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여행 60

노르웨이 - 오슬로

오슬로에서 2박 했지만, 밤늦게 도착해서 다다음 날 아침에 떠나야 해서 실제로 관광할 시간은 하루밖에 없었다. 아침 먹고 바로 시내를 구경하러 나갔다.  먼저 중앙역 광장에서 오슬로의 상징인 호랑이 동상을 보고, 오페라 하우스까지 걸어갔다. 오슬로 오페라 하우스는 2008년에 개장한 건축물인데, 북극의 빙하에서 영감을 받아 설계했다고 한다. 하얀 대리석과 유리로 된 외관이 바다에 떠 있는 빙하를 떠올리게 했다. 또한 건물 경사로가 지면에서 옥상까지 이어져 있어서 걸어서 옥상까지 올라갈 수 있는 것도 특이했다. 우리가 갔던 날도 일요일 아침이라 많은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산책을 하고 있었다.  오페라 하우스 내부 주요 장소와 백스테이지를 둘러보는 가이드 투어가 하루에 한 번 있었는데, 3주 전에 이미 매진돼..

노르웨이 - 플롬 Flåm

플롬 Flåm에서의 둘째 날. 호스텔에서 체크아웃을 하고 스테가스테인 Stegastein 전망대에 올랐다. 이 전망대는 해발 650m 높이에 위치해 에울란피오르 Aurlandsfhord를 파노라마로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플롬에서 전망대까지 왕복하는 투어 버스를 탔다. 버스 기사는 좁고 가파르고 굽은 산길을 프로페셔널하게, 그러니까 매우 빠른 속도로 올라 20분만에 전망대에 도착했다. 단풍이 물든 산길 풍경이 아름다웠지만 감상할 여유가 없었다. 스테가스테인 전망대는 절벽에서 약 30m 앞으로 뻗은 곡선 플랫폼으로 설계되어서, 공중에 떠 있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전망대 끝이 투명 유리로 막혀 있어서 발아래로 펼쳐지는 피오르의 절경을 감상할 수 있었다. 세계에서 가장 전망이 아름다운 화장실로 뽑혔다는 화..

노르웨이 - 송네피오르 크루즈

베르겐은 송네피오르 Songnefjord를 여행하는 크루즈의 출발점이다. 베르겐에서 송네피오르를 왕복하는 크루즈를 탈 수도 있고, 베르겐에서 플롬까지 편도로 이동하기도 한다. 플롬에서는 기차로 뮈르달 Myrdal을 거쳐 베르겐으로 돌아오거나 오슬로로 이동한다. 우리는 플롬에서 하루 숙박을 하고 오슬로로 이동하기로 했다. 피오르는 빙하의 침식에 의해 만들어진 U자 계곡에 바닷물이 들어와 형성된 좁은 말이다. 피오르드라고도 불리지만 실제 노르웨이어 발음이나 외래어 표기법상으로도 피오르가 맞다. 빙하가 만든 지형이므로 북극과 남극에 가까운 곳에서만 관찰할 수 있으며, 송네피오르는 노르웨이에서 가장 길고 수심이 깊은 대표 피오르이다. 우리는 아침 8시에 베르겐을 출발하는 배를 탔다. 항구를 떠날 때는 해가 뜨기..

노르웨이 - 베르겐 Bergen

피오르드가 보고 싶다는 아내의 말에 아이들 투썽 Toussaint 방학 기간 동안 노르웨이에 다녀왔다. 방학 기간에 그나마 저렴한 항공권을 찾느라 짧은 일정으로 다녀왔다. 막상 가보니 물가가 너무 비싸서 짧게 오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1일 차 파리 - 베르겐 2일 차 베르겐 - 피요르드 크루즈 - 플롬 3일 차 플롬 - 오슬로 4일 차 오슬로 5일 차 오슬로 - 파리 노르웨이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인 베르겐은 서해안에 위치한 아름다운 항구 도시다. 노르웨이 수산업의 중심지로 연어, 대구, 고등어를 전 세계로 수출한다. 그래서 우리는 베르겐에 도착하자마자 수산시장에 점심을 먹으러 갔다. 수산시장 안에 항구 전망이 보이는 해산물 레스토랑을 찾아갔다. 연어 스테이크 피시 앤 칩스, 조개 수프, 피쉬 수..

시칠리아 - 카타니아

카타니아는 팔레르모에 이어 시칠리아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다. 도시의 중심인 두오모 광장은 항상 카타니아 주민들과 관광객들로 붐빈다. 두오모 광장의 한가운데는 코끼리 분수가 있다. 카타니아의 상징인 코끼리는 12세기의 지도에도 '화산 폭발을 예측하는 능력을 가졌다'라고 기록되었을 만큼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두오모 광장(번역하면 성당 앞 광장이다)에는 카타니아 대성당이 있다. 카타니아의 수호성인인 성녀 아가타에게 바쳐진 성당이다. 대성당 바로 옆 성 아가타 교회 Chiesa della Badia di Sant'Agata 에서는 교회의 돔 위에 올라가 볼 수 있다. 돔 전망대에 서면 지중해와 에트나 화산, 그리고 도시 전망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카타니아는 시칠리아의 여느 도시들과 마찬가지로 고대 그리스인..

