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격리가 끝나자마자 2주 연속으로 출장을 다녀왔다. 아내에게 쉴 시간을 좀 줘야 할 것 같아서 주말에 혼자 아이들을 데리고 여행을 가기로 했다. 바다에 가려고 했으나 날씨가 좋지 않아 노르망디 Cerza 동물원으로 급하게 적지를 변경했다.
Cerza 동물원 안에는 숙박 시설 Cerza Safari Lodge가 있다. 숙소에서 동물원의 동물들을 관찰할 수 있고, 왈라비, 사슴, 토끼 같은 온순한 동물들은 숙소 마당에 풀어놓아서 오며 가며 보고 먹이도 줄 수 있다.
숙소가 동물원에 바로 붙어 있어서 숙박 기간 동안 언제든 출입할 수 있다. 짙눈개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였지만 눈이 잠시 그친 틈을 타서 동물원에 들어갔다. 날씨가 안 좋으니 손님이 없어서 조용하고 좋았다.
Cerza 동물원에는 동물원을 짧게 한 바퀴 도는 Red circuit과 크게 도는 Yellow circuit 두 개의 코스가 있었다. 날씨가 안좋아서 첫날은 Red circuit을 돌았다. 초식동물들은 숲에 방사가 되어 있고, 관람객은 숲 사이로 난 산책길을 따라가며 동물을 본다. 동물이 너무 멀어서 잘 안 보이거나 찾기 힘든 경우도 많았지만 그래도 우리 안의 동물을 보는 것보다는 마음이 편했다.
저녁은 오두막에서 해먹으려고 삼분카레를 챙겨갔는데 아이들이 삼분요리는 맛없어서 안 먹는다고 선언을 했다. 그래서 동물원 식당에 가서 연어요리를 포장해왔다. 햇반, 즉석 된장국, 연어 반찬으로 엄마 없이 무사히 한 끼를 챙겼다. 저녁을 먹고 한 가방 챙겨 온 장난감을 가지고 놀다가 테라스에 나가서 별을 봤다. 프랑스에 온 이후로 가장 많은 별을 봤다.
다음 날. 아침식사는 바구니에 담아서 호텔 앞으로 배달되었다. 테라스에서 동물원을 보면서 먹으려고 했지만 너무 추워서 바로 방으로 들어왔다. 따듯한 봄에는 테라스에서 밥도 먹고 책도 읽고 하면 좋을 것 같다.
체크아웃을 하고 Yellow Circuit을 따라 동물원을 한바퀴 돌았다. 점심을 먹고 오후에는 호텔 놀이터에서 놀았다. 호텔에서 왈라비 먹이를 나눠줘서 왈라비를 한 마리 한 마리 쫓아다니며 먹이도 줬다. 먹이가 넘치는 환경에 사는 아이들이라 먹이를 받아먹는 녀석이 많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사파리 열차를 탔다. 사파리 열차는 들소, 얼룩말, 코뿔소, 기린처럼 넓은 공간이 필요한 동물들이 살고 있는 초원을 돌았다. 동물들을 소개하는 안내방송에서 동물원의 역할에 대해서도 꽤 진지하게 설명을 해서 재미있게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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