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여행

2022 알프스 스키 여행 Domaine les sybelles

커피대장 2023. 1. 2. 15:25

프랑스에서 맞는 세 번째 겨울. 이번에도 스키 여행을 떠났다. 프랑스에서는 겨울 방학이 12월에 크리스마스 방학 2주, 2월에 겨울 방학 2주가 있다. 보통 스키 여행은 보통 2월 방학에 간다. 이때가 12월보다 눈이 많고 날씨도 더 좋기 때문에 스키 타기에는 훨씬 좋다. 하지만 그만큼 숙박비도 강습료도 비싸다. 그래서 우리는 12월에 스키를 타러 갔다.

우리가 간 스키장은 Domaine les sybelles로 프랑스에서 4번째로 큰 중간 정도 규모의 스키장이다. 가장 높은 곳의 해발고도가 2620미터에 슬로프가 136개나 있는데도 빅 3에 끼지 못한다. Domaine les sybelles에는 6개의 스키 리조트가 연결되어 있는데, 우리는 그중에서 La Toussuire에 갔다.

 

 



Lagrange Vacances 체인의 Les Hautes de Comborciere에서 숙박했다. 2년 전에 여기서 숙박을 했는데 만족해서 다른 고민 없이 이번에도 예약했다. 스키장 슬로프에 연결되어 있는 것이 이곳의 가장 큰 장점이다. 스키장의 리조트들이 대부분 무료 셔틀버스로 연결되어 있지만 내 스키에 아이들 스키에 아이들까지 챙겨서 다니려면 보통 일이 아니다.

리조트 안에 수영장이 있고 로비에는 당구대, 보드게임이 있어서 해가 진 후에 심심하면 가서 놀았다. 마트가 있는 스키장 베이스까지 걸어갈 수 있는 거리인 것도 장점이다. 하루에 한 끼는 외식을 하고 한 끼는 집에서 미리 준비해온 재료와 마트에서 사 온 재료로 해 먹었다.





아내와 아이들은 스키 강습을 하루에 1시간씩 받았다. 아내와 둘째는 같이 2:1 스키 강습을 받고, 스노보드를 타는 첫째는 1:1 강습을 받았다. 강사들이 영어를 잘하고 친절했다. 하루에 1시간 강습을 받는데도 매일 실력이 느는 것이 눈에 보였다. 스키팀은 패럴렐턴 직전까지 완성했고, 윤수는 토사이드와 힐사이드 모두 턴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어린이들은 강습이 끝나고 인증서와 배지를 받았다.

나는 가족들이 강습을 받는 동안 혼자 정상에 올라갔다. 스키 패스를 구입하면 6개의 리조트의 모든 리프트를 탑승할 수 있다. 이산 저산 옮겨 다니면서 신나게 탔다. 상급 코스에는 슬로프를 벗어나서 타는 사람들이 많았다. 허리 높이까지 쌓여있는 자연설의 유혹을 벗어나기는 쉽지 않다. 슬로프에서 타는 것만큼 속도는 나지 않지만 눈이 뽀드득뽀드득 밟히는 소리가 정말 좋았다.


스키 선생님과

 



자유시간

 

 




아이들이 산 위로 올라가보고 싶어 해서 한 명씩 데리고 올라갔다. 스키장 어디에서나 인근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인 Les Aiguilles d'Arves가 보인다. 해발고도 3514m로 알프스에서 132번째로 높은 곳이다. 처음에는 산 이름을 몰라서 세뾰족이라고 불렀는데, 윤수가 보드 선생님한테 산 이름을 배워와서 알려주었다. tête-de-chat 고양이 머리. 그러고 보니 정말 비슷하다. 이름을 들은 후부터 볼 때마다 고양이 머리가 떠올랐다.

4일째는 두 아이 모두 그럭저럭 중급 코스로 내려올 수 있게 되어서 같이 데리고 다녔다. 아이들을 데리고 타면 슬로프를 제대로 즐길 수 없지만 그래도 행복했다.


고양이 머리 산



보드 타는 윤수



스키 타는 지수



윤수 지수 같이

 


5일 차에는 아내도 중급 코스를 같이 탈 수 있게 되었다. 스피드를 즐기는 지수가 제일 앞서 가고 나는 지수를 쫓아갔다. 많이 넘어지는 윤수가 그다음, 마지막으로 안전제일 스키어 아내가 내려왔다.

마지막 날에는 비가 왔다. 강사들이 스키 시즌에 비가 온 것은 처음이라고 슬퍼했다. 하지만 그냥 슬퍼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비가 와도 스키는 탈 수 있다.

"스키 타기 정말 좋은 날씨네요!"
"오늘 그래도 슬로프 눈 상태는 참 좋네요"

강사들과 아침 인사를 하고 비를 맞으며 마지막 강습을 받았다. 강습이 끝나고 숙소에 돌아와서 비가 그치길 기다렸으나 그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점심을 먹고 다시 나갔다. 오늘이 마지막이라고 하니 아이들도 따라나섰다.

 

 




스키장에서 일주일은 정말이지 너무 빨리 지나간다. 아이들은 일주일 동안 매일 스키를 타고, 눈놀이를 하고, 수영을 하고, 또 스키를 타러 나갔다. 스키장에 갈 때마다 아이들이 1년 동안 많이 자랐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밖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을 만큼 튼튼해졌고 혼자 자기 장비를 챙길 수 있게 되었다. 저녁에는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것보다는 책을 읽고 영화를 보는 것을 거 좋아하게 되었다. 내년에는 또 얼마큼 자랄지 기대가 된다. 눈만 있으면 마냥 즐거운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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