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여행/영국

스코틀랜드 - Glencoe Lochan Trail, Fort William

커피대장 2023. 8. 31. 18:51

아침 일찍 일어나서 호텔 앞 레븐 호수 Loch Leven 산책을 했다. 호수가를 따라서 산책로가 잘 조성되어 있었다. 호텔 근처 작은 항구에는 어부들이 출항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이른 아침부터 호수에서 패들 보드를 타는 가족이 있었다. 가족 모두 웻슈트를 입었다. 한여름이지만 물이 차가워서 맨몸으로 들어가기는 무리인듯했다. 고요한 호수에 보드를 타는 아이들의 웃음소리만 작게 들려왔다. 
 

 
 

 
아침을 먹고 트레킹을 했다. 두 번째 트레킹은 난이도를 조금 높여볼까 고민했다. 하지만 이제 막 트레킹에 재미를 붙인 아이들이 어려운 코스를 걷다가 트레킹을 힘든 것으로  인식하지는 않을까 걱정이 되었다. 그래서 전날처럼 즐겁게 걸을 수 있는 제일 쉬운 난이도의 코스로 선택했다.
 
Glencoe Lochan Trail는 2.5km 거리의 코스로 처음 갔던 코스에 비해 높낮이가 꽤 있었다. 하지만 마침 해가 나서 빽빽한 나무 사이로 들어오는 햇살을 맞으며 즐겁게 걸었다. 코스 중간에는 호수가 있다. 호수에 산과 하늘이 아름답게 비쳤다. 
 
호수에 돌을 던지고 놀다가 산을 내려왔다. 길에서 아침 산책을 하는 사람들을 많이 만났는데 모두 즐거운 표정으로 반갑게 인사했다. 
 
 

 

 
산에서 내려와 포트 윌리엄에 Fort Willam에 갔다. 하이랜드에서는 두 번째로 큰 도시지만 인구가 만 명이 채 되지 않는다. 바다와 연결된 린네 호수 Loch Linnhe를 끼고 있고, 기차역이 있으며, 글렌코 국립공원과 스카이 섬으로 가는 길목이라 하이랜드를 여행하는 사람은 반드시 지나가게 되는 도시이다. 
 
포트 윌리엄의 작은 카페에서 점심을 먹고 린네 호수 Loch Linnhe 유람선을 탔다. 작은 배를 타고 호수를 돌며 홍합 양식장, 어류 양식장, 목재 선적항 등을 둘러본다. 선장님이 호수의 자연환경과 산업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을 해주셨다.
 
포트 윌리엄 동쪽에는 영국에서 가장 높은 산인 벤 네비스 Ben Nevis가 있다. 호수에서 보는 전망이 좋았다. 벤 네비스는 높이가 1350m 밖에 되지 않지만 경사가 가파르고 날씨가 좋지 않을 때가 많아 오르기 힘들다고 한다. 중턱까지만이라도 올라가 볼까 하다 마음을 접었다. 다음 기회에. 
 
 
 

포트 윌리엄

 
 

 
 

린네 호수 Loch Linnhe

 
 

벤 네비스

 

 
유람선을 탄 가장 큰 목적은 물개를 보기 위해서였다. 아이들은 물개를 볼 수 있다는 기대감에 두 시간 찬 바람을 맞으면서도 불평 없이 배를 탔다. 
 
항해 마지막에 물개가 자주 출몰하는 바위섬 Seal Island에 도착했다. 물개 30마리 정도가 작은 섬 위에서 쉬고 있었다. 선장님이 물개를 놀라게 해서는 안된다고, 절대 큰 소리를 내지 말라고 주의를 주었다. 아이들은 눈앞에 물개들을 보고 잔뜩 신이 났다. 
 
배는 섬에 최대한 붙여서 섬 주위를 두 바퀴 돌았다. 덕분에 물개들이 졸고 수영을 하고 장난을 치는 모습을 실컷 볼 수 있었다. 배에서 내릴 때 선장님께 인사를 했다. 
 
"우리 아이들이 선장님 운전 실력에 감탄했어요."
"하하하 감사합니다. 즐거운 여행 하세요"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벤 네비스 증류소에 들렸다. 스코틀랜드는 스카치위스키의 고향이다. 스코틀랜드 친구에게 하이랜드에 간다고 하니 두 눈을 반짝이며 '그럼 우리 집에 가서 위스키 한 잔 하면서 어느 증류소를 갈지 찾아보자'라고 대답했다. 스코틀랜드 사람에게 스코틀랜드 여행은 곧 증류소 투어다. 
 
하지만 스코틀랜드에서는 법적으로 8세 이하는 증류소 내부에 입장할 수 없었다. 아이들만 로비에 두고 두 시간이 걸리는 투어를 할 수는 없어 증류소 투어는 포기했다. 대신 지나다니는 길에 증류소가 있으면 들렸다. 
 
Ben Nevis Distillery는 1825년에 설립된 유서 깊은 증류소로 "Old Fashioned"한 방법을 고수하는 것으로 유명하다고 한다. 구식 방법으로 만드는 것이 특징이라고 하니 "Traditional Molt"를 한 잔 시음해 봤다. 음...... 별로였다. 그동안 마셔봤던 위스키와 맛과 향이 달라서 그렇게 느껴진 걸 수도 있겠다. 다른 위스키 종류들도 있었지만 운전을 해야 해서 더 맛보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