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투썽 Toussaint 방학 기간에 이탈리아 제노바 - 피사 - 피렌체 여행을 다녀왔다.
제노바 (영어로는 제노아 Genoa)는 이탈리아의 주요 항구 도시이며 크리스토프 콜럼버스의 고향이기도 하다. 제노바 공화국은 중세 시대에 베네치아와 함께 지중해를 장악했던 강력한 해상공화국이었으나, 1797년 나폴레옹의 이탈리아 점령 때 멸망했다. 지금도 제노아의 거리에는 옛 제노바 공화국의 깃발이 많이 걸려 있다.
제네바에 도착해 숙소에 짐을 내려 놓고 바로 근처 카페에 갔다. 아내와 커피 바에 선 채로 에스프레소를 한 잔씩 마셨다. 진한 커피 향이 혈관을 따라 온몸으로 퍼지는 느낌이다. 이런 좋은 커피가 단 돈 1.3유로다.
다음으로 젤라토 가게를 찾았다. 작은 컵에 두 가지 맛을 골라서 담는다. 나는 피스타치오 맛과 주인 아주머니가 추천해 주는 맛을 선택했다. 쫀득한 질감에 원재료의 향이 듬뿍 느껴지는 젤라토는 이탈리아에서만 먹을 수 있다.
가장 시급한 두 가지 과제 - 에스프레소와 젤라토 - 를 마치고 이제 본격적으로 제노바 구경에 나섰다.구시가지의 골목, 광장, 시장, 교회들을 찾아다녔다. 거리에서 오랜 역사를 지닌 도시의 분위기가 느껴졌다. 나폴리나 마르세유와 비슷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
구시가지의 중심에는 가리발디 거리 Via Garibaldi가 있다. 미로처럼 복잡하게 얽혀 있는 다른 골목과 달리 가리발디 거리는 동서로 곧게 뻗어있다. 거리 양쪽에는 제노바 공화국 시절의 멋진 궁전들이 자리 잡고 있다. 페라리 광장 Piazza De Ferrari광장과 광장에서 이어진 아케이드 거리 XXV Aprile도 걸었다.
구시가지를 돌아본 뒤 버스를 타고 근처 해수욕장에 갔다. 해가 질 때까지 해변에서 아이들을 놀릴 계획이었는데, 파도가 어른 키만큼 높았다. 이탈리아 여행은 바다에 놀러 가는 것으로 생각하는 아이들은 크게 실망했다. 해변 산책로를 걷고 작은 항구의 방파제 안쪽에 그나마 파도가 약한 곳을 찾아 모래 놀이를 했다.
해 질 무렵에 맞춰 카스텔레토 거리 Spianata Castelletto 에 갔다. 포르텔로 광장에서 무료 엘리베이터를 타면 언덕 위 거리고 바로 올라갈 수 있다. 거리에서 제노바 시가지와 항구를 한눈에 볼 수 있었다.
에어비엔비 주인이 추천해준 동네 맛집을 찾아다니며 숙소에서 먹을 음식을 샀다. 식료품 가게에서 이탈리아 햄 프로슈토 Prosciutto와 치즈를 샀다. 맛있는 햄을 추천해 달라고 하니 "클라시코 (클래식)"한 것들을 몇 가지 잘라주셨다. 치즈도, 올리브도 클라시코 한 것으로 샀다. 우리 뒤에서 순서를 기다리던 동네 아주머니가 우리의 클라시코 한 선택에 흐뭇해하셨다.
제노바가 위치한 리구리아 지역은 포카치아 Focaccia의 고향이다. 그래서 포카치아 전문 빵집 포카체리아가 골목마다 있었다. 역시 에어비엔비 주인 추천 포카체리아에서 다음 날 아침으로 먹을 포카치아 Focaccia 를 샀다. 이 포카치아 너무 맛있어서 제노바에 머무는 내내 아침으로, 간식으로 포카치아를 먹었다.
다시 식당에 가니 골목 사이 작은 광장의 테라스에 테이블 준비가 되어 있었다. 파리는 이제 야외에서 저녁을 먹기에는 너무 추워졌지만, 이탈리아는 선선하고 좋았다. 라구리아 화이트 와인을 마시면서 읽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메뉴를 천천히 감상했다.
전식으로 버섯 튀김을 주문하고 본식으로는 해산물 파스타와 생선 요리를 시켰다. 가을 제철 버섯은 진한 향과 깊은 맛이 가득했다. 생선 요리도 맛있었고, 생면으로 만든 스파게티는 말이 필요 없었다. 한 그릇을 시켜서 나눠주었는데 어린이들이 순식간에 해치우고는 1인 1그릇 주지 않았다고 불평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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