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134

파리 소르본 대학 견학, 유럽 문화유산의 날

1년에 한번 있는 유럽 문화유산의 날에는 평소에 일반인에게 개방되지 않는 유적지나 공공기관, 역사적 건물이 무료로 공개된다. 엘리제궁이나 국회의사당 같은 주요 기관 뿐만 아니라 동네 시청까지 다양한 곳에 방문할 수 있다. 우리는 올해 소르본대학교에 가보았다. 먼저 Pierre and Marie Curie Campus 를 방문했다. 이곳은 캠퍼스 이름에서 예상할 수 있듯이, 과학 학과들이 모여있는 캠퍼스다. 1970년대에 설립되어 고풍스러운 메인 캠퍼스와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다. 광물박물관을 방문하려고 했으나 오후에나 문을 연다고 해서 대신 지질학과 도서관을 방문했다. 화산과 바다에 대한 책, 고지도를 구경하고 엽서와 책갈피를 선물로 받았다. 주말이라 그런지 캠퍼스에는 학생들이 많지 않았다. 그래도 게시판..

장미 마을 제르베루아 Gerberoy

파리에서 1시간 반 가량 떨어진 작은 마을 Gerberoy 제르베루아는 장미 마을로 유명하다. 장미 시즌에는 집집마다 장미가 화사하게 피어 마을 전체가 장미 정원으로 바뀐다. 마을 골목길을 따라 걸으며 주민들이 예쁘게 가꾼 정원과 돌담을 구경했다.  후기인상파 화가 앙리 르 시다네르 Henri Le Sidaner가 만든 정원에도 방문했다. 르 시다네르는  폐허가 된 시골집을 구매하여 정원으로 바꾸었다고 한다. 그는 본인이 직접 설계하고 가꾼 이 정원에서 많은 작품을 남겼다.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면 산책로를 따라 걸으며 다양한 꽃이 피어있는 화단과 작은 연못, 화가의 아뜰리에를 볼 수 있다.  마을에는 예쁜 카페와 식당이 많이 있었지만 빈 테이블이 없었다. 미리 예약하지 않은 것을 후회하며 서둘러 마을을 ..

노르망디 - 옹플뢰르 Honfleur, 에트르타 Etretat

카부르에서 40분 정도 이동해서 옹플뢰르 Honfleur에 도착했다. 옹플뢰르는 센강 하구에 위치한 작은 항구 도시다. 중세에는 대서양으로 나가는 거점 항로 북적였지만 르아브르에 새 항구가 건설된 후 쇠퇴하였다. 덕분에 옹플뢰르는 중세시대 노르망디 항구의 모습을 유지하게 되었고 이제는 사랑받는 여행지가 되었다.  먼저 옹플뢰르의 중심부에 있는 옛 항구를 찾았다. 항구 주변을 좁고 긴 건물들이 둘러싸고 있다. 높이도, 색도 제각각인 건물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모습이 인상 깊다. 항구에는 요트들이 정박해 있고 건물 1층의 레스토랑과 카페는 관광객들이 채우고 있다.  구시가지의 골동품 가게와 갤러리들을 구경하고 생트 카트린 교회 Église Sainte-Catherine)를 방문했다. 나무로 지어진 이 교회..

노르망디 - 카부르 Cabourg

지베르니에서 카부르 Cabourg로 이동했다. 카부르는 도빌과 함께 노르망디의 대표적인 해변 휴양지이다. 19세기 후반 벨 에포크 시대부터 인기 있는 관광지로 자리 잡았고, 그래서 그 시절의 건축물들이 많이 남아 있다. 숙소에 짐을 내려놓고 바로 해변으로 갔다. 피곤하기도 하고, 바람이 차니 추워서 나가기 싫다는 아이들을 산책만 하자고 달래서 데리고 나갔다. 아이들은 물이 빠진 해변을 보고 마음이 금세 바뀌었다. 잠자리채를 들고나가 물이 고인 곳을 찾아다니며 새우를 잡았다. 해가 질 때까지 모래놀이를 하다가 숙소로 돌아왔다. 다음날 오전 간조 시간에 맞춰서 바다에 갔다. 카부르에는 바다 생물들이 별로 없어서 옆동네 울가트 Houlgate에 갔다. 울가트의 해변에는 조개가 많다. 어린이들이 조개 수확을 너..

노르망디 - 지베르니 Giverny

동생이 1주일 동안 파리에 다녀갔다. 파리에만 있기에는 긴 기간이라 노르망디로 2박 3일 동안 여행을 다녀왔다. 1일 차 지베르니 Giverny - 카부르 Cabourg2일 차 카부르 Cabourg3일 차 카부르 Cabourg - 옹플레르 Honfleur - 에트르타 Etretat 파리에서 80km 떨어져 있는 작은 마을 지베르니는 클로드 모네의 정원으로 유명하다. 클로드 모네는 1883년 지베르니에 정착한 뒤 숨을 거둘 때까지 43년 동안 이곳에서 많은 작품을 창작했다. 지금은 클로드 모네 재단에서 그의 집과 정원을 보존하고 박물관으로 운영하고 있다.  정원 입구로 들어가면 모네의 가장 유명한 작품인 수련 시리즈가 탄생한 연못이 가장 먼저 모습을 드러낸다. 연못가에는 꽃이 피어 있고, 주변에 심어진 버..

