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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시 Annecy

샤모니에서 3박 4일을 보내고 알프스 산맥의 더 아래쪽에 자리 잡고 있는 안시 Annecy로 이동했다. 안시는 깨끗하고 맑은 물로 유명한 Annecy 호수에 접해 있어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도시다. 우리도 호수에서 남은 휴가를 보내기로 했다.  안시에 도착해서 저녁을 먹고 호숫가 산책을 했다. 석양에 호수가 붉게 물든 모습을 보고 싶었는데 조금 늦었다. 이미 해가 완전히 진 뒤에 호수에 도착했다. 낮에는 시끌벅적했을 호수 주변이 해가 진 뒤에는 조용하고 평온했다. 가족과, 연인과 호숫가를 걷는 사람들만 조금 보였다.    다음날 아침, 안시 근처 Mont Baron으로 트레킹을 하러 갔다. 안시 시내에서 차로 25분 정도 산을 올라가 Col des Contrebandiers에 주차를 하고 트레킹을 시작했..

샤모니 Chamonix - Parc de Merlet 동물원, 샤모니 시내

샤모니에 머무는 동안 Planpraz 케이블카 출발지 근처의 에어비엔비에서 숙박을 했다. 도심에서 조금 떨어져 있어서 조용했다. 테라스에서 찍은 사진을 보고 예약했는데, 실제 테라스에서 보는 알프스 전망은 사진보다 훨씬 아름다웠다. 트레킹을 하지 않을 때는 테라스에서 시간을 많이 보냈다. 아침에 일어나면 커피를 들고나가 산을 보고 새소리를 들었다. 아이들이 일어나면 아침도 테라스에서 먹었다. 트레킹을 하고 돌아와서 씻고 나면 아이들이 피곤해서 다시 나가고 싶어 하지 않았다. 그래서 저녁에도 외식을 하지 않고 숙소에서 해 먹었다.       숙소에서 10분 정도 걸어 내려가면 샤모니 중심지였다. 샤모니는 스키와 트레킹의 베이스 캠프로 주로 방문을 하지만, 도시 자체도 매력이 있었다. 샤모니가 관광지로 본격..

샤모니 Chamonix - 에귀뒤미디 Aiguille du Midi

샤모니에서 케이블카로 갈 수 있는 가장 높은 곳은 에귀뒤미디 Aiguille du Midi 전망대이다. 몽블랑을 가장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해서 샤모니에서 인기가 가장 많다. 성수기에는 케이블카를 타는데만 한 시간 넘게 기다리기도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아침 일찍 가기로 했다. 몽블랑 멀티패스를 구매할 때 에귀디미디 케이블카 탑승 시간 예약을 할 수 있다. 고산지대에 어느 정도 적응이 된 뒤에 올라가려고 여행 사흘째 되는 날 아침 시간에 예약을 했다. 덕분에 대기 시간 없이 케이블카에 탑승할 수 있었다. 중간에 케이블카를 갈아타고 Aiguille du Midi까지 오른 뒤 여기서 바로 다시 엘리베이터를 타고 정상까지 올라갔다. 정상에 도착해서 가장 먼저 Le Pas dans le vide에 방..

샤모니 Chamonix - 브레벙 Brévent 트레킹, Mer de glace 빙하

샤모니에서 둘째 날. 전날 장거리 운전과 트레킹의 피로가 덜 풀렸지만 그래도 아침 일찍 일어났다. 숙소 테라스에서 산을 보며 아침을 먹었다. 폭포 소리와 새소리가 들려왔다. 숙소 바로 옆 케이블카로 향하는 등산객들이 들뜬 목소리도 들렸다.  둘째 날 트레킹은 Brévent 전망대 주변을 돌기로 했다. 샤모니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Plan Praz까지 올라간 뒤에 Plan Parz에서 Brévent 케이블카로 갈아타면 해발 2525미터 Le Brévent까지 올라갈 수 있다.  여기서 Aiguillette des Houches까지 왕복 9km 하이킹을 하는 것이 최초 계획이었다. 하지만 전날 경험으로 산에서 아이들과 9km를 걷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거리 대신 시간으로 목적지를 정했다...

샤모니 Chamonix - 락 블랑 Lac Blanc 트레킹

7월 초 샤모니 Chamonix와 안시 Annecy로 5박 6일간 짧은 여름휴가를 다녀왔다. 샤모니에서는 트레킹을 하고 안시에서는 호수에서 놀면서 쉬는 계획이다.  1일 차 오전 샤모니 도착, 오후 Lac Blanc 트레킹2일 차 오전 Brevent 트레킹, 오후 Mer de Glace 빙하 견학3일 차 Aiguille de midi 전망대, Panoramic Mont Blanc를 타고 이탈리아 왕복, Plan de l'Aiguille4일 차 Parc de Merlet 동물원, 샤모니 시내 박물관5~6일 차 안시 호수 새벽에 파리에 출발해서 점심때쯤 샤모니에 도착했다. 다음 날부터 트레킹을 할 계획이었으나 샤모니 일정의 마지막 날 비가 예보되어 있어서 첫날부터 트레킹을 하기로 했다.  첫 트레킹은 샤모니..

