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리옹, 알프스, 부르고뉴

샤모니 Chamonix - Parc de Merlet 동물원, 샤모니 시내

커피대장 2024. 7. 23. 22:17

샤모니에 머무는 동안 Planpraz 케이블카 출발지 근처의 에어비엔비에서 숙박을 했다. 도심에서 조금 떨어져 있어서 조용했다. 테라스에서 찍은 사진을 보고 예약했는데, 실제 테라스에서 보는 알프스 전망은 사진보다 훨씬 아름다웠다.

 

트레킹을 하지 않을 때는 테라스에서 시간을 많이 보냈다. 아침에 일어나면 커피를 들고나가 산을 보고 새소리를 들었다. 아이들이 일어나면 아침도 테라스에서 먹었다. 트레킹을 하고 돌아와서 씻고 나면 아이들이 피곤해서 다시 나가고 싶어 하지 않았다. 그래서 저녁에도 외식을 하지 않고 숙소에서 해 먹었다.  

 

 

 

 

 

숙소에서 10분 정도 걸어 내려가면 샤모니 중심지였다. 샤모니는 스키와 트레킹의 베이스 캠프로 주로 방문을 하지만, 도시 자체도 매력이 있었다. 샤모니가 관광지로 본격적으로 개발된 18세기에 지어진 아름다운 건물들과 교회가 배경의 알프스 산맥과 어우러져 독특한 풍경을 만들어낸다. "알프스의 파리"라는 별명은 물가가 비싸서 붙여진 것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아름답기 때문이기도 했을 것이다. 

 

산악 도시의 분위기도 도시의 매력 중 하나다. 낮에는 조용했던 도시에 저녁이 되면 트레킹을 마친 사람들이 몰려나온다. 오밀조밀 모여있는 스포츠 상점에서 등산화나 하이킹 장비를 사고, 패러글라이딩 체험이나 투어를 예약하고, 맥주나 식전주를 마시며 시간을 보내다가 퐁듀나 하끌렛을 먹으러 레스토랑에 간다. 

 

 

 

 

 

 

 

 

 

 

 



 

 

 

 

 

 

샤모니에서 마지막 날. 밤새 내린 비가 그치지 않았지만 계획했던 대로 메흘레 공원 Parc de Merlet에 갔다. 메흘레 공원은 알프스 지역에 서식하는 동물들이 살고 있는 동물 공원이다. 21헥타르 면적의 초원에 동물들이 자유롭게 돌아다니고, 관람객들은 산책로를 따라 걸으며 동물들을 관찰한다. 

 

동물들이 가능한 자연에 가까운 환경에서 서식할 수 있도록 울타리를 제거한 대신, 관람객들은 동물들과 항상 10m 이상 거리를 두도록 주의를 받는다. 10m 간격 유지가 생각보다 쉽지 않은게, 동물들이 스스럼없이 산책로로 내려와서 걸어 다녔다. 

 

1시간 가량 아름다운 숲길을 걸으며 아이벡스와 사슴을 많이 봤다. 하지만 기대했던 마모트는 만나지 못했다. 미리 다녀온 친구가 마모트가 많이 나오는 지역을 알려준 덕분에 녀석들이 서식하는 땅굴을 찾았지만, 비가 와서인지 마모트들이 굴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오후에는 샤모니 시내에 있는 박물관 두 곳을 방문했다. 크리스탈 박물관 Musée des Cristaux - Espace Tairraz 에는 전 세계에서 채굴된 크리스탈과 광물들을 볼 수 있었다. 색상도 형태도 다양해서  우리 집 광물 수집가 어린이들은 감탄을 하며 재미있게 봤다. 

 

크리스탈이 만들어지는 과정과, 알프스 산맥에서 크리스탈을 탐사하고 채취하는 과정을 설명하는 자료도 있었다. 절벽에 매달려 작업을 하는 사진은 보기만 해도 아찔했다. 

 

 

문화유산 박물관 Maison de la Mémoire et du Patrimoine 에서는 샤모니 동계올림픽 100주년을 기념하는 전시회가 열렸다. 1924년 7월 샤모니에서 제1회 동계올림픽이 열렸다. 동계 올림픽 준비 과정, 경기장, 참가국, 포스터, 사진, 메달리스트 소개 등 다양한 자료가 전시되어 있었다.  

 

샤모니 동계 올림픽에는 크로스 컨트리, 아이스하키, 피겨 스케이팅, 스피드 스케이팅, 스키 점프, 봅슬레이 등 다양한 종목이 열렸다. 영상실에서는 당시 경기 모습을 촬영한 자료에 어린이들의 중계를 입혀서 상영하고 있었다. 

 

"아이고 저 선수는 두 다리가 모두 부러졌습니다. 우승은 캐나다에게 돌아갔고요"

 

지루할 수도 있었을 100년 전 무성 영상을 어린이들의 재치 있는 코멘트를 추가해서 재미있는 영상으로 만들었다. 


박물관에서 나오니 비가 그쳤다. 마지막으로 샤모니 시내를 한번 더 둘러보고 안시로 출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