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퐁텐블로 숲, 바흐비종

날씨가 너무 좋았던 일요일, 퐁텐블로 숲에 나들이를 다녀왔다. 구글맵에 찾아보니 어린이들도 쉽게 갈 수 있는 산책 코스가 많았다. 길가 주차장에 차를 대고 30분 정도 걸으면 전망대에 올라갈 수 있는 코스를 선택했다. 산책길에 들어서자 나비들이 많이 보였다. 곤충채집에 목말라있던 아이들은 정신없이 나비를 쫓아다닌 결과 꽤 여러 종류의 나비를 잡았다. 서울에서는 곤충 채집을 많이 하고 관찰일기까지 썼는데 파리에서는 곤충을 보기 정말 힘들다. 파리를 점령한 비둘기들이 애벌레를 다 잡아먹지 않을까 하는 의심이 든다. 곳곳에 바위 터널도 있고, 누군가 만들어놓은 나무집도 있고, 쓰러진 나무들도 있어서 숲 탐험하기 좋았다. 놀면서 걷다 보니 30분 거리 전망대까지 가는데 2시간이 걸렸다. 정상(이라고 하기에는 민..

벡 수도원 Abbaye du Bec

아이들과 노르망디 Cerza 동물원에 다녀오는 길에 벡 수도원 Abbaye du Bec 에 들렀다. 수도원 안에 들어가려면 가이드 투어를 해야 해서 투어 시간에 맞춰서 갔다. 아이들에게는 재미없는 코스지만 동물원에서 1박 2일을 놀았으니 군말 없이 따라와 주었다. 가이드 투어에는 우리와 프랑스인 노부부 한쌍이 참여했다. 가이드 아저씨가 설명을 하는 중간중간 우리를 위해 영어로 요점정리를 해주었다. 프랑스 역사책을 최근에 읽어서 프랑스어 설명도 꽤 많이 들을 수 있었다. 11세기에 수도원이 처음 설립된 이후 정복왕 윌리엄 시절 노르망디공국과 잉글랜드 사이의 가교 역할을 했고, 학교로 쓰이기도 했다. 한때 파리의 노트르담과 견줄 만큼 거대한 교회가 있었지만 무너졌다. 그래서 수도사들이 다 같이 식사를 하던 ..

루아르 - 가족여행 2. 샹보성, 와이너리 투어

다음 날. 호텔에서 아침을 먹고 샹보성에 갔다. 샹보성에 도착하기 전에 멋진 숲이 먼저 나왔다. 프랑스의 고성 근처에는 항상 숲이 있다. 숲 가운데 성을 지었는지, 아니면 성을 지으면서 숲을 조성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성의 주인들이 이곳에서 사냥을 했을 것이다. 성의 사냥의 방에서 숲에서 잡은 동물들의 박제를 볼 수 있었다. 샹보성은 루아르의 성 중 가장 많은 사람들이 찾는 성으로 프랑스 르네상스 건축의 대표작으로 꼽힌다. 426개의 방이 있는 대규모 성으로 1519년 프랑수와 1세가 건축하였다. 막상 성이 완성되자 프랑수아 1세는 성이 촌스럽다고 자주 방문하지 않고 블루아 성을 더 많이 찾았다고 한다. 성 입구에서 히스토리 패드를 빌렸다. 패드에 설치된 증강현실 어플리케이션으로 성의 옛 모습을 볼 수 있다..

프랑스/루아르 2022.12.15

루아르 - 가족 여행 1. 오를레앙, 블루아

한국에서 처가 부모님과 처남 가족이 프랑스로 여행을 왔다. 파리에만 있기에는 아쉬워서 근교 투어를 하기로 했다. 노르망디와 루아르 사이에서 고민하다가 루아르로 정했다. 노르망디 풍경이 예쁘기는 하지만 성, 정원, 와이너리가 있는 루아르 밸리가 더 프랑스적이라고 생각했다. 가는 길에 오를레앙에 들러 대성당을 볼 수 있는 것도 루아르를 선택한 이유다. 고딕 성당은 프랑스에 오면 꼭 봐야 할 건축물인데, 파리의 대표적인 고딕 성당인 노틀담 대성당은 아직 화재 복구 중이다. 그래서 대신 오를레앙의 생트크루아 대성당에 가기로 했다. 파리에서 1시간 조금 넘게 이동해 오를레앙에 도착했다. 대성당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성당에 들어갔다. 마침 일요일 오전 미사 시간이라 신도석 뒤에 서서 파이프오르간 소리를 들으며 미사..

프랑스/루아르 2022.12.14

장미의 마을 제르베루아 Gerberoy

프랑스 곳곳을 열심히 다니고 있지만 더 열심히 다녀보려고 ‘프랑스의 아름다운 마을들 Les Plus Beaux Villages de France‘ 이라는 제목의 책을 샀다. 프랑스의 아름다운 마을은 프랑스 정부에서 문화유산과 자연경관을 잘 보존하고 가꿔온 작은 마을을 선발하여 선정한다고 한다. 선정된 마을 중에서 우리집에서 제일 가까운 곳이 Gerberoy다. 마을에 장미가 많아 장미의 마을이라고도 불린다. 장미가 한창일때 맞춰서 가려고 계획을 했는데 주말마다 비가 와서 계속 미루다 꽃이 질때쯤 가게 되었다. Gerberoy는 마을 입구 주차장에 내리자마자 ‘와 예쁘다’ 탄성이 저절로 나올 만큼 아름다운 마을이었다. 작은 길을 따라 반 목조 집을이 늘어선 것은 여느 북부 마을과 똑같았지만, 집집마다 벽에..

