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브르타뉴 & 노르망디

브르타뉴 - 반 Vannes, 렌 Rennes

커피대장 2024. 5. 24. 02:55

키브롱의 아름다운 바다를 떠나 반 Vannes으로 이동했다. 내비게이션에 반 구시가지의 주차장을 목적지로 지정하고 갔는데 경찰이 길을 통제하고 있었다. 어쩔 수 없이 시내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주차를 하고 걸어서 이동했다.

 

시내에서는 100여명의 성소수자 축제 참가자들이 무지개 깃발을 들고 행진을 하고 있었다. 축제 참가자들도, 다른 시민들도, 통제하는 경찰들도 평화롭고 즐거운 분위기였다. 이번 기회에 아이들에게 성소수자가 무엇인지 설명을 해주었다. 

 

둘째가 전날부터 자외선 때문에 안구 화상을 입었는지 눈이 아프다고 했다. 반에 간 날은 한여름처럼 해가 뜨거워 선글라스를 먼저 사기로 했다. 눈이 아프다고 울면서도 마음에 드는 선글라스가 나올 때까지 안경 가게를 찾아다녔다. 세 번째 가게에서야 마음에 드는 안경을 찾았다. 안경 가게 사장님에게 한숨을 쉬며 "여기가 세 번째예요." 이야기하니 정말 좋아하셨다.

 

선글라스를 찾느라 네 식구가 전부 기진맥진해져서 관광은 다 포기하고 근처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아이스크림을 사 먹었다. 한 숨 돌리고 중세 시대에 지어진 목골 건물들이 늘어서 있는 구시가지 중심지와 반 성 Remparts de Vannes 앞의 정원을 조금 걷고 마지막 목적지 렌 Rennes으로 이동했다. 

 

 

 

 

 

 

 

 

 

 

 렌 Rennes은 브르타뉴의 행정 수도로 브르타뉴에서 제일 큰 도시다. 연휴 마지막 날 교통 체증을 생각하면 키브롱에서 파리까지 하루에 가기는 무리일 것 같아 렌에서 하루 숙박을 했다. 

 

렌에서 마침 브르타뉴 여행을 하고 있던 회사 동료 가족과 합류했다. 프랑스에 체류하는 동안 매년 한두번씩 만나서 아이들이 이제 베스트 프랜드가 되었다.  

 

다 같이  호텔 근처 레스토랑에 가서 저녁으로 갈레트를 먹었다. 여기서는 사과주 시드르를 생맥주처럼 탭에서 바로 뽑아서 내왔는데, 상큼하고 맛있었다. 아이들은 주문한 그라탱을 한 그릇씩 다 비웠다.

 

아이들을 위해 조금 무리해서 실내수영장이 있는 호텔을 예약했다. 수영장에서 실컷 놀고  호텔 방에 모여서 밤 늦게까지 놀았다. 다음날 아침에 수영을 한번 더 했으니 숙박비 본전 다 뽑았다. 

 

 

 

 

 

 

 

 

 

 

렌에서 둘째 날. 체크아웃을 하고 구시가지 산책을 했다. 렌의 중심은 샹 자케 광장 Place du Champ-Jacquet 이다. 광장에는 중세 시대에 지어진 목골 건물들이 있는데 좌우로 기울어져 서로를 지탱하고 있는 모습이 위태로워 보였다. 보기에는 그래도 사실 안정적으로 잘 서있을 거라 믿는다. 

 

17세기에 지어진 브르타뉴 의회는 브르타유에서 가장 중요한 건물로 꼽힌다. 내부에 아름다운 미술 작품도 많다고 하는데 비수기에는 내부 투어가 없어 들어가 보지 못했다. 의회 앞에는 널따란 광장이 있고 맞은편에 오페라 극장이 있다. 

 

구시가지 서쪽의 생피에르 대성당 Cathedral Saint-Pierre de Rennes에 가니 미사가 막 끝나있었다. 미사때 피운 향 냄새가 성당 안에 가득했고, 파이프 오르간 연주자가 바흐를 연주하고 있었다. 

 

성당을 나와  마지막으로 모르들레즈의 문 Les portes Mordelaises에 갔다. 15세기 브르타뉴 공작이 렌을 둘러싸는 성벽을  건설했지만 17세기에 프랑스의 왕 앙리 4세에 의해 모두 파괴되었다. 성벽과 문은 모두 자취를 감추고 지금은 모르들레즈의 문만 남아있다. 

 

 

 

 

 

 

 

 

 

 

 

 

후딱 투어를 마치고 오후에는 타보 공원 Parc du Thabor에 갔다. 식물원, 온실, 새장 등 볼 것이 많았지만 어린이들은 놀이터로 뛰어갔다. 아이들이 집에 가기 전에 실컷 놀게 하려고 점심은 피자와 치킨을 테이크아웃해서 놀이터 벤치에서 먹었다. 

 

이 날 저녁에 축구 경기가 있어서 축구팀 스타드 렌의  유니폼을 입고 있는 사람들이 많았다. 스타드 렌은 프랑스에서 가장 열정적으로 응원하는 팬을 보유한 팀이라고 한다. 요즘 축구에 푹 빠진 윤수와 다음 시즌에 경기를 보러 한 번 와야겠다. 그 때는 토요일에만 서는 리스 시장 Marches des Lices에서 갈레트 소시지를 먹는 것도 가는 것도 잊지 말아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