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여행/스페인, 포르투갈

포르투갈 포르투 1

커피대장 2022. 12. 10. 04:27

스페인 비고에서 아침 기차를 타고 포르투에 도착했다. 호텔에 짐을 맡겨놓고 호텔 직원이 안내해준 코스대로 시내 구경을 하러 나갔다. 호텔 근처 광장에 항해왕 엔리케의 대형 동상이 있었다. 아이들에게 대항해시대에 포르투갈의 활약에 대해서 이야기해주었다.

포르투에서 가장 유명한 곳, 리베이라 광장에 갔다. 두오로 강을 따라 '포르투식' 건물들이 늘어서 있다. 루이스 1세 다리가 보이고 강 건너에는 포르토 와이너리가 모여있는 가이아 지역이 보인다. 1886년 개통한 루이스 1세 다리는 구스타프 에펠의 제자인 테오필레 세리그가 설계하였다. 2층 구조로 2층으로는 전철이 통행하고 1층으로는 자동차가 다닌다. 1층은 공사 중이라 보행자만 다닐 수 있었다. 다리를 건너서 맞은편 가이아 지역으로 갔다.

 



 



아이들이 점심으로 꽃게를 먹고 싶다고 해서 해산물 식당에 찾아갔다. 메뉴에 꽃게가 없어서 대신 바닷가재를 주문했다. 2.5kg짜리 대형 바닷가재였다. 외식을 3번은 할 수 있는 가격이었지만 파리에서는 너무 비싸서 엄두도 못 냈을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놀란 가슴을 달랬다. 그리고 맛있게 먹었다.

포르토는 포트 와인이 생산되는 곳이다. 포트 와인은 포르토를 흐르는 도루 강의 상류의 와이너리에서 만들어진다. 이곳에서 생산된 와인이 주요 소비국인 영국까지 손상되지 않고 운송되게 하기 위해 와인에 브랜디를 첨가해 발효를 멈춘 것이 포트 와인의 유래다. 포르투의 항구에서 선적을 했기 때문에 포르의 영국식 발음인 포트 Port로 불리게 되었다.

포도 재배지에서 생산된 와인은 포르토로 옮겨 숙성시킨다. 와인을 숙성하는 와이너리는 포르토의 가이아 지역에 모여 있다. 시음료를 내면 여러 가지 종류의 포르토 와인을 맛볼 수 있다. 우리는 식당 근처에 Adriano Ramos Pinto라는 이름의 와이너리에 찾아갔다. 여러 종류의 와인을 맛볼 주량이 되지 않아 한잔씩만 마셔봤다. 일반 와인보다 훨씬 달아서 알코올 도수가 높은데도 마시기 어렵지 않았다..

다음으로는 Porto Augusto's 와이너리에 투어 프로그램이 있다고 해서 찾아가 봤다. 마침 영어 투어를 시작해서 우리도 합류할 수 있었다. 와인 저장고를 돌면서 포트 와인의 역사, 제조 방법, 종류에 대해서 설명을 들었다. 와인을 담는 오크통의 여정에 대한 이야기가 가장 재미있었다. 오크통은 프랑스에서 수입하여 처음 5년간은 일반 와인을 보관한다. 그 후 30년간은 포르토 와인을 숙성하는 데 사용되며, 30년이 지난 오크통은 스코틀랜드의 위스키 업자들이 수입해간다. 위스키 통으로도 수명을 다하면 럼주를 담는데 쓰인다고 하니 대단하다.





 

 




루이스 1세 다리의 2층을 건너서 호텔로 돌아가기로 했다. 언덕 위까지 올라가는 케이블카가 있어서 편하게 올라갈 수 있었다. 다리의 2층에서는 도루 강 북쪽의 구시가지와 남쪽의 가이아 지역까지 모두 한눈에 담을 수 있었다. 아내와 다리를 건너면서 유럽에서 본 도시 중 가장 예쁘다고 이야기했다.

포르투갈에 왔으면 에그타르트를 먹어야 한다. 포르투갈어로는 나타 Nata라고 부른다. 호텔 직원이 제일 좋아하는 가게라고 추천해준 Castro에 갔다. 가게 문 밖으로 에그타르트 냄새가 흘러나왔다. 방금 구운 따끈따끈한 에그타르트는 입안에서 살살 녹았다. 그동안 포르투갈 에그타르트라고 먹어온 것과는 완전히 다른 음식이었다. 호텔 근처에 있어서 호텔에서 나올 때와 들어갈 때마다 들려서 사 먹었다.

 

 

 

 

 




호텔에 돌아와서 쉬다가 저녁 늦게 산책을 하러 나갔다. 대구살 크로켓 Pastel de Bacalhau를 파는 가게를 발견해서 사 먹어봤다. 어묵을 튀긴 것과 비슷한 맛이었고 안에는 치즈가 들어 있었다.

포르토에는 통조림을 판매하는 가게가 많았다. 제일 예쁜 가게에 들어갔다. 정어리 통조림이 주력상품이지만 그 외에도 문어, 연어, 참치 등 종류가 다양했다. 케이스가 예뻐서 선물용으로 좋을 것 같았다. 판매 직원에게 이렇게 예쁘고 비싼 (1개 가격이 10유로 가까이했다) 캔을 어떻게 따냐고 이야기하니 반대쪽을 조심스럽게 따서 먹고 캔은 장식용으로 쓰면 된다고 팁을 주었다.

 




점심에 꽃게를 못 먹었으니 저녁에 다시 해산물을 먹기로 했다. 숙소 근처에는 해산물 식당이 없어서 딜리버루로 시켜 먹었다. 평소 자주 먹던 브라운 크랩과 새우, 조개 등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만 주문했다. 메뉴에 거북손도 있길래 먹어봤다. 한국의 거북손과 똑같은 맛이었다. 힘들게 까고 나면 먹을 것은 별로 없는 것도 비슷했다.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러 나갔다가 호텔 근처 카페 앞에서 연주자들이 버스킹을 하는 것을 발견했다. 한 명은 기타를 연주하고 다른 한 명은 클라리넷을 연주했다. 포르토의 밤문화를 언제 또 느껴보겠나 싶어서 호텔에 가서 잘 준비가 끝난 아내와 아이들을 데리고 나와서 같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