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여행 60

이탈리아 - 로마. 로마포럼, 코롤세움

로마 여행에서 가장 기대한 곳은 로마 포럼이었다. 여행 첫날 캄피돌리오 언덕에서 로마 포럼을 내려다봤다. 잔해 사이를 걸으며 보는 것과 위에서 내려다보는 것은 완전히 달랐다. 남아있는 건물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세워졌을 당시의 모습을 떠올려보기에는 충분했다. 로마인들이 시장에서 물건을 사고, 포럼에서 이야기를 하고, 교회에 가고, 신전에서 제의를 올리는 모습을 상상해 본다. ​ 신전 한켠에 갈매기 새끼들이 있었다. 지나가는 관광객 모두 걸음을 멈추고 사진을 찍었다. 우리 아이들도 고대 로마의 흔적보다는 갈매기 새끼가 훨씬 재미있다. 한참을 구경하고는 둥지가 있던 신전의 이름을 '갈매기 신전'이라고 지어주었다. 바위틈에서 도마뱀도 몇 마리 발견했는데 이 바위는 도마뱀 콜로세움이 되었다. ​ ​ ​ ​ ​ ..

이탈리아 - 로마. 판테온, 나보나 광장, 베드로성당

로마 여행 둘째 날은 노동절이었다. 콜로세움, 로마 포럼, 바티칸 미술관 등 대부분의 관광명소는 문을 닫았다. 아침을 먹고 호텔에서 뒹굴다가 이 날 유일하게 문을 연 판테온에 갔다. 로마의 다른 관광객들도 갈 곳이 없어서인지 판테온에 모여서 사람이 정말 많았다. 게다가 마침 미사 시간이라 입장이 불가능했다. 나중에 다시 오기로 하고 근처 나보나 광장에 갔다. 나보나 광장에도 사람은 많았지만 워낙 넓은 광장이라 그렇게 붐비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광장을 둘러싼 바로크 양식의 건물, 분수대, 오벨리스크, 카페와 거리의 예술가들. 앉아서 구경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광장이었다. ​ 광장에 있는 Saint'Agnese 성당에도 들어가 봤다. 4인조 아카펠라가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성당 안은 시끌벅적한 성당 밖..

이탈리아 - 로마. 트레비, 카피톨리니, 바티칸미술관

이탈리아 여행 일정 금요일 파리 - 로마 토요일 로마 일요일 로마 월요일 로마 - 나폴리 - 소렌토 (기차) 화요일 소렌토 수요일 폼페이 당일치기 (기차) 목요일 아말피-포지타노 당일치기 (페리) 금요일 소렌토 - 나폴리 (기차) 토요일 나폴리 일요일 아침 나폴리 - 파리 저녁 늦게 로마 공항에 도착해서 레오나르도 익스프레스를 타고 시내에 들어갔다. 테르미니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숙소 인근역에서 내리니 10시였다. 여행 첫날인데 그냥 호텔에 들어가기는 아쉬워 근처 젤라토 가게에 갔다. 내 평생 제일 맛있는 아이스크림이었다. (다음날, 그다음 날 계속해서 제일 맛있는 젤라토 기록은 깨졌다) 다음날 아침 일찍 일어나서 혼자 근처 트레비 분수와 스페인 계단에 다녀왔다. 부스럭대다가 아이들을 깨우면 안 되니 운동..

네덜란드 - 로테르담

로테르담여행 첫 날. 큐브하우스에 갔다. 큐브를 기울여서 세워놓은 모양의 집들이 줄지어 서있는 건축물이다. 40여채의 집 중 한 곳이 모델하우스로 공개되어 들어가볼 수 있었다. 내부는 공간 활용에 있어 매우 비효율적이었다. 창문을 내기도 어렵고, 통로를 내기도 어렵고, 층고도 균일하지 않아 여기저기 머리를 부딪치기 쉬웠다. '이렇게 생긴 집에서도 사람이 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실험적인 목적으로 지은 것이 분명했다. 그리고 실험적인 사람들이 실제로 다른 집들에 살고 있었다. 큐브하우스 바로 옆에는 마르크트홀 (마켓 홀)이 있었다. U자를 거꾸로 뒤집은 모양의 건물 안에 시장이 있었다. 시장에서 보이는 건물 내벽에 재미있는 그림이 그려져 있어 아이들이 좋아했다. 오후에는 중국에 살때 사귄 한국인 가..

네덜란드 - 암스테르담

운하, 자전거, 꽃시장, 반고흐미술관, 암스테르담은 볼거리가 많은 도시였지만 그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은 안네의 집이었다. 안네 프랑크의 가족은 독일에서 나치의 박해를 피해 암스테르담으로 이주하였다. 그리고 홀로코스트가 시작되자 2년 동안 다른 유대인 4명과 함께 이 집에서 숨어서 살게 된다. 집은 당시 모습 그대로 보존되어 당시 가족들이 사용하던 가구나 살림살이들이 전시되어 있다. 이들이 숨어서 살 수 있도록 도와준 사람들의 이야기와 암스테르담에 살던 유대인들의 상황도 알려준다. 아이들도 오디오 가이드를 집중해서 열심히 들을 만큼 전시가 잘 기획되어 있었다. 집 곳곳에서 빛이 새어나가지 않도록 창문을 검게 칠해 항상 어두운 집에서 발소리도 제대로 내지 못하고 살았을 안네의 생활이 그려진다. 벽에는..

