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아르에 있는 보발 동물원은 세계에서 4번째로 아름다운 동물원이라고 한다. 이런 순위는 누가 어떤 기준으로 정하는 것인지 모르겠으나 다녀온 사람들이 모두 칭찬하는 것을 보면 좋은 동물원임에는 분명했다.
규모가 커서 하루에 다 못 본다는 이야기도 많이 들어서 2박 3일로 다녀오기로 했다. 금요일에 하교한 아이들을 학교 앞에서 바로 태워 동물원으로 출발했다. 동물원에서 운영하는 호텔에 숙박을 해서 2박 3일간 동물원 입장권이 포함되어 있었지만 첫날은 저녁 늦게 도착해서 호텔로 바로 갔다.
보발 동물원이 운영하는 호텔은 네 곳이 있는데, 그중에서 친구 가족과 같이 빌라 하나를 쓸 수 있는 Les Hameaux 호텔에서 숙박을 했다. 동물원에서 10분 정도 떨어져 있었지만 호텔이 위치한 Saint-Aignan 마을이 너무 예뻐서 대만족이었다. 호텔의 시설과 집기도 모두 훌륭해서 편안하게 잘 지냈다.
다음날 아침 일찍 동물원에 갔다. 동물원은 듣던대로 어마어마하게 컸다. 40헥타르에 800종 35000마리의 동물들이 살고 있다고 한다. 동물원의 남쪽 끝과 북쪽 끝을 잇는 케이블카가 운영되고 있어서 그래도 조금 수월하게 다닐 수 있었다.
오전 내내 동물을 보고 숙소에 가서 점심을 해먹고 오후에 또 동물원에 들어갔다. 하루 세 번 하는 물개쇼를 보고 마감 시간에 동물원을 나왔다.
저녁에는 마을 산책을 하고 Archimede라는 식당에서 다 같이 저녁을 먹었다. 셰프 두 명이서 운영하는 식당이었는데 와인도 음식도 훌륭했다. 전식으로 이탈리아 소시지와 홍합 요리를 먹고 본식은 가오리 요리와 송아지를 먹었다.
어린이들은 1인 1메뉴씩 다 먹고 나와서 밥을 못 먹었다며 숙소에 돌아와서 라면을 끓여달라고 했다. 라면을 먹고 밤늦게까지 놀았다. 숙소가 단독 빌라라 소리 지르고 뛰어도 눈치 볼 일 없어 좋았다.
다음 날 또 아침에 동물원에 가서 전날 못 본 동물들을 보고 주차장 옆 피크닉장에서 숙소에서 싸온 주먹밥으로 점심을 먹었다. 그리고 또 동물원에 들어갔다. 아직도 못 본 동물들이 있었지만 아이들도 이제 좀 지겨운지 놀이터에서 놀았다. 동물원 여기저기 멋진 놀이터가 많아서 이곳저곳 신나게 옮겨 다녔다.
루아르 강에 갔으니 와이너리에 들리려고 했으나 동물원에서 시간을 너무 많이 보내서 못갔다. 아쉬운 대로 집에 오는 길에 와인가게에 가서 전날 식당에서 마신 화이트 와인과 레드 와인을 한 병씩 샀다.
아이들은 동물원을 나오면서 못본 동물이 있다고 울었다. 양심 좀…… 너무한 거 아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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