안시 Annecy

샤모니에서 3박 4일을 보내고 알프스 산맥의 더 아래쪽에 자리 잡고 있는 안시 Annecy로 이동했다. 안시는 깨끗하고 맑은 물로 유명한 Annecy 호수에 접해 있어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도시다. 우리도 호수에서 남은 휴가를 보내기로 했다.  안시에 도착해서 저녁을 먹고 호숫가 산책을 했다. 석양에 호수가 붉게 물든 모습을 보고 싶었는데 조금 늦었다. 이미 해가 완전히 진 뒤에 호수에 도착했다. 낮에는 시끌벅적했을 호수 주변이 해가 진 뒤에는 조용하고 평온했다. 가족과, 연인과 호숫가를 걷는 사람들만 조금 보였다.    다음날 아침, 안시 근처 Mont Baron으로 트레킹을 하러 갔다. 안시 시내에서 차로 25분 정도 산을 올라가 Col des Contrebandiers에 주차를 하고 트레킹을 시작했..

샤모니 Chamonix - Parc de Merlet 동물원, 샤모니 시내

샤모니에 머무는 동안 Planpraz 케이블카 출발지 근처의 에어비엔비에서 숙박을 했다. 도심에서 조금 떨어져 있어서 조용했다. 테라스에서 찍은 사진을 보고 예약했는데, 실제 테라스에서 보는 알프스 전망은 사진보다 훨씬 아름다웠다. 트레킹을 하지 않을 때는 테라스에서 시간을 많이 보냈다. 아침에 일어나면 커피를 들고나가 산을 보고 새소리를 들었다. 아이들이 일어나면 아침도 테라스에서 먹었다. 트레킹을 하고 돌아와서 씻고 나면 아이들이 피곤해서 다시 나가고 싶어 하지 않았다. 그래서 저녁에도 외식을 하지 않고 숙소에서 해 먹었다.       숙소에서 10분 정도 걸어 내려가면 샤모니 중심지였다. 샤모니는 스키와 트레킹의 베이스 캠프로 주로 방문을 하지만, 도시 자체도 매력이 있었다. 샤모니가 관광지로 본격..

샤모니 Chamonix - 에귀뒤미디 Aiguille du Midi

샤모니에서 케이블카로 갈 수 있는 가장 높은 곳은 에귀뒤미디 Aiguille du Midi 전망대이다. 몽블랑을 가장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해서 샤모니에서 인기가 가장 많다. 성수기에는 케이블카를 타는데만 한 시간 넘게 기다리기도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아침 일찍 가기로 했다. 몽블랑 멀티패스를 구매할 때 에귀디미디 케이블카 탑승 시간 예약을 할 수 있다. 고산지대에 어느 정도 적응이 된 뒤에 올라가려고 여행 사흘째 되는 날 아침 시간에 예약을 했다. 덕분에 대기 시간 없이 케이블카에 탑승할 수 있었다. 중간에 케이블카를 갈아타고 Aiguille du Midi까지 오른 뒤 여기서 바로 다시 엘리베이터를 타고 정상까지 올라갔다. 정상에 도착해서 가장 먼저 Le Pas dans le vide에 방..

샤모니 Chamonix - 브레벙 Brévent 트레킹, Mer de glace 빙하

샤모니에서 둘째 날. 전날 장거리 운전과 트레킹의 피로가 덜 풀렸지만 그래도 아침 일찍 일어났다. 숙소 테라스에서 산을 보며 아침을 먹었다. 폭포 소리와 새소리가 들려왔다. 숙소 바로 옆 케이블카로 향하는 등산객들이 들뜬 목소리도 들렸다.  둘째 날 트레킹은 Brévent 전망대 주변을 돌기로 했다. 샤모니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Plan Praz까지 올라간 뒤에 Plan Parz에서 Brévent 케이블카로 갈아타면 해발 2525미터 Le Brévent까지 올라갈 수 있다.  여기서 Aiguillette des Houches까지 왕복 9km 하이킹을 하는 것이 최초 계획이었다. 하지만 전날 경험으로 산에서 아이들과 9km를 걷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거리 대신 시간으로 목적지를 정했다...

샤모니 Chamonix - 락 블랑 Lac Blanc 트레킹

7월 초 샤모니 Chamonix와 안시 Annecy로 5박 6일간 짧은 여름휴가를 다녀왔다. 샤모니에서는 트레킹을 하고 안시에서는 호수에서 놀면서 쉬는 계획이다.  1일 차 오전 샤모니 도착, 오후 Lac Blanc 트레킹2일 차 오전 Brevent 트레킹, 오후 Mer de Glace 빙하 견학3일 차 Aiguille de midi 전망대, Panoramic Mont Blanc를 타고 이탈리아 왕복, Plan de l'Aiguille4일 차 Parc de Merlet 동물원, 샤모니 시내 박물관5~6일 차 안시 호수 새벽에 파리에 출발해서 점심때쯤 샤모니에 도착했다. 다음 날부터 트레킹을 할 계획이었으나 샤모니 일정의 마지막 날 비가 예보되어 있어서 첫날부터 트레킹을 하기로 했다.  첫 트레킹은 샤모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