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와 근교/여행

파리 근교 몽모헝시 숲 - Forêt de Montmorency

커피대장 2023. 10. 3. 15:37

일요일. 점심을 먹고 귀찮다는 아이들을 억지로 차에 태워서 집에서 30분 거리에 있는 몽모헝시 숲 Forêt de Montmorency에 갔다. 

 

날씨가 좋아 나들이 온 사람들이 많았다. 중세 시대에 지어진 작은 성, Château De La Chasse 앞 잔디밭에는 피크닉을 나온 사람들이 모여 앉아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성을 지나 숲으로 들어갔다. 나무 사이로 바스럭거리는 소리가 자꾸 나서 긴장했는데, 알고 보니 밤이 떨어지는 소리였다. 밤 껍데기를 까보니 동글동글 작고 귀여운 알밤이 들어있었다.

 

아이들에게 발로 밤송이를 까는 방법을 알려주었다. 아이들은 숲을 돌아 다니며 정신없이 밤을 주웠다. 제일 크고 잘 생긴 밤 몇 개를 골라 가방에 넣고 나머지는 다시 숲에 던져놓았다. 야생 동물이 있을 것 같은 숲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함부로  가져가면 안 된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다. 

 

산책로에서 조금만 숲 안쪽으로 들어가면 버섯도 많이 보였다. 야채 가게에서 본 버섯들도 눈에 띄었다. 하지만 정말 그 버섯인지 확신은 없다. 회사 동료 중에 가을이 되면 숲으로 버섯을 따러 다니는 사람들이 있다. 언제 한번 따라가봐야겠다

 

 

산책로 중간 큰 나무 아래에서 간식으로 싸 온 빵을 먹었다. 

 

"체리 나무가 이렇게 클 수가 있나?"

"아빠. 체리가 없는데?"

"아빠. chéri는 먹는 체리가 아니라 mon chéri (my dear) 할 때 세리잖아. 그러니까 이건 달링 트리 같은 거네. 먹는 체리는 'cerise'야. "

 

부끄러워라. 그래서 아빠가 요즘 프랑스어 공부 다시 열심히 하고 있다.

 

마른나무를 모아서 오두막을 만들고, 블랙베리를 찧어서 만든 천연물감으로 나무에 색칠을 했다. 나비와 잠자리를 잡고 낙엽을 던지고, 오후 내내 숲에서 즐겁게 놀았다. 

 

집에서 30분만 나와도 이렇게 좋은 숲이 있는데, 추워지기 전에 주말마다 열심히 다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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