룩셈부르크 여행 - Vianden 성

“룩셈부르크에 가서 성이 보이는 강에서 카누 탈 거야” ​ 지수가 룩셈부르크에 가겠다고 선언하면서 한 이야기다. 성이 보이는 강을 어떻게 찾아야 할지 걱정을 했으나 룩셈부르크는 작은 나라라 어렵지 않았다. 구글에 룩셈부르크 성을 검색하니 언덕 위에 세워진 성과 그 아래 흐르는 강 사진이 나왔다. ​ "어!! 여기 맞아!!" ​ Vianden 성은 룩셈부르크시에서 50km 정도 떨어져 있었다. 기차를 탄 뒤 다시 버스로 갈아타야 갈 수 있는 데다가 비까지 와서 갈까 말까 계속 망설였다. 하지만 결국 가기로 했다. 겨울이니 카누를 타는 것은 다음으로 미루자고 할 수 있었지만, 성에 가는 것을 다음으로 미룰 이유는 없었다. ​ 룩셈부르크 여행 3일 차, 호텔 체크아웃을 하고 룩셈부르크 역에 가서 짐을 맡겼다...

룩셈부르크 여행 - 독일 트리어 Trier 당일치기

룩셈부르크 여행 2일 차. 기차를 타고 이웃나라 독일의 트리어 Trier에 다녀왔다. 트리어는 켈트족이 세운 도시였으나 기원전 1세기 로마에 점령을 당했다. 로마는 도시의 이름을 Augusta Treverorum로 바꾸었고 이후 도시가 크게 확장되어 로마의 가장 큰 도시 중 하나가 되었다. 덕분에 지금도 많은 로마 유적이 남아있다. ​ 룩셈부르크역에서 출발한 기차는 모젤강을 따라 40분 정도 달려 트리어역에 도착했다. 트리어에서 제일 먼저 찾은 곳은 도시의 북쪽에 세워진 검은 문 Porta Nigra. 로마인들이 서기 170년에 지었다. 1800년의 세월에도 불구하고 거대한 성문은 원래의 모습대로 잘 보존이 되어 있었다. 입장료를 내면 성문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 ​ 성문 외벽에는 홀로코스트 희생자로 ..

룩셈부르크 여행 - 룩셈부르크시

아이들 학교에서 전 세계의 다양한 문화를 소개하는 주간인 인터내셔널 위크의 어느 날. 저녁을 먹다가 지수가 말했다. “나 룩셈부르크 가고 싶어” 룩셈부르크에서 온 친구 엄마가 나라 소개를 해주었는데 기억에 많이 남았나 보다. 아이가 아이디어를 이야기하면 가족이 다 같이 진지하게 고민하고 동참해준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다. 그래서 우리는 룩셈부르크로 떠났다. 여행 첫날. 보크 포대 Bock Casemates를 찾았다. 포대 위의 전망대에서 룩셈부르크시의 윗마을 Ville Haute 과 아랫마을 Grund를 모두 볼 수 있었다. 보크 포대는 1644년 절벽에 터널을 뚫어서 건설한 포대이다. 터널의 일부를 박물관으로 개방하여 관람이 가능한데, 우리가 갔을 때는 문을 열지 않아 볼 수 없었다. 포대 바로 옆에는..

스페인 안달루시아 - 네르하 Nerja

그라나다에서 1시간 조금 넘게 달려서 안달루시아 여행의 마지막 목적지 네르하에 도착했다. 아이들이 바다에서 원 없이 놀게 해 주고 집에 갈 계획이었다. 네르하에서 가장 유명한 곳은 유럽의 발코니다. 야자수가 심어진 광장 끝에 탁 트인 전망대가 있다. 지중해에 왔으니 뜨거운 태양, 쨍한, 햇살, 파란 하늘을 기대했는데 날씨가 따라주지 않았다. 짙은 구름, 매서운 바람, 높은 파도, 겨울의 속초 바다 느낌이었다. 그래도 전망은 정말 좋았다. 말라가 해변과는 또 다른 느낌이다. 일출과 일몰 때 정말 멋질 것 같은데 아쉽게도 우리가 머무는 사흘 동안 한 번도 아침 저녁에 해를 볼 수 없었다. 바람이 거세고 파도도 높지만 그래도 모래놀이는 계속되어야 하니 해변에 갔다. 유럽의 발코니 바로 옆에도 해변이 있지만 너..

스페인 안달루시아 - 그라나다

해 질 녘 붉은색으로 물드는 알함브라를 보기 위해서 저녁때 맞춰서 그라나다에 도착했다. 하지만 비가 오고 흐린 날씨 때문에 석양은 볼 수 없었다. 아쉽지만 말라가에 있는 3일 내내 날씨가 좋았으니 그걸로 됐다. 그라나다 대성당 앞 공영주차장에 주차를 했다. 알함브라 궁전 맞은편 언덕 알바이신 지역에 호텔을 예약했다. 알함브라 궁전이 보이는 멋진 전망의 호텔이지만 차로 접근할 수 없어 걸어가야 했다. 돌이 깔린 미로 같은 골목길은 구경하기에는 재미있지만 여행가방을 끌고 올라가기에는 무리다. 그래서 하루치 짐만 배낭에 따로 넣어서 호텔에 갔다. 비 때문에 바닥이 미끄러워서 호텔까지 올라가는데 고생을 좀 했다. 호텔의 공용 테라스에서 보는 알함브라 궁전은 정말 아름다웠다. 비를 맞고 배낭을 메고 걸어온 수고가..