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여행/이탈리아

제노바 Genova 2

커피대장 2023. 11. 19. 20:12

친퀘테레에 다녀와서 숙소에서 쉬다가 저녁을 먹으러 나갈 계획이었다. 하지만 아이들이 너무 피곤해해서 피자를 테이크아웃 해와서 먹기로 했다. 숙소 근처에 평점 좋은 테이크아웃 피자 전문점이 있었다. 
 
피자 가게 안에는 주문한 피자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 대부분 퇴근길에 들린 동네 사람들로 보였다. 그렇다면 맛집이 분명하다. 
 
"30분 넘게 걸릴 것 같은데 괜찮겠어요?"
"그럼요!"
 
덕분에 30분 동안 동네 구경을 했다. 골목길 바에는 저녁을 먹기 전에 가볍게 맥 주 한 잔 마시는 사람들이 가득 차 있었고, 파스타나 햄을 파는 식료품점에는 저녁거리를 사려는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다. 대성당 앞 계단에는 사람들이 삼삼오오 앉아 테이크아웃한 포카치아나 피자를 먹고 있었다. 
 
오래 기다린 피자는 이탈리아 기준에서도 매우 맛있는 피자였다. 이렇게 맛있는 피자가 한 판에 10유로도 하지 않으니 제노바 사람들은 행복하겠다. 
 
 


 
 
제노바에서 마지막 날. 오전에는 구시가지를 다시 돌아봤다. 의식처럼 에스프레소 바에 들러서 커피를 마시고 골목길을 정처 없이 돌아다녔다. 
 
제노바는 바질페스토의 고향이다. 그래서 페스토 전문점이 많이 보였다. 페스토 소스를 파는 가게, 페스트 소스가 들어간 요리를 파는 가게는 물론 페스토 소스를 만드는 도구를 판매하는 가게도 있었다. 페스토용 절구 가게의 쇼윈도에서는 전동 절구가 바질, 치즈, 올리브 오일을 열심히 빻고 있었다.  
 
페라리 광장에 있는 Chiesa del Gesù 교회에 들렀다. 단정한 외관과 달리 교회 내부는 화려한 프레스코화로 가득 차있었다. 마침 오르간 연주자와 소프라노가 예배 때 부를 성가를 연습하고 있어서 음악 감상도 했다. 
 
 

 
 

 
 
가리발디 거리에는 제노바 공화국 시절에 세워진 궁전들이 있다. 그중에 Palazzo Rosso, Palazzo Bianco, Pallazzo Doria-Tursi를 묶어서 스트라바 누오바 박물관 Muesi Di Strada Nuova라고 부른다. 
 
세 궁전을 모두 방문한다고 하면 아이들이 기겁을 한터라 한 곳만 가기로 했다. 세 궁전 준 가장 대표적인 곳은 Palazzo Rosso이다. 건물 외관을 빨간색 벽돌로 장식해서 빨간 Rosso 궁전으로 부른다. 
 
궁전 내부는 미술관으로 프레스코화와 중세 미술 작품, 근대 작품까지 전시되어 있었다. 궁전의 3층에는 20세기에 이탈리아에서 가장 유명했던 건축가인 Franco Albini가 디자인한 아름다운 아파트가 있다. 아파트 창 밖으로 보이는 제노바 풍경도 좋았다. 
 
 

 
 
궁전에서 나와 해산물 전문 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다. 생선 구이와 새우구이, 새우 타르타르를 먹었다. 후식으로 이탈리아 디저트를 먹기 위해 조금 부족하게 주문했다. 
 
후식으로는 근처 카페에서 젤라토와 티라미수를 먹었다. 제노바에서 먹은 것 중 가장 맛있는 젤라토와 가장 맛있는 티라미수였다. 카페에서 크루즈를 타고 지중해 여행을 하고 있는 한국인 관광객들을 만났다. 배에 수영장이 있다는 말을 듣고 어린이들이 부러워했다. 
 
"아빠 나도 크루즈 타보고 싶어."
 
그래. 언젠가는 타보자. 
 
 


 
 
오후에는 제노바 아쿠아리움에 갔다. 이탈리아에서는 가장 큰 규모의 아쿠아리움이라고 한다. 1992년 제노바 엑스포 때 만든 아쿠아리움에 1998년에 100m 길이의 퇴역 컨테이너선을 붙여서 확장을 했다. 컨테이너선의 데크는 제노바 항구가 한눈에 들어오는 전망대가 되었다. 
 
팔라조 로소에서는 수박 겉핥기식으로 가능한 빠른 속도로 작품들을 넘겨보던 아이들이 아쿠아리움에서는 작은 물고기들도 빼놓지 않고 보고 넘어간다. 그리고 언제나 "아쿠아리움 너무 작았어."라는 불만을 "다음 여행 때 또 아쿠아리움 있는 도시로 가자"라고 달래며 나왔다. 
 
 

 

숙소에 돌아오는 길에 포카치아 가게에 들렀다. 제노바에서 마지막 식사로 페스토 파스타와 포카치아 사이에서 고민하다 포카치아를 선택했다. 가게 앞에서는 관광객들이 선 채로 포카치아를 하나씩 들고 행복한 표정을 지으며 먹고 있었다. 
 
각자 저녁으로 먹을 포카치아를 하나씩 골랐다. 토마토소스, 감자 토핑, 치즈 토핑 종류별로 사서 나눠먹었다. 다음 도시 피렌체에서 포카치아를 먹어보고 제노바에서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먹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피렌체의 포카치아는 제노바의 맛에 한참 못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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