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르고뉴 4

부르고뉴 - 세뮈르 Semur, 퐁트네 수도원, 베즐레 Vezelay

알프스에서 스키 휴가를 보내고 돌아오는 날. 파리까지 한 번에 이동하기에는 먼 길이라, 리옹 근처 고속도로 호텔에서 하루 숙박을 했다. 그리고 다음날 파리로 올라오며 그 동안 '한 번 가봐야지' 생각만 했던 부르고뉴 Bourgogne의 소도시들을 몰아서 숙제하듯 돌아봤다.  세뮈르 Semur-en-Auxois 강과 돌다리, 마을의 성벽이 한 프레임에 담긴 사진을 보고 꼭 한번 가봐야 겠다 생각했었다. 그래서 도착하자마자 그 사진이 찍힌 장소를 먼저 찾아갔다. 그런데 기대와는 조금 달랐다.  돌다리는 공사중이라 가림막이 처져 있었고, 강물은 뿌옇게 흐려져 있었으며, 하늘마저 흐려서 사진과는 완전 다른 모습이었다.   하지만 마을 산책을 하면서 실망감을 좀 달랠 수 있었다. 중세 시대의 모습을 간직한 돌길을..

부르고뉴 - 디종 투어, Parc de l'Auxois 동물원

이튿날, 아이와 약속한 대로 아침 일찍 부엉이 길을 다시 찾았다. 투어의 출발지는 아침에 가면 제일 좋은 곳인 전통 시장, 디종 중앙시장 Les Halles Centrale de Dijon으로 정했다   디종 중앙 시장은 철골 구조로 지어졌는데, 프랑스의 어느 도시에서나 쉽게 볼 수 있는 건축물다. 시장에서는 채소, 육류, 해산물 등 식재료와 머스터드나 와인 같은 특산품을 판매하고 있었다. 시장 안팎으로 디종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가득 차서 활기가 넘쳤다. 아침임에도 불구하고 바에는 달팽이 요리나 소시지와 함께 와인을 마시는 사람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부엉이 화살표를 따라 구시가지를 계속 걸었다. 디종은 부티가 나는 도시였다. 돌로 포장된 길과 우아한 중세 건축물이 어우러진 거리..

부르고뉴 - 그랑크뤼 와인 루트 단풍 드라이브, 디종 시내 산책

10월 둘째 주말에 부르고뉴로 포도나무 단풍을 보러 가려했지만, 가족 모두 컨디션이 좋지 않아 취소했다. 그다음 주는 노르웨이에 다녀오느라 못 갔고, 어느새 10월 말이 되었다. 단풍철이 이미 끝났을 거라 포기하고 있었는데, 부르고뉴에서 찍은 최근 인스타그램 사진을 보니 아직 단풍이 남아 있었다. 그래서 급히 부르고뉴로 주말여행을 다녀왔다. 부르고뉴는 보르도와 함께 프랑스를 대표적인 와인 산지이다. 부르고뉴의 포도밭 구획을 뜻하는 클리마 Climats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기도 했다. 특히 부르고뉴의 그랑크뤼 와인 루트 Route des Grands Crus는 그랑크뤼급 최고급 와인을 생산하는 산지들을 따라 이어진 길로, 와인 애호가들이 성지 순례처럼 찾는 곳이다.  우리는 와인 애호가는 아니..

부르고뉴 와인 루트 - 샤블리, 퓌세, 본

크리스마스 방학을 맞아 알프스 스키장에 가는 길. 파리에서 알프스에 가려면 프랑스의 대표 와인산지인 부르고뉴를 관통한다. 고속도로 대신 멋진 포도밭을 볼 수 있는 와인 루트를 달려보라는 프랑스인 친구의 조언에 따라 와인 산지인 샤블리Chablis와 퓌세 Fuisse에 들렸다. 첫번째로 도착한 곳 샤블리는 아내가 처음으로 맛있다고 했던 와인의 생산지다. 샤블리 일대에서 전망이 가장 좋다는 Courgis 마을에 갔다. 겨울이라서 포도나무는 가지만 앙상했다. 이렇게 앙상한 나무에 잎이 빼곡하게 나고 포도가 주렁주렁 열린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 크리스마스 연휴라 와이너리들이 모두 문을 닫아서 시음은 해보지 못했다. 고속도로를 다시 타고 2시간을 달려 이번에는 마콩 Macon 지역의 퓌세 Fuisse 마을에 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