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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노바 Genova 1

아이들 투썽 Toussaint 방학 기간에 이탈리아 제노바 - 피사 - 피렌체 여행을 다녀왔다. 제노바 (영어로는 제노아 Genoa)는 이탈리아의 주요 항구 도시이며 크리스토프 콜럼버스의 고향이기도 하다. 제노바 공화국은 중세 시대에 베네치아와 함께 지중해를 장악했던 강력한 해상공화국이었으나, 1797년 나폴레옹의 이탈리아 점령 때 멸망했다. 지금도 제노아의 거리에는 옛 제노바 공화국의 깃발이 많이 걸려 있다. 제네바에 도착해 숙소에 짐을 내려 놓고 바로 근처 카페에 갔다. 아내와 커피 바에 선 채로 에스프레소를 한 잔씩 마셨다. 진한 커피 향이 혈관을 따라 온몸으로 퍼지는 느낌이다. 이런 좋은 커피가 단 돈 1.3유로다. 다음으로 젤라토 가게를 찾았다. 작은 컵에 두 가지 맛을 골라서 담는다. 나는 피..

벨기에 - 브뤼헤 Bruges

호텔 체크아웃을 하고 아침부터 놀이터에 갔다. 전날 지나가면서 본 '멋진' 놀이터에 시간이 되면 들리기로 아이들과 약속을 했다. 아이들은 잊지 않고 일어나자마자 "어제 그 놀이터 가도 돼?"라고 물었다. 멋진 놀이터에서 어린이들이 이제 다 놀았다고 이야기할 때까지 놀렸다. 오전에는 왕궁미술관에 갈 계획이었으나 놀이터에서 시간을 많이 보냈고, 주변에 주차하기도 힘들어서 건너 뛰었다. 대신 브뤼셀 근교에 있는 아토미움에 들리기로 했다. 아토미움은 1958년 브뤼셀 세계박람회 때 지어진 높이 102m의 대형 건축물이다. 철의 크리스털 구조를 본떠서 디자인했는데, 직격 18m 금속 구 8개를 튜브로 연결해 놓은 구조이다. 과학기술의 발전을 기념하고 벨기에의 공학 기술을 보여주기 위해 이런 구상을 했다고 한다. ..

벨기에 - 브뤼셀

파리에서 차로 네 시간도 걸리지 않는 이웃 나라 벨기에.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쉽게 갈 수 있다는 이유로 계속 미루다 이제야 다녀왔다. 브뤼셀에 도착해서 제일 먼저 초콜릿 박물관 Choco-story Brussels에 갔다. 여느 초콜릿 박물관과 마찬가지로 마야 문명의 초콜릿 유적들부터 설명을 시작한다. 오디오가이드가 잘 되어있고, 아이들이 초콜릿과 관련된 간단한 게임을 할 수 있는 콘솔이 중간중간 설치되어 있어서 지루하지 않았다. 초콜릿을 농도 별로 시음해 볼 수 있는 코너도 있었다. 어른들도, 아이들도 신나게 초콜릿을 빼먹는다. 관람 코스 마지막에는 초콜릿 마스터가 초콜릿을 만드는 과정을 시연해 보인다. 마스터가 노련하고 재미있게 시연회를 이끌어서 재미있게 봤다. 벨기에에 오면 가장 먼저 와플을 먹을..

오드프랑스 Hauts-de-France - 릴 Lille

시월 들어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고 낮이 많이 짧아졌다. 프랑스 사람들은 벌써 크리스마스 이야기를 한다. 춥고, 습하고, 어두운 파리의 겨울이 다가오고 있다. 가을이 지나가버리기 전에 어디든 떠나야 할 것 같아 북부 프랑스의 중심, 릴 Lille로 당일치기 여행을 떠났다. 아침 일찍 잠든 아이들을 차에 태워 출발했다. 첫 번째 목적지는 자연사박물관 Musée d'Histoire naturelle de Lille. 릴까지 가서 동물 박제와 공룡 뼈를 보는 이유는 순전히 아이들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서다. 자연사박물관 옆의 공원 Parc Jean-Bapatiste Lebas 에는 대형 놀이터도 있었다. 두 곳에서 오전 내내 즐거운 시간을 보낸 어린이들은 오후 시내 관광 일정에 잘 협조해 주었다. 레퓌블리크 ..

파리 근교 몽모헝시 숲 - Forêt de Montmorency

일요일. 점심을 먹고 귀찮다는 아이들을 억지로 차에 태워서 집에서 30분 거리에 있는 몽모헝시 숲 Forêt de Montmorency에 갔다. 날씨가 좋아 나들이 온 사람들이 많았다. 중세 시대에 지어진 작은 성, Château De La Chasse 앞 잔디밭에는 피크닉을 나온 사람들이 모여 앉아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성을 지나 숲으로 들어갔다. 나무 사이로 바스럭거리는 소리가 자꾸 나서 긴장했는데, 알고 보니 밤이 떨어지는 소리였다. 밤 껍데기를 까보니 동글동글 작고 귀여운 알밤이 들어있었다. 아이들에게 발로 밤송이를 까는 방법을 알려주었다. 아이들은 숲을 돌아 다니며 정신없이 밤을 주웠다. 제일 크고 잘 생긴 밤 몇 개를 골라 가방에 넣고 나머지는 다시 숲에 던져놓았다. 야생 동물이 있을 것 같..

