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여행 60

런던 6 - 런던탑, 그리니치 천문대

런던 여행 마지막 날. 아침 일찍 런던탑 Tower of London에 갔다. 정복자 윌리엄 왕에 의해 세워진 런던탑은 천년 가까이 자리를 지켜왔다. 런던탑을 둘러보면 요새, 왕실 거주지, 보물 보관소, 무기고, 감옥, 동물원 등 다양한 기능으로 사용되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아이들은 성을 지켰던 무기들을 시험해 볼 수 있는 화이트 타워와 많은 왕족들이 살해된 블러디 타워, 그리고 감옥에 관심이 많았다. 런던탑에서 가장 유명한 곳은 왕실의 보물을 볼 수 있는 크라운 주얼스 Crown Jewels다. 찰스왕의 대관식을 앞두고 있어서 선왕들이 쓰던 왕관, 군주의 봉 등 보물들에 관심이 갔다. 런던탑 바로 앞에는 템즈 강을 건너는 타워브릿지가 있다. 런던 하면 누구나 떠올리는 랜드마크다. 다리 양쪽의 고딕 양..

유럽여행/영국 2023.08.27

런던 5 - 해리포터 스튜디오, 하이드 파크

아이들이 런던 여행에서 가장 기대한 곳은 해리포터 스튜디오다. 윤수는 해리포터 시리즈를 다 읽었다. 지수는 책은 아직 읽지 못했지만 형과 같이 영화 전 편을 봤다. 아내도 책과 영화를 모두 섭렵한 해리포터 팬이다. 우리 가족 중에 나만 해리포터에 관심이 없다. 해리포터 스투디오 입장권 50파운드는 팬이라면 기꺼이 지불할 가치가 있겠지만 나에게는 너무 아까운 돈이다. 그래서 아내가 아이들을 데리고 해리 포터 스튜디오에 간 사이 나는 펍에 가서 맥주를 마시면서 자유 시간을 보내는 방안을 떠올렸지만 감히 입밖에 꺼내지는 않았다. 여행 한 달 전에 티켓 예매 사이트에 들어갔는데 이미 여행 일정 일주일 모두 매진이었다. 어쩔 수 없이 입장권과 런던 시내에서 스튜디오까지 왕복 버스 서비스를 묶어서 판매하는 대행사를..

유럽여행/영국 2023.08.09

런던 4 - 캠브리지 당일치기 여행

런던 여행 중 당일치기로 캠브리지에 다녀왔다. 캠브리지와 옥스퍼드 중에서 고민하다가 캠브리지에서 살았던 회사 동료의 강력 권유로 캠브리지로 선택했다. 나중에 들어보니 그는 옥스퍼드에 가 본 적이 없었다. 캠브리지로 가는 열차는 킹스크로스 역에서 출발한다. 역에 조금 일찍 도착해 Platform 9 3/4 에서 사진을 찍었다. 플랫폼 간판 앞에는 관광객들이 줄을 서서 사진을 찍고 있었다. 바로 옆 해리포터 기념품 가게 직원이 사진이 예쁘게 찍히도록 목도리를 잡아준다. 그동안 또 다른 직원이 찍은 사진을 기념품 가게에서 판매하지만 내가 찍은 사진이 훨씬 더 잘 나왔다. 캠브리지역에 도착하니 비가 많이 내렸다. 버스를 타고 시내 쇼핑몰에 가서 우산을 샀다. 마침 쇼핑몰에 크리스피 크림 도넛이 있어서 사먹었다...

유럽여행/영국 2023.08.09

런던 3 - 세인트 제임스 공원, 자연사박물관, 첼시 스타디움, 뮤지컬 마틸다

런던 여행 셋째 날. 아내는 아이들을 데리고 근위병 교대식을 보러 가고 나는 호텔에 남아 일을 했다. 점심때쯤 일을 마치고 세인트 제임스 공원에서 합류했다. 아내가 오는 길에 견과류를 좀 사 오라고 했는데, 다람쥐를 유인하는 용도였다. 세인트 제임스 공원의 다람쥐들은 사람을 전혀 겁내지 않았다. 손 위에 견과류를 올려놓고 기다리면 와서 가져갔다. 아이들은 다람쥐를 찾아 공원을 몇 바퀴 돌았다. 점심을 먹고 Hatchards 서점에 갔다. 1797년에 설립된 영국에서 가장 오래된 서점이라고 한다. 서점의 3층이 전부 어린이 책 코너였다. 아이들은 파리에서 구하지 못했던 책들을 실컷 구경하고 장바구니에 담았다. 한국의 조카들에게 줄 책도 샀다. 서점에서 나와 소호 구경을 했다. 자연스럽게 파리의 번화가 마레..

유럽여행/영국 2023.07.14

런던 2 - 스톤헨지, 영국박물관, 하이드파크

런던 여행 둘째 날. 선사시대 유적지 스톤헨지에 다녀왔다. 스톤헨지는 런던에서 한 시간 반 정도 거리의 솔즈베리 평원에 위치해 있다. 교통편이 불편해서 왕복 버스와 입장 티켓이 포함된 투어를 예약했다. 아침 일찍 출발하는 버스에는 각국에서 온 관광객들이 가득 찼다. 스톤헨지는 원형으로 늘어선 거대 돌기둥들이다. 원형의 흙 구조물 안에 높이 8미터의 거대 바위들이 여러 형태로 세워져있다. 기원전 2000년 경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나 누가, 왜 만들었는지 아직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다. 많은 부분이 미스터리로 남아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더 많이 찾는지도 모르겠다. 스톤헨지에 도착했을 때는 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찬 바람이 불었다. 그래서 얼른 한 바퀴 돌아보고 스톤헨지 박물관에 들어갔다. 박물관에는 일본의 선사..

