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베르뉴 지방에는 만년 전 화산활동이 있었다. 그때 만들어진 80여개의 오름(Puy)들을 묶어서 Chaine de Puys라고 부른다. 그 중에서 대표적인 오름인 Puy-de-Dôme이 스키장 근처에 있어서 하루 시간을 내서 가봤다.
걸어서 올라가는 것이 주변 경관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방법이겠지만, 우리는 정상까지 올라가는 기차 Panoramique de Domes을 탔다. 기차가 오름을 돌면서 올라가기 때문에 파노라마 전망을 감상할 수 있었다.
노을을 감상하려고 일몰시간에 맞춰서 4시 반쯤 도착했는데 겨울비수기라 열차 운행을 5시까지밖에 하지 않았다. 마지막 기차를 타고 올라가서 정상 전망대에 잠깐 들렸다가 마지막 기차를 타고 내려왔다. 그래도 보고 싶었던 노을은 볼 수 있었다.
오베르뉴는 치즈 생산지로도 유명하다. 엄격한 품질 관리를 하는 원산지 통제 AOP(Appellation d'Origine Protégée) 치즈가 이 곳에서만 5종류 생산된다. Puy-de-Dôme 가는 길에 치즈길 Routes des Fromages를 지나갔다. 깨끗한 공기, 맑은 물, 넓은 초원, 좋은 치즈가 나올 수밖에 없는 환경이었다.
오베르뉴 대표 치즈 산지인 Sainte-Nectaire에 있는 치즈가게에 들러 지역에서 생산된 치즈를 샀다. Sainte-Nectaire치즈는 같은 이름의 마을에서 생산되는 비가열 압착 치즈다. 회색 곰팡이가 만든 딱딱한 표면안에 부드러운 치즈가 들어 있다.
껍질을 같이 먹을지 먹지 않을지는 개인 취향이다. 프랑스 사람들에게 치즈 껍질을 먹는지 물어보면 열띤 토론을 시작한다. 치즈의 제조 방법은 기본이고 치즈의 역사, 생물학, 화학까지 등장한다. 나는 둘 다 맛있다.
Blue D’auverge는 블루 치즈 중에는 특유의 곰팡이 향이 약한 편이었다. 블루 치즈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향이 부족한 치즈지만, 블루 치즈를 먹고 싶기는 한데 향이 부담스러운 사람에게는 딱 맞는 치즈다. 수프나 샐러드에 넣어서 먹으면 더 좋을 것 같았다.
집에 오는 길에는 클레르몽페랑에 들렸다. 검은색 화산암으로 지어진 클레르몽페랑 성당은 멀리서도 눈에 확 띄었다. 안개가 자욱한 날이라 두개의 첨탑은 안개속에 희미하게 보였다. 성당 앞 거리의 집들도 검은색 돌로 지은 집이 많아 음산한 분위기였다.
성당 앞에서 열린 크리스마스 마켓을 구경하고, 유네스코 문화유산에 등재된 로마네스크 양식의 교회와 클레르몽페랑에서 창업한 타이어 회사 미셰린이 운영하는 미셰린 박물관도 갈 계획이었으나 이 날 몸이 많이 안 좋았다. 그래서 그냥 파리로 돌아왔다.
여행도 건강해야 다닐 수 있다는 것을 몸소 느꼈다. 아파서 여행을 못 다닌다고 생각하니 아찔했다. 정말로 운동 열심히 하고 몸 관리 잘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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