브르타뉴 - 반 Vannes, 렌 Rennes

키브롱의 아름다운 바다를 떠나 반 Vannes으로 이동했다. 내비게이션에 반 구시가지의 주차장을 목적지로 지정하고 갔는데 경찰이 길을 통제하고 있었다. 어쩔 수 없이 시내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주차를 하고 걸어서 이동했다. 시내에서는 100여명의 성소수자 축제 참가자들이 무지개 깃발을 들고 행진을 하고 있었다. 축제 참가자들도, 다른 시민들도, 통제하는 경찰들도 평화롭고 즐거운 분위기였다. 이번 기회에 아이들에게 성소수자가 무엇인지 설명을 해주었다.  둘째가 전날부터 자외선 때문에 안구 화상을 입었는지 눈이 아프다고 했다. 반에 간 날은 한여름처럼 해가 뜨거워 선글라스를 먼저 사기로 했다. 눈이 아프다고 울면서도 마음에 드는 선글라스가 나올 때까지 안경 가게를 찾아다녔다. 세 번째 가게에서야 마음에 드는..

브르타뉴 - 벨일앙메르 Belle-Île-en-Mer

벨일앙메르 Belle-Île-en-Mer는 키브롱 반도에서 14km 떨어진 섬이다. 이름이 '바다 위의 아름다운 섬'이라는 뜻으로, 보통 줄여서 벨일이라고 부른다.  키브롱항에서 벨일까지는 페리로 40분 정도 걸린다. 페리 예매를 하려고 인터넷을 검색하다 세일 보트로 벨일을 왕복하는 Iliens라는 업체를 찾았다. 시간은 페리보다 두 배가 걸리지만 좋은 경험이 될 것 같아 여기로 예약을 했다. 배는 오전 10시에 키브롱항에서 출발했다. 항구를 벗어나 돛을 올리니 배가 미끄러지듯 나아갔다. Iliens의 배는 쌍동선으로 가운데 그물이 설치되어 있어 위에 앉거나 누워서 갈 수 있었다. 우리도 그물에 누워 바다 바람을 맞으며 지나가는 요트들을 구경했다.  바람이 좋아 예상보다 10분 빠른 1시간 20분 만에 ..

브르타뉴 - 키브롱 Quiberon

아이들에게 이번 여행의 목적은 갯벌 생물들을 잡는 것이다. 브르타뉴의 바다는 조수간만의 차가 커서 썰물 때 해변에 나가면 게, 새우, 불가사리, 소라게, 망둥어 등 많은 동물들을 볼 수 있다. 키브롱 반도의 끝 Kergalek 해안은 바위해변과 모래사장이 같이 있어서 아이들이 놀기 딱 좋았다. 여행기간에 물때도 딱 맞아서 한낮에 물이 빠졌다. 매일 바다에 나가 빠진 바위에서 채집 활동을 하다가 지루해지면 모래사장에서 모래놀이를 했다.  아이들이 손바닥만한 물고기를 잡은 사진을 보고 할머니가 눈먼 물고기가 있었나 보다고 하셨지만 아니다. 노르망디와 브르타뉴의 바다를 섭렵하며 쌓은 노하우와 돌을 몇 개를 뒤집더라도 끝까지 물고기를 쫓아가는 끈기의 결과다.             키브롱에서 차로 30분이면 갈 ..

브르타뉴 - Rochefort-en-Terre

프랑스 사람들에게 노르망디의 바다가 정말 아름답다고 이야기하면 옆에서 듣고 있던 브르타뉴 사람이 발끈해서 한마디 한다.  "그건 네가 브르타뉴에 안 가봐서 그래""나 브르타뉴 가봤어. 생말로 Saint-Malo. 정말 예쁘더라.""생말로는 진짜 브르타뉴가 아니야. 행정구역은 브르타뉴지만 사실 노르망디야"이런 반응이 한두 번이 아니다. 브르타뉴 사람들 뿐만 아니라, 파리지앵들도 브르타뉴 바다는 특별하다고 이야기한다.  그래서 '진짜' 브르타뉴의 바다를 찾아가 봤다. 2024년 종전기념일과 예수승천일이 수요일과 목요일에 겹치면서 닷새 연휴가 만들어졌다. 많은 사람이 파리를 떠날 거라 예상해 아침 7시에 집을 나섰지만 이미 늦었다. 파리를 빠져나가는 고속도로에는 차가 가득 찼고, 8시간 만에 달려 첫 번째 목..

노르망디 Cerza 동물원

프랑스 북쪽 노르망디에 위치한 Cerza 동물원은 규모는 크지 않지만 동물원 내부에서 숙박을 할 수 있어서 어린이들을 동반한 가족들에게 인기가 많다. 우리 어린이들도 2년 전 처음 가본 뒤 또 가고 싶다고 노래를 불러서 이번에 다시 한번 다녀왔다. 동물원에 가는 길에 리바로 Livarot 치즈가 만들어지는 리바로에 들러 치즈 공장 견학을 했다. 대부분의 공정이 자동화된 현대식 공장으로 우유를 입고해서 치즈가 완성되기까지의 과정을 따라가면서 볼 수 있다. 견학 코스 끝에는 치즈를 시식하고 구매할 수 있는 샵이 있었다. 동네 대표 치즈인 리바로는 향이 너무 강했다. 대신 역시 노르망디의 주요 치즈 중 하나인 퐁 레베크 Pont l'Eveque 치즈와 카망베르 Camembert 치즈를 샀다. Cerza 동물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