니는 것은 아이들도 부모도 힘든 일이니 아이들의 의사를 존중해 준다. (아이들이 보기에는) 다 똑같은 교회 구경은 이제 그만하고 시청 앞 광장 카페에서 와플을 하나씩 사줬다. 나는 샹파뉴에 왔으니 샹파뉴 치즈 Chaource를 먹었다. 부드럽고 향도 강하지 않아 먹기 편했다. 샹파뉴에 왔으니 샴페인과 같이 먹었으면 더 좋았겠지만 운전을 해야 해서 참았다.



트루아는 중세 시대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구시가지도 유명하다. 반목조 건물과 돌길이 있는 구시가지는 프랑스 다른 곳에서도 많이 볼 수 있지만 이렇게 생기 넘치는 곳은 많지 않을 것 같다.

트루아의 옛 골목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곳은 고양이 길 Ruelle des Chats이다. 아이들에게 고양이들만 지나다닐 수 있을 만큼 좁은 길이 나올 거라고 이야기했는데 막상 가보니 그렇게 좁지 않았다. 아이들이 ‘어른 몇 명이 나란히 같이 갈 수 있는 거리'라며 항의했다.

알고 보니 거리 양쪽의 지붕이 맞닿아 고양이들이 뛰어넘어 다닐 수 있는 길이라 고양이 길이었다. 아이들은 정정 보고를 듣고 나서 그제야 고양이 포즈를 취해 주었다.



집에 오는 길에 지수가 멀미를 심하게 해서 휴게소에서 한참을 쉬었다. 지수가 주차장 한쪽에 쭈그리고 앉아 토하다가 도마뱀을 발견하고는 형을 불렀다.

"형아 여기 도마뱀!!!!"


윤수는 재빨리 잠자리채를 들고 와서 몇 번의 시도 끝에 도마뱀 잡기에 성공했다. 두 아이 모두 세상 다 가진 것처럼 행복한 표정. 트루아에서 내내 재미없다고 툴툴댔는데, 집에 가기 전에 신나는 일이 하나라도 생겨서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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