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4 - 캠브리지 당일치기 여행

런던 여행 중 당일치기로 캠브리지에 다녀왔다. 캠브리지와 옥스퍼드 중에서 고민하다가 캠브리지에서 살았던 회사 동료의 강력 권유로 캠브리지로 선택했다. 나중에 들어보니 그는 옥스퍼드에 가 본 적이 없었다.
 
캠브리지로 가는 열차는 킹스크로스 역에서 출발한다. 역에 조금 일찍 도착해 Platform 9 3/4 에서 사진을 찍었다. 플랫폼 간판 앞에는 관광객들이 줄을 서서 사진을 찍고 있었다. 바로 옆 해리포터 기념품 가게 직원이 사진이 예쁘게 찍히도록 목도리를 잡아준다. 그동안 또 다른 직원이 찍은 사진을 기념품 가게에서 판매하지만 내가 찍은 사진이 훨씬 더 잘 나왔다. 
 
캠브리지역에 도착하니 비가 많이 내렸다. 버스를 타고 시내 쇼핑몰에 가서 우산을 샀다. 마침 쇼핑몰에 크리스피 크림 도넛이 있어서 사먹었다. 파리에는 던킨 도넛도, 크리스피 크림 도넛도 없다. 여행 중에 도넛 가게를 만나면 꼭 들러야 한다. 찰스 왕의 대관식 기념 장식 앞에 앉아서 대관식 기념 도넛을 먹었다. 
 

 
 
 

 

캠브리지에 온 가장 큰 목적은 칼리지 투어다. 아이들이 유서 깊은 캠퍼스를 거닐며 대학 도시 특유의 학구열을 느껴보기를 바랬다. 입장권을 예약해 둔 킹스 칼리지에 먼저 갔다. 교내 정원을 돌아서 채플에 들어갔다.

 

1441년에 설립된 고딕 양식의 예배당이다. 우리가 들어갔을 때 예배당의 오르간 조율을 하고 있었다. 조율이 끝나면 테스트 연주를 하지 않을까 기대하며 기다려봤으나 30분이 넘도록 조율만 했다.

 

입장할 때 안내 직원이 아이들에게 워크북을 한 권씩 주었다. 예배당을 열심히 돌아봐야 풀 수 있는 퀴즈가 있었다. 덕분에 예배당 구석구석을 돌아볼 수 있었다. 

 

 

 

트리니티 칼리지, 퀸즈 칼리지, 세인트 존스 칼리지 등 가고 싶은 학교들을 미리 찾아두었는데  우리가 간 날은 모두 외부인에게 개방되지 않았다. 아마도 시험 기간인 것 같았다. 학교 정문에서 사진을 찍고 골목 산책을 하며 아쉬움을 달랬다.

 

캠브리지에는 역시 학생들이 많았다. 왓슨과 크릭이 DNA를 발견했다는 펍은 맥주를 마시는 학생들로 가득 찼다. 거리마다 연극 포스터와 스터디 멤버 모집 공지가 붙어 있는 것도 대학 도시 다웠다. 뉴턴의 사과나무와 영국에서 가장 오래된 서점이자 역사적인 출판물들을 많이 발간했다는 캠브리지대학 프레스 서점도 구경했다. 

 

 

 

 

캠브리지 여행을 추천해준 동료가 캠강에서 나룻배를 타는 펀팅 투어를 꼭 해보라고 이야기했다. 잠시 비가 그친 틈을 타서 서 펀팅 업체에 찾아갔다. 예약 없이 갔지만 비 오는 날이라  우리 가족 단독 투어를 대폭 할인을 받아서 할 수 있었다.

 

가이드가 강을 따라 나룻배(Punt)를 몰며 강변에 위치한 대학교의 역사와 특징에 대해 설명해주었다. 캠퍼스 안에 들어가지 못했지만 이렇게 강에서라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투어는 왕복 한 시간 가량 걸렸다. 우리가 배에서 내리자마자 다시 비가 쏟아졌다. 하루 종일 내리는 비가 야속했지만 그래도 잠시나마 그쳐 주어 다행이었다. 

 

 

 

 

마켓 스퀘어서 재래 시장 구경을 하고 나시고랭과 만두를 사 먹었다. 다음 일정은 캠브리지 박물관이었으나 아이들이 춥고 비가 오는 날씨에 오래 걸어서 피곤해했다. 그래서 포기하고 힐튼 호텔에 애프터눈티를 하러 갔다. 

 

예약 시간보다 훨씬 일찍 갔지만 금방 티 세트를 준비해주었다. 마침 찰스 왕의 대관식 기념으로 평소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에 팔고 있었다. 거기다 아이들은 50% 할인받았다. 

 

런던으로 돌아가는 기차 시간이 될 때까지 3시간 가까이 호텔에 앉아 있었다. 책을 읽고 그림을 그리면서 푹 쉬었다. 커피와 차를 리필해 가며 열심히 먹었지만 결국 다 먹지 못했다. 남은 케이크는 포장해 와서 호텔에서 야식으로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