보발 동물원 ZooParc de Beauval

루아르에 있는 보발 동물원은 세계에서 4번째로 아름다운 동물원이라고 한다. 이런 순위는 누가 어떤 기준으로 정하는 것인지 모르겠으나 다녀온 사람들이 모두 칭찬하는 것을 보면 좋은 동물원임에는 분명했다. 규모가 커서 하루에 다 못 본다는 이야기도 많이 들어서 2박 3일로 다녀오기로 했다. 금요일에 하교한 아이들을 학교 앞에서 바로 태워 동물원으로 출발했다. 동물원에서 운영하는 호텔에 숙박을 해서 2박 3일간 동물원 입장권이 포함되어 있었지만 첫날은 저녁 늦게 도착해서 호텔로 바로 갔다. 보발 동물원이 운영하는 호텔은 네 곳이 있는데, 그중에서 친구 가족과 같이 빌라 하나를 쓸 수 있는 Les Hameaux 호텔에서 숙박을 했다. 동물원에서 10분 정도 떨어져 있었지만 호텔이 위치한 Saint-Aignan ..

프랑스/루아르 2022.12.12

샹파뉴 단풍 여행

가을 포도밭 단풍 구경을 하러 샹파뉴 당일치기 여행을 다녀왔다. 샹파뉴는 샴페인 Champagne의 프랑스어 발음으로 샴페인이 생산되는 지역이다. 프랑스 와인 산지는 대부분 스파클링 와인을 생산하지만, 샹파뉴 지방에서 생산된 스파클링 와인만 샴페인이라는 이름을 붙일 수 있다. 먼저 랭스에 있는 포므리 Pommery의 샴페인 하우스에 들렀다. 1868년 샴페인 사업가 포므리 부인은 채석장을 매입하여 와인 저장소로 바꾸었다. 지금은 저장소에 현대미술 전시를 같이 해서 미술관 겸 와인 셀러가 되었다. 재미있는 미술작품이 많이 설치되어 있어서 아이들도 재미있어했다. 지하 셀러 투어를 마치고 나오면 샴페인 시음을 할 수 있다. 어른들은 포므리의 베스트셀러인 Royal Brut를 마시고 아이들도 스파클링 포도 주스..

포르투갈 포르투 2

포르투 여행 둘째 날. 포르투 대성당에 갔다. 포르투 대성당 밖에서 봤을 때는 두 개의 탑 때문에 고딕 성당으로 보였으나 성당 내부는 로마네스크 양식이었다. 성당 곳곳에 타일 장식이 있는 것도 독특했다. 성당의 타워는 포르투를 한 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훌륭한 전망대였다. 아침 내내 도루 강 위를 덮고 있던 안개가 우리가 타워에 올라갔을 때 딱 맞춰서 걷혔다. 덕분에 360도 파노라마 전경을 감상할 수 있었다. 성당에서 내려오는 골목길도 예뻤다. 골목 구석구석에 고양이들이 숨어있어서 아이들이 좋아했다. 골목길에서 빠져나오니 에그타르트 가게 카스트로 Castro 앞이었다. 그냥 지나칠 수 없어 에그타르트를 하나씩 사먹었다. 이후 일정은 모두 취소하고 카르네이루 해변 Praia do Carneiro에 갔다...

노르망디 동물원 호텔 Cerza Safari Lodge

코로나 격리가 끝나자마자 2주 연속으로 출장을 다녀왔다. 아내에게 쉴 시간을 좀 줘야 할 것 같아서 주말에 혼자 아이들을 데리고 여행을 가기로 했다. 바다에 가려고 했으나 날씨가 좋지 않아 노르망디 Cerza 동물원으로 급하게 적지를 변경했다. ​ Cerza 동물원 안에는 숙박 시설 Cerza Safari Lodge가 있다. 숙소에서 동물원의 동물들을 관찰할 수 있고, 왈라비, 사슴, 토끼 같은 온순한 동물들은 숙소 마당에 풀어놓아서 오며 가며 보고 먹이도 줄 수 있다. ​ 숙소가 동물원에 바로 붙어 있어서 숙박 기간 동안 언제든 출입할 수 있다. 짙눈개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였지만 눈이 잠시 그친 틈을 타서 동물원에 들어갔다. 날씨가 안 좋으니 손님이 없어서 조용하고 좋았다. Cerza 동물원에는 동물원..

포르투갈 포르투 1

스페인 비고에서 아침 기차를 타고 포르투에 도착했다. 호텔에 짐을 맡겨놓고 호텔 직원이 안내해준 코스대로 시내 구경을 하러 나갔다. 호텔 근처 광장에 항해왕 엔리케의 대형 동상이 있었다. 아이들에게 대항해시대에 포르투갈의 활약에 대해서 이야기해주었다. 포르투에서 가장 유명한 곳, 리베이라 광장에 갔다. 두오로 강을 따라 '포르투식' 건물들이 늘어서 있다. 루이스 1세 다리가 보이고 강 건너에는 포르토 와이너리가 모여있는 가이아 지역이 보인다. 1886년 개통한 루이스 1세 다리는 구스타프 에펠의 제자인 테오필레 세리그가 설계하였다. 2층 구조로 2층으로는 전철이 통행하고 1층으로는 자동차가 다닌다. 1층은 공사 중이라 보행자만 다닐 수 있었다. 다리를 건너서 맞은편 가이아 지역으로 갔다. 아이들이 점심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