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큰아들은 축구를 하러 학교에 간다. 점심시간에 축구를 하고, 방과 후 과정에서 축구를 하고, 주말에는 공원에 가서 친구들과 함께 축구를 한다. 축구 경기를 보는 것도 좋아해서, 챔피언스 리그 경기가 열리는 주에는 경기 결과와 하이라이트를 열심히 찾아본다.
나도 축구 보는 것을 좋아해서 서너 달에 한 번 정도 PSG 스타디움에 경기를 보러 간다. 자주 가면 좋겠지만 티켓 가격이 부담스럽고, 경기가 보통 일요일 밤에 열려서 다음 날 아이의 학교 생활에 지장이 있을까 걱정이 된다. 그래서 금요일이나 토요일에 경기가 있을 때에만 경기를 보러 간다. PSG는 프랑스 리그에서는 거의 패배하지 않는 최강 팀이고, 요즘 이강인 선수가 활약하고 있어서 항상 재미있게 경기를 보고 있다.
얼마 전에는 친구가 아들과 함께 파리로 여행을 왔다. 그 집 아들도 축구에 푹 빠져 있어서, 파리, 마드리드, 바르셀로나의 스타디움 투어가 이번 여행의 목적이라고 했다. 마침 우리도 PSG 스타디움 투어를 해본 적이 없어서 함께 다녀왔다. 어린이들은 구단 박물관, 라커룸, VIP실, 그라운드를 둘러보며 신나게 구경을 한 뒤 물었다.
“우리 축구 하러 갈 수 있어요?”
결국, 큰돈을 들여 파리까지 온 친구는 동네 운동장에서 아이들이 페널티킥 연습을 하는 모습을 보며 즐거운 하루를 보냈다. 그래도 아이와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취미가 있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부모 선배들은 하나같이 아이가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어 할 때 최대한 그 기회를 놓치지 말라고 충고한다. 그런 시기는 생각보다 금방 지나가버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빠는 오늘도 PSG 티켓 재판매 사이트에 들어가서 혹시 저렴한 표가 나왔는지 확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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