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여행 마지막 날. 아침 일찍 런던탑 Tower of London에 갔다. 정복자 윌리엄 왕에 의해 세워진 런던탑은 천년 가까이 자리를 지켜왔다.
런던탑을 둘러보면 요새, 왕실 거주지, 보물 보관소, 무기고, 감옥, 동물원 등 다양한 기능으로 사용되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아이들은 성을 지켰던 무기들을 시험해 볼 수 있는 화이트 타워와 많은 왕족들이 살해된 블러디 타워, 그리고 감옥에 관심이 많았다.
런던탑에서 가장 유명한 곳은 왕실의 보물을 볼 수 있는 크라운 주얼스 Crown Jewels다. 찰스왕의 대관식을 앞두고 있어서 선왕들이 쓰던 왕관, 군주의 봉 등 보물들에 관심이 갔다.
런던탑 바로 앞에는 템즈 강을 건너는 타워브릿지가 있다. 런던 하면 누구나 떠올리는 랜드마크다. 다리 양쪽의 고딕 양식 탑 때문에 중세 시대의 건축물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1894년에 완공되었다고 한다. 타워브리지는 대형 선박이 지나갈 때 다리가 열리는 도개교다. 강변 카페에서 샌드위치를 사서 점심으로 먹으며 기다려봤지만 다리가 열리는 장면은 볼 수 없었다.
우버보트를 타고 그리니치로 이동했다. 지하철을 타는 것보다 훨씬 빨리 도착했다. 가격이 비쌌지만 템즈강 유람선 한 번 타는 걸로 생각하면 나쁜 가격이 아니었다.
그리니치 마켓을 구경하고 천문대에 갔다. 1675년 왕실 천문대로 설립된 그리니치 천문대는 경도의 기준인 본초자오선이 지나는 곳이다. 천문대의 박물관에는 중세 시대부터 사용했던 관측 기구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천문대를 둘러보고 그리니치 공원에 갔다. 런던 시민들과 관광객이 섞여서 일요일 오후를 보내고 있었다. 우리도 공원에서 축구를 하고 책을 읽으면서 남은 시간을 보냈다.
세인트 판크라스역을 출발한 유로스타는 2시간만에 파리북역에 도착했다. 브렉시트 때문에 입출국 수속이 생겨서 전보다 시간이 더 걸리기는 하지만 그래도 집을 출발해서 4시간이면 런던에 도착할 수 있다. 노르망디 여행을 할 때 날씨가 좋으면 영국 땅이 눈에 보이기도 한다.
그런데도 이상하게 영국은 멀게 느껴진다. 프랑스에서 만나는 유럽 사람들에게서, 또 유럽 역사와 문화에 관한 책에서 두 나라의 차이를 너무 많이 들어서일까? 한국에서 거주하는 프랑스 사람은 일본을 멀게 느낄까? 한국에서 혹시 만나게 된다면 물어봐야겠다.
어디선가 영국 사람이 했던 이야기가 떠올랐다.
"프랑스 사람들은 디저트를 먹기 전에 치즈를 먹어요. 우리는 디저트를 먹고 나서 치즈를 먹고요. 이건 정말이지 근본적인 차이예요. 이런 근본적인 차이가 얼마나 많은지 당신은 모를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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