스코틀랜드 - Three Sisters, Highland Coo

스코틀랜드를 떠나는 날. 아침에 비가 와서 느긋하게 조식을 먹었다. 호텔 식당에서 호수 방향으로 통창이 나 있어서 매일 호수를 보며 아침을 먹었다. 체크아웃을 하고 호텔 어린이 놀이방에서 조금 더 시간을 보냈다. 그래도 비는 그치지 않았다. "일단 나가보자. 우리가 목적지에 도착하면 항상 비가 그쳤잖아" 아내가 말했다. 이 날은 오전에 쓰리 시스터즈 Three Sisters에서 트레킹을 하고 공항으로 가는 일정이었다. 하늘을 보니 비가 그칠 것 같지 않았지만 더 지체할 수는 없어서 호텔을 나왔다. 쓰리 시스터즈 Three Sisters에 도착하니 정말로 비가 잦아들었다. 하늘에는 여전히 구름이 가득했고 이슬비가 간간이 내렸지만 트레킹을 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 "거봐. 최선을 다해 놀면 하늘이 도와준..

유럽여행/영국 2023.09.04

스코틀랜드 - 네스호, 스카이섬

하이랜드에서 보내는 마지막 날. 스카이 섬 Skye Island에 다녀왔다. 글렌코에서 스카이 섬까지는 2시간 반 가량 소요된다. 호텔에서 새벽에 출발을 해서 Sligachan, Portree, Kilt Rock 등 주요 명소를 돌아보고 퀴랑 Quiraing에서 하이킹도 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일기예보를 보니 아침에 비가 예보되어 있었다. 그래서 9시까지 일어나서 호텔에서 아침을 먹고 출발했다. 가는 길에 확인한 날씨는 더 좋지 않았다. 오후 2시까지 비가 온다는 슬픈 소식. 그래서 즉흥적으로 방향을 돌려 네스호에 들렀다. 하이랜드에는 아름다운 담수호가 많지만 그 중 특별히 유명한 호수가 있다. 괴물 네시가 살고 있다는 네스호 Loch Ness 다. 네시는 중세시대부터 문헌에 등장했다고 한다. 그 후 목..

유럽여행/영국 2023.09.03

스코틀랜드 - Glencoe Lochan Trail, Fort William

아침 일찍 일어나서 호텔 앞 레븐 호수 Loch Leven 산책을 했다. 호수가를 따라서 산책로가 잘 조성되어 있었다. 호텔 근처 작은 항구에는 어부들이 출항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이른 아침부터 호수에서 패들 보드를 타는 가족이 있었다. 가족 모두 웻슈트를 입었다. 한여름이지만 물이 차가워서 맨몸으로 들어가기는 무리인듯했다. 고요한 호수에 보드를 타는 아이들의 웃음소리만 작게 들려왔다. 아침을 먹고 트레킹을 했다. 두 번째 트레킹은 난이도를 조금 높여볼까 고민했다. 하지만 이제 막 트레킹에 재미를 붙인 아이들이 어려운 코스를 걷다가 트레킹을 힘든 것으로 인식하지는 않을까 걱정이 되었다. 그래서 전날처럼 즐겁게 걸을 수 있는 제일 쉬운 난이도의 코스로 선택했다. Glencoe Lochan Trail는 2...

유럽여행/영국 2023.08.31

스코틀랜드 - Glen Etive, Signal Rock and An Torr

하이랜드에 가기 위해 에든버러 공항에서 차를 빌렸다. 소형차를 예약했는데 렌터카 회사 직원이 하이랜드에 가려면 SUV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고 이야기했다. 도로 상태가 좋지 않고, 좁은 길에서 맞은편에서 오는 차와 교차하기 위해 길 밖으로 나가야 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내 뒤에 서 있던 영국 사람도 맞장구를 쳐서 소형 SUV로 업그레이드를 했다. 하이랜드로 들어가는 A82번 국도는 지금껏 운전해 본 가장 멋진 드라이브 코스였다. 도로 좌우로 그림 같은 풍경이 펼쳐진다. 산과 호수, 들판, 꽃...... 말 그대로 대자연이다. 길 중간중간 차를 세우고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뷰포인트들이 있었는데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그래서 내비게이션 예상 도착 시간보다 훨씬 늦게 글렌코 Glen Coe의 호텔에 도..

유럽여행/영국 2023.08.30

스코틀랜드 - 에든버러

저가항공 이지젯에 에든버러행 할인티켓이 나와서 충동구매를 했다. 스코틀랜드의 자연을 느껴보는 것이 여행의 목적이었다. 여행 기간이 짧아서 하루만 에든버러에서 보내고 나흘은 하일랜드에 가기로 했다. 에든버러 공항에 밤에 도착해서 공항 근처 호텔에서 숙박을 했다. 파리는 기온이 30도가 넘었는데 에든버러는 춥고 비까지 내렸다. 이번 여행을 위해 방수 재킷을 하나씩 샀는데 첫날부터 써먹었다. 다음 날 아침 에든버러 구시가지에 갔다. George Street의 Lowdown이라는 카페에 가서 아침을 먹었다. 샌드위치, 수프, 차 모두 맛있었다. 우리 테이블을 담당한 직원은 바이킹 만화에 나오는 주인공처럼 거대한 남자였는데 정말 친절했다. 덕분에 스코틀랜드의 첫인상이 좋았다. 로얄 마일, 빅토리아 테라스, 그라스..

유럽여행/영국 2023.08.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