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렌토의 Marina Grande라는 항구에 숙소를 잡았다. Grande라는 이름과는 달리 작은 항구였다. 조용하고 아이들이 놀 수 있는 해변이 있고 좋은 식당도 많았다. 소렌토 시내까지 걸어서 10분이면 갈 수 있어서 기차나 페리로 다른 곳으로 이동하기도 편했다.
로마에서는 나가자고 하면 피곤하다고 징징거리던 아이들이 바다에 오니 언제 나가냐고 성화다. 숙소 주인이 아침으로 먹을 것들을 간단히 준비해 놓아서 덕분에 편하게 아침을 먹고 해변에 나갔다.
바닥이 다 보일만큼 바닷물이 깨끗했다. 모래는 화산의 영향인지 검은색이었다. 수영을 하기에는 물이 차가웠지만 해변에서 발 담그고 놀 정도는 되었다. 로마가 너무 좋다던 윤수는 바로 이탈리아에서 가장 좋은 도시를 소렌토로 바꿨다.
해변에서 놀다가 근처 레스토랑에서 점심을 먹었다. 숙소 주인이 여기 식당들은 다 맛있다고 해서 바다 전망이 가장 좋은 식당에 들어갔다.
해산물 파스타, 홍합, 해산물 구이, 정어리(Sardine) 튀김을 먹었다. 안달루시아 여행을 갔을 때 정어리 튀김에 빠진 지수는 소렌토에서도 혼자서 한 접시를 다 먹었다. 다른 요리들도 신선하고 맛있었다.
아이들은 점심을 기다리다가 식당 테라스 옆 물가에서 왔다갔다하는 물고기를 발견했다. 밥을 먹고 바로 내려가서 물고기들을 쫓아다녔다. 슈퍼에서 잠자리채를 사다 주니 그걸로 작은 물고기도 잡고 게도 잡았다.
오후에는 페달보트를 탔다. 항구 밖으로 나가니 좌우로 아말피 해안의 바위 절벽이 보였다. 바다 건너에는 베수비오 화산이 있다. 바다에서 보는 항구가 아기자기하고 예뻤다.
보트 옆에서 수영을 하던 아이들이 보트에 타도 되냐고 묻기에 태워줬다. 네덜란드에서 온 형제라고 란다. 지수가 “그러게 뭐하러 추운데 힘들게 수영을 해” 하고 형아들에게 이야기했다. 형아들은 웃기는 녀석이네 하는 표정을 짓고는 다시 물에 뛰어들었다.
저녁에는 소렌토 시내에 갔다. 절벽 위에 있는 도시라 계단을 많이 올라가야 했다. 그래도 계단에서 보는 바다가 예뻐서 힘들지는 않았다.
소렌토는 레몬으로 유명한 도시라 레몬 관련 제품을 파는 곳이 많았다. 레몬술, 레몬과자, 레몬을 그린 그릇과 옷들. 온동네가 레몬색이다. 레몬맛 젤라토를 사 먹고 에스프레소를 마셨다.
다시 숙소에 돌아오는 길에는 해가 완전히 졌다. 밤바다와 마리나 그란데 항구의 야경도 예뻤다. 지수는 안겨서 잠이 들고, 윤수는 아쉽다며 해변에서 조금 더 놀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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