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여행/스웨덴, 노르웨이

스웨덴 겨울 여행 - 스톡홀름. 바사 박물관, 감라스탄

커피대장 2023. 4. 2. 15:41

1628년 8월 10일. 스웨덴 왕국의 사자왕 구스타브 2세가 건조한 왕실 전함 바사호가 첫 출항을 했다. 300여 명의 선원들은 부둣가에 모인 사람들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하지만 바사호는 해안에서 1km도 나가지 못하고 돌풍에 균형을 잃고 침몰했다. 축포를 쏘기 위해 열어둔 포문으로 물이 쏟아져 들어온 것이 직접적인 원인이었다. 
 
1956년 아마추어 고고학자 안데르 프란센은 홀로 스톡홀름 앞바다를 조사하여 바사호를 찾아낸다. 그리고 5년 후 바사호는 가라앉은 지 333년 만에 물 밖으로 인양되었다. 이후 30여 년간의 복원작업 끝에 1990년 개관한 바사 박물관에 전시되었다.
 
박물관에 들어서면 바로 바사호의 선체가 눈에 들어온다. 보는 사람을 압도하는 엄청난 크기다. 선체 길이 47.5m, 높이는 19.3m, 돛대까지 포함한 높이는 52.5m다. 400년 전 사람들이 이렇게 큰 배를 만들어서 바다를 항해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았다. 

배에서 발견된 유물과 배와 함께 수장된 사람들의 유품도 함께 전시되어 있었다. 당시 사람들의 생활상을 볼 수 있는 귀한 자료들이다. 배를 건조하는 과정과 항해하는 과정을 볼 수 있는 전시물도 많이 있었다.
 
 
 
 

 
 

 
 
 

 
박물관에서 나와 스트란드배겐 Strandvägen 거리를 걸었다. 명품 판매점과 부티크 호텔이 모여 있는 스톡홀름에서 가장 비싼 동네라고 한다. 남쪽으로 바다를 끼고 있고, 부두에는 유람선들이 정박해 있었다. 유람선은 비수기라 대부분 운행하지 않고 섬들을 오가는 연락선들은 운행하고 있었다. 
 
12시 15분 근위병 교대식 시간에 맞춰 왕궁 정원에 갔다. 야간 근무조와 아침 근무조가 복잡한 절차를 따라 근무 교대를 하고, 사회자가 교대 과정을 설명했다. 근위병들의 움직임이 과장되고 요란스럽거나 딱딱하지 않고 오히려 자연스러웠다. 근위병들이 교대를 하는 동안 트럼펫 연주자와 드럼 연주자가 군대에서 사양하는 다양한 신호들을 연주해 보였다. 
 
 
 

 

 

 
 
감라스탄 거리를 산책하고 스웨덴 레스토랑에서 점심을 먹었다. 지수가 순록 고기를 먹어보고 싶다고 해서 미트 플래터를 주문했다. 사슴, 무스, 순록, 소고기가 나왔는데 다 맛있었다. 스웨덴 대표 음식인 미트볼도 먹었다. 그레이브 소스와 감자를 곁들여서 나왔다. 
 
Science Fiction Bookstore라는 이름의 멋진 서점에서 책 구경을 하고 스톡홀름에 살고 있는 아내의 친구를 만났다. 고맙게도 일일 가이드가 되어 스톡홀름 워킹 투어를 같이 해주셨다.

“감라스탄이 무슨 뜻인지 아세요?”

라는 질문부터 시작해서 스톡홀름 구시가지 구석구석을 걸었다.


 

 

 

 
 

Skinnarviksberget 전망대에 올라갔다. 시내가 한눈에 들어왔다. 해질 때쯤 와도 예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수가 이제 그만 대충 보고 집에 가자고 투덜대서 Södermalm 지구에 있는 카페에 가서 케이크를 먹으면서 쉬었다. 아내는 친구와 쌓인 이야기를 나누고, 아이들은 새로 산 책을 읽었다.
 
아내 친구의 집에 가서 저녁을 먹고 밤늦게까지 놀다가 호텔로 돌아오는 길에 택시를 탔다. 택시기사가 말을 걸었다.
 
"스톡홀름에는 여행 오셨어요?"
"네. 여행 왔다가 친구를 만나고 돌아가는 길이에요"
"겨울에 오셔서 아쉽네요. 여름에 오면 정말 좋아요."
"겨울도 좋은데요?"
 
스톨홀름 사람들이 입을 모아 이야기하는 여름은 얼마나 좋은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