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여행/이탈리아

이탈리아 - 로마. 로마포럼, 코롤세움

커피대장 2023. 1. 19. 05:12

로마 여행에서 가장 기대한 곳은 로마 포럼이었다. 여행 첫날 캄피돌리오 언덕에서 로마 포럼을 내려다봤다. 잔해 사이를 걸으며 보는 것과 위에서 내려다보는 것은 완전히 달랐다.

남아있는 건물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세워졌을 당시의 모습을 떠올려보기에는 충분했다. 로마인들이 시장에서 물건을 사고, 포럼에서 이야기를 하고, 교회에 가고, 신전에서 제의를 올리는 모습을 상상해 본다.

신전 한켠에 갈매기 새끼들이 있었다. 지나가는 관광객 모두 걸음을 멈추고 사진을 찍었다. 우리 아이들도 고대 로마의 흔적보다는 갈매기 새끼가 훨씬 재미있다. 한참을 구경하고는 둥지가 있던 신전의 이름을 '갈매기 신전'이라고 지어주었다. 바위틈에서 도마뱀도 몇 마리 발견했는데 이 바위는 도마뱀 콜로세움이 되었다.

 

​두 시간 정도 둘러보고 나와서 근처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점심을 먹었다. 날씨가 좋아 테라스에 앉았는데 시티 투어 버스가 지나다니는 길목이었다. 버스에 탄 관광객들이 보고 실망하지 않도록 맛있게 먹었다. 피자도 파스타도 맛있어서 어렵지 않았다.

프랑스에서는 점심을 먹고 레스토랑에서 커피를 마셨지만 이탈리아에서는 왠지 에스프레소 바에 가야 할 것 같았다. 그래서 근처 에스프레소를 찾아가 식후 커피를 마셨다. 커피 향에 매번 감탄했다.

오후에는 콜로세움에 갔다. 로마 포럼과 콜로세움의 티켓을 묶어서 판매하는데 두 장소 모두 한번씩만 입장이 가능하다. 콜로세움은 일반 티켓과 아레나까지 입장하는 티켓, 지하 가이드 투어까지 포함된 티켓이 있다. 2주 전에 예약했는데도 지하 가이드 투어는 매진이었다.

 

콜로세움에서 가장 멋진 곳은 아레나였다. 좁은 통로를 지나 아레나에 들어가면 관중석에 완전히 압도된다. 검투사의 시각을 상상해 보면 맞은편에는 적이 노려보고 있고 관중석에서는 수만 명이 소리를 지르고 있을 것이다.

“아빠 검투사는 대결에서 지면 당연히 죽고 이겨도 죽는 경우가 더 많았대.”

아이도 비슷한 생각을 했는지 엄마랑 책에서 본 내용을 알려주었다. 아래로는 지하 가이드 투어를 하는 사람들이 보였다. 조금 더 빨리 예약했으면 가볼 수 있었을텐데. 아쉽다.

콜로세움 박물관에는 당시 전투 장면을 보여주는 모델, 검투사들의 무기와 옷, 지하 감옥의 작동 원리 등을 보여주는 전시물들이 있었다. 사람이 사자에게 잡아먹히는 장면을 관중석에서 즐겁게 봤다니. 로마 귀족들은 노예는 사람이 아니라 동물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콜로세움에서 나와 오늘의 젤라또를 먹고 테르미니 역에 갔다. 기차를 타기 전에 역 근처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전에 들렀다. 천장이 금박으로 화려하게 장식되어 있었다. 조용하고 아름다운 성당이었지만 로마에서 화려한 것을 너무 많이 봐서 조금 지쳤다.

테르미니역에서 나폴리까지 고속열차를 타고, 나폴리에서 베수비오 순환열차 Circumvesuviana로 갈아타고 소렌토에 도착했다. 저녁 늦게 도착했는데도 에어비엔비 숙소 주인이 반갑게 맞이해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