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여행/영국

런던 1 - 내셔널 갤러리, 코벤트 가든, 웨스트민스터

커피대장 2023. 6. 22. 20:20

 

파리북역에서 유로스타를 타고 두 시간 만에 런던에 도착했다. 호텔에 짐을 풀고 제일 먼저 서점에 갔다. 한국에 살았다면 거들떠보지도 않을 영어책들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한참을 구경하고 각자 마음에 드는 책을 한 권씩 샀다. 

책 구경을 하다가 시간을 너무 많이 보내서 예약 시간을 지나서야 내셔널 갤러리에 갔다. 다행이 입장이 가능했다. 반고흐, 세잔, 쇠라, 터너, 카라바조...... 미술에 별로 관심이 없는 사람도 한 번쯤은 봤을만한 유명한 그림들이 잔뜩 걸려 있었다.

프랑스에 살면서 처음에는 미술관에 가면 아이들에게 그림을 보게 하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재미가 없는 것을 억지로 보여준들 무슨 의미가 있을까? 우리 세대는 초등학교 때 대부분 피아노 학원에 억지로 다녔고, 그래서 모두가 피아노를 싫어하는 세대가 탄생했다. 

그래서 마음을 바꿨다. 요즘은 보고 싶으면 보고 아니면 그만이다. 이제 아이들은 각자 관심 있는 것만 보고, 엄마 아빠가 그림을 보는 동안 벤치에 앉아서 낙서를 한다. 대신 아이들이 너무 지루하지 않도록 2시간 내로 관람을 끝낸다. 


아이들의 인내심에 한계가 올때쯤 트라팔가 광장으로 나왔다. 광장 한편에서 연주를 하는 락 밴드의 음악을 들으며 사자상과 분수를 구경했다. 

 

 

 

 

 

이른 저녁을 먹으러 코벤트 가든으로 이동했다. 걸어 갈 수도 있는 거리지만 런던에 왔으니 2층 버스를 탔다. 아이들은 버스에 타자마자 2층으로 올라갔다. 빨간 버스를 타고 유니언잭이 잔뜩 걸려 있는 거리를 지나가니 비로소 런던에 온 것 같았다. 

코벤트 가든에는 거리의 예술가들이 많았다. 5분 동안 뜸을 들인 후 10초간 묘기를 선보이는 곡예사, 초대형 링을 타고 음악에 맞춰 회전을 하는 행위예술가, 아이들은 그중에서 관광객들을 배우로 섭외하여 즉석 연극을 만드는 사람을 가장 좋아했다. 

 

 

저녁을 먹고 템즈 강변 산책을 했다. 골든 주빌리 브릿지를 건너서 런던 아이 쪽으로 갔다. 때마침 맞은편 웨스트민스터 궁전과 빅 벤에 조명이 들어왔다. 웨스트민스터 다리를 건너 다시 템즈 강의 서안으로 돌아와서 조금 더 걷다가 호텔로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