시칠리아 - 에트나 화산, 타오르미나

시라쿠사에서 버스를 타고 카타니아로 이동했다. 숙소에 짐을 풀고 카타니아의 중심가, 에트네아 거리 Via Etnea 를 산책했다. 에트네아 거리에서는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에트나 화산이 보인다. 화산은 카타니아에서 35km 떨어져 있지만 그 크기 때문에 도시 바로 뒤에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해발고도 3323m로 유럽에서 가장 큰 에트나 화산은 지금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역사에 처음 기록된 기원전 264년 포에니 전쟁 이후로 200여 차례 폭발했다. 1669년 대폭발 때는 카타니아까지 용암이 흘러내렸고 2만 명이 사망했다. 최근에는 2021년, 2022년, 2023년 3년 연속으로 용암을 분출했다. 수증기를 24시간 내뿜는 화산 아래 도시에 머무는 건 색다른 경험이었다. 다음날 아침 일찍 에트나..

시칠리아 - 시라쿠사 2

시라쿠사 여행 이틀째. 오전에 고고학 공원에 다녀오고 오후에는 내내 바다에서 놀았다. 오르티지아에는 두 개의 해변 - Spiaggia Diana nel Forte, Spiaggia di Cala Rossa - 이 있다. Spiaggia Diana nel Forte는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성 옆에 있다. 성벽의 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넓은 바위가 있어서 일광욕을 하는 사람이 많았다. Cala Rossa는 해변이 조금 더 길고 폭도 넓어서 가족 단위로 놀러 온 사람들이 많이 보였다. 우리는 두 군데 다 갔다. Diana nel Forte 해변에는 돌이 많아서 게를 많이 잡았다. 잠자리채를 재빨리 휘두르면 작은 물고기도 잡을 수 있었다. 지겨워질 때쯤 Cala Rossa로 옮겨서 물놀이를 했다. 한낮에는 ..

시칠리아 - 시라쿠사 1

아이들 부활절 방학 기간에 5박 6일 일정으로 시칠리아에 다녀왔다. 시칠리아는 면적이 대한민국의 1/4만 한 큰 섬으로 짧은 기간에 다 돌아보는 것은 불가능했다. 그래서 욕심을 버리고 동해안의 카타니아, 시라쿠사. 에트나 화산만 보고 오기로 했다. 파리에서 이지젯으로 카타니아 공항으로 이동, 공항에서 시라쿠사행 버스를 탔다. 파리에서는 패딩을 입고 다녔는데 시칠리아의 날씨는 초여름이었다. 버스에 앉아 햇빛을 받고 있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졌다. 시라쿠사에 도착하자마자 아이스크림 가게에 갔다. 피스타치오 젤라토와 카놀로를 주문했다. 카놀로는 시칠리아의 전통 디저트로 원통 모양의 튀긴 페이스트리 안에 크림을 넣어 먹는다. 피스타치오 크림과 리코타 치즈 크림 사이에서 고민하는 우리에게 판매 직원이 "두 개 ..

피렌체

피렌체 2일 차. 아침 일찍 우피치 미술관에 갔다. 우피치 미술관에서는 한국인 가이드가 진행하는 3시간짜리 투어에 참여했다. 미술관의 주요 작품들을 시대 순서대로 돌며 관람했다. 가이드가 피렌체의 역사와 르네상스 미술을 엮어서 설명해 주시니 더 보이는 것이 많았다. 어린이들도 생각보다 열심히 듣고 잘 따라다녔다. 점심에는 또 티본스테이크를 먹었다. 이번에는 피렌체에서 한국인 관광객에게 가장 유명한 식당인 달오스떼에 갔다. 예약을 하면서 이틀 연속으로 스테이크가 들어갈까 걱정했는데, 괜한 걱정이었다. 맛있게 먹었다. 후식으로 젤라토를 사 먹고 대성당 주변을 걸었다. 대성당 입장은 줄을 서서 기다리는 사람이 많아 다음 날로 미뤘는데 큰 실수였다. 다음 날이자 우리 여행의 마지막 날은 공휴일이라 대성당 입장이..

피사 - 피렌체

제노바에서 피렌체로 이동하는 날. 제노바 기차역 앞 카페에서 간단하게 아침을 먹었다. 카페 이름이 원소 기호 4개 - Ca, F, He, In - 를 이용해서 카페인 CaFHeIn이었다. 화학 전공자가 개업한 카페임이 분명하다. 화학 전공자는 커피도 잘 만든다. 이탈리아에서는 에스프레소가 가장 훌륭한 커피이지만, 아침에는 카푸치노를 한 잔 마시는 것도 괜찮다. 모양도, 맛도, 향도 훌륭한 100점짜리 카푸치노였다. 제노바에서 피렌체로 가는 길에 피사에 들렀다. 피사의 사탑 하나 보기 위해 들릴 가치가 있나 고민을 하다가 어차피 기차가 지나가는 길이니 들러보기로 했다. 피사역 짐 보관소에 가방을 맡기고 피사의 사탑으로 향했다. 사탑이 눈에 들어오자마자 들리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진으로만 보던 유명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