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여행/스페인, 포르투갈

바르셀로나 - 카사 바트요, 성가족대성당, 해변

커피대장 2023. 4. 15. 17:53

부활절  연휴 기간 바르셀로나에 다녀왔다. 저녁 비행기를 타고 이동하서 다음날 아침 일찍 일정을 시작했다.

카사 바트요에 Casa Batlló에 문 여는 시간에 맞춰 찾아갔다. 가우디가 사업가 바트요의 의뢰를 받아 1904년에 리모델링한 건물이다. 의뢰인은 가우디에게 완전한 자유를 허용했다고 한다. 그래서 만화 속으로 들어가는 것 같은 기분이 드는 재미있는 건물이 탄생했다.

건물을 둘러보고 가우디가 만화경에서 착안해 디자인한 계단을 따라 옥상으로 올라갔다.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날이었다. 옥상 카페에 앉아서 카사 바트요의 상징인 용무늬 지붕을 보며 커피를 마셨다. 아내와 아이들은 이내 스케치북을 꺼내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가우디의 영감을 잔뜩 받은 아이들은 용을 주제로 많은 작품을 남겼다.

 
 
가우디은 카사 바트요를 완성한 뒤 근처에 있는 밀라 가족의 집의 건축을 의뢰받았다. 밀라씨는 바트요씨와는 달리 건축 과정에 간섭을 많이 했고, 끝내는 결과물에 만족하지 않아 소송 전까지 벌였다고 한다. 가우디는 이후로 민간 건축물 작업은 하지 않고 성가족대성당의 건축에 집중하게 되었다.

카사 밀라에서는 파도와 다시마를 연상하게 하는 외관만 보고 내부 투어는 하지 않았다. 대신 건물 1층 레스토랑에서 점심을 먹었다. 레스토랑의 천장이 물결치는 것처럼 장식되어 있었다. 문어, 피자, 가스파초, 생선 요리를 먹었는데 다 맛있었다.
 
 

 
 
오후에는 바르셀로나의 하이라이트, 성가족대성당에 갔다. 120년이 넘게 공사 중인 성당. 3년 전에 출장으로 바르셀로나에 왔다가 들렀는데, 그때에 비해 공사가 많이 진척된 것 같지 않았다. 코로나 때문에 공사가 많이 지연되어서 완공 목표였던 2026년을 맞추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2026년은 가우디의 탄생 100주년이다.

몇 대에 이어서 건설해야 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를 시작한 가우디도, 그의 꿈을 이어받아 하루하루 쌓아 올리고 있는 후대의 건축가들도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성당 안에 들어가면 가우디의 의도대로 햇살이 들어오는 숲 속에 있는 느낌이 든다. 전 세계 어디에도 없는 아름다운 송당이다.
 
 

 
 
오늘 마지막 일정으로 바르셀로나 해변에 갔다. 해변에는 햇살을 즐기고 있는 시민들이 많았다. 도심에 이렇게 크고 깨끗한 해변이 있으니 바르셀로나 사람들은 좋겠다. 바다에 들어가기는 아직 차가워서 발만 담그고 모래놀이를 했다.

아이들이 다 놀았다고 할 때까지 실컷 놀게 하고 이른 저녁을 먹으러 갔다. 스페인에 오면 정어리 튀김을 꼭 먹어야 하는 지수를 위해서 해산물 레스토랑에 갔다. 그런데 이런, 오늘 정어리가 없다고 한다. 지수는 한바탕 울고 꼴뚜기 튀김과 오징어 튀김과 가리비 요리와 빠에야를 맛있게 먹었다.
 
 



 

 
 
호텔에서 TV를 보고 쉬다가 지수를 위해 야식을 먹으러 근처 타파스에 갔다. 저녁때는 문 밖에도 사람들이 있을 만큼 북적이던 곳이 한산했다. 지금은 다들 저녁을 먹고 있겠지. 어쩌다 보니 우리는 순서가 바뀌어 저녁을 먹은 뒤 타파스를 먹게 되었다.

정어리 튀김, 크로켓, 새우 요리, 고추 요리를 주문하고 아내와 와인을 한잔씩 마셨다. 카탈루냐 레드 와인이 있어서 마셔봤는데 별로였다. 지수는 말없이 정어리를 한 마리씩 입에 넣었다. 스페인 여행은 맛있는 음식이 많이서 항상 즐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