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지베르니에 갔다가 기념품샵에서 '지베르니의 사계절' 사진책을 본 아내가 말했다.
"여기 매 계절마다 왔어야 했는데!"
사진 속 지베르니는 계절마다 다른 모습이었다. 봄에는 튤립이 피고 등나무 꽃이 일본식 다리 주변을 덮는다. 여름에는 가장 많은 꽃이 피어서 화려하고, 가을에는 정원이 금빛과 붉은색으로 물든다. 겨울에는 잠들어 있는 듯한 연못 위로 눈이 덮여 있었다.
그래서 가을의 지베르니를 다시 찾아갔다. 모네의 집을 덮은 담쟁이 덩굴은 붉게 변했고, 연못 주변의 나무에도 단풍이 들었다. 정원에는 여름에 왔을 때 피어있던 꽃들은 모두 지고, 대신 보라색 꽃들이 많이 피어 있었다. 가을 꽃은 여름 꽃보다는 작고 수수했지만 단풍과 잘 어울렸다.
정원을 나와 바로 옆에 있는 지베르니 인상주의 미술관 Musée des Impressionnismes Giverny 에 갔다. 인상주의 미술관인데 인상주의 그림은 모네 그람 딱 하나 뿐이었다. 알고보니 이 미술관은 상설전시가 없고, 기획 전시만 하는 곳이었다. 일본 작가가 모네의 작품에 영감을 받아 만든 수련 시리즈를 전시하고 있었는데, 재미있었지만 우리가 원했던 그림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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