유럽여행/영국 2023.07.03

런던 1 - 내셔널 갤러리, 코벤트 가든, 웨스트민스터

파리북역에서 유로스타를 타고 두 시간 만에 런던에 도착했다. 호텔에 짐을 풀고 제일 먼저 서점에 갔다. 한국에 살았다면 거들떠보지도 않을 영어책들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한참을 구경하고 각자 마음에 드는 책을 한 권씩 샀다. 책 구경을 하다가 시간을 너무 많이 보내서 예약 시간을 지나서야 내셔널 갤러리에 갔다. 다행이 입장이 가능했다. 반고흐, 세잔, 쇠라, 터너, 카라바조...... 미술에 별로 관심이 없는 사람도 한 번쯤은 봤을만한 유명한 그림들이 잔뜩 걸려 있었다. 프랑스에 살면서 처음에는 미술관에 가면 아이들에게 그림을 보게 하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재미가 없는 것을 억지로 보여준들 무슨 의미가 있을까? 우리 세대는 초등학교 때 대부분 피아노 학원에 억지로 다녔고, 그래서 모두가 피아노를 싫..

유럽여행/영국 2023.06.22

바르셀로나 - 카탈루냐 음악당, 피카소 미술관, 벨 항구

바르셀로나에서 마지막 밤. 카탈루냐 음악당에 공연을 보러 갔다. 공연보다 연주홀에 대한 기대가 컸다. 스테인드 글라스와 타일 모자이크로 화려하게 장식된 연주홀에서는 스페인의 감성이 물씬 느껴졌다. 바르셀로나 사람들이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공연장이라고 자부할만했다. 기타 트리오가 스페인 음악을 연주하고, 댄서 두 명이 플라멩코를 추었다. 아랑후에즈 협주곡 같은 스페인 대표 음악부터 칙 코리아까의 재즈까지 다양한 음악을 연주했다. 연주 중간중간 기타리스트가 곡에 대해서 설명을 해주었는데, 스페인 음악에 대한 그의 애정을 느낄 수 있었다. 아이들은 세 곡쯤 듣고는 잠이 들었다. 너무 깊이 잠들어서 공연이 끝났는데도 일어나지 않았다. 공연장을 빠져나가던 사람들이 잠든 아이들을 보고는 웃으면서 이야기했다. "정..

바르셀로나 - 고딕 지구, 람블라스 거리, 구엘공원

아침 일찍 구시가지 람블라스 거리에 갔다. 보행자 거리 좌우로 키가 큰 가로수들이 늘어서있었다. 기념품을 파는 가게들을 지나 FC 바르셀로나 샵에 갔다. 요즘 축구에 푹 빠져서 사는 윤수에게 축구 유니폼을 사주기로 했다. 22-23 시즌 유니폼 가격이 100유로를 훌쩍 넘는데, 거기에 등에 이름과 번호를 프린트하기 위해 추가 비용을 더 지불했다. 팬들 덕분에 먹고살면서 이건 좀 너무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YOONSOO 7이 찍힌 유니폼을 받아 든 아이는 마냥 행복했다. 람블라스 거리에서 빠져나와 고딕 지구를 걸었다. 바르셀로나에서 가장 오래 된 지역으로 곳곳에서 중세 시대의 흔적을 만날 수 있다. 왕의 광장, 산 펠립네리 광장, 레이알 광장 등 골목골목 숨겨진 유적지들을 찾아다녔다. ..

바르셀로나 - 카사 바트요, 성가족대성당, 해변

부활절 연휴 기간 바르셀로나에 다녀왔다. 저녁 비행기를 타고 이동하서 다음날 아침 일찍 일정을 시작했다. 카사 바트요에 Casa Batlló에 문 여는 시간에 맞춰 찾아갔다. 가우디가 사업가 바트요의 의뢰를 받아 1904년에 리모델링한 건물이다. 의뢰인은 가우디에게 완전한 자유를 허용했다고 한다. 그래서 만화 속으로 들어가는 것 같은 기분이 드는 재미있는 건물이 탄생했다. 건물을 둘러보고 가우디가 만화경에서 착안해 디자인한 계단을 따라 옥상으로 올라갔다.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날이었다. 옥상 카페에 앉아서 카사 바트요의 상징인 용무늬 지붕을 보며 커피를 마셨다. 아내와 아이들은 이내 스케치북을 꺼내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가우디의 영감을 잔뜩 받은 아이들은 용을 주제로 많은 작품을 남겼다. 가우디은..

스웨덴 겨울 여행 - 스톡홀름. 시청 투어, 자연사박물관

스톡홀름 여행 마지막 날. 오전에 시청 투어를 했다. 투어는 매년 노벨상 수상자들의 축하연이 열리는 블루홀에서 시작했다. 블루홀이라는 이름과 달리 붉은 벽돌로 만들어진 홀이다. 축하연에는 수상자들과 수상자가 초대한 사람들, 국왕, 운 좋게 추첨된 스톡홀름대 학생이 참석한다고 한다. 시의회 의원들이 회의를 하는 회의실도 인상깊었다. 가이드가 스웨덴의 정치 제도에 대해서 설명하고, 회의실 곳곳에 숨어 있는 민주주의의 상징들을 이야기해 주었다. 스웨덴의 역사를 금박 모자이크로 표현한 황금의 방을 지나 다시 블루홀로 돌아와 투어를 마무리했다. 노벨상 수상자는 황금의 방에서 대기하다가 블루홀로 들어선다고 한다. 가이드의 권유대로 다 같이 노벨상 수상자가 된 기분으로 블루홀에 들어섰다. 오후에는 스톡홀